코스피와 반대로 가는 금융주…악재도 산적

이원호 기자 2026. 8. 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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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 오를 때 KB금융 -3.85%
금리 인상 가능성↓ 조달 비용↑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반등하는 동안 주요 은행주는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공=뉴스1

코스피가 하루 만에 6% 가까이 뛰었지만 은행주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지난달 증시 조정기에 '방어주'로 몸값을 올렸던 은행주들이 지수 반등 국면에서는 소외됐다.

2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3.85% 내린 1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는 3.71% 하락한 10만1100원, 하나금융지주는 3.22% 내린 12만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5.82% 떨어진 3만1550원으로 낙폭이 가장 컸다.

이날 코스피는 5.89% 오른 6852.58을 기록한 반면 KRX 은행지수는 3.68% 내린 1566.28에 머물렀다. 은행지수는 이달 7일 1702.86으로 고점을 찍은 뒤 8거래일 동안 8%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9.5% 올랐다.

6월 말~7월 초와는 정반대 흐름이다. 코스피가 고점을 찍은 지난 6월 22일부터 이달 7일까지 KRX 은행지수는 12.2%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3.8% 급락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수가 무너지는 사이 실적과 배당이 안정적인 은행으로 자금이 몰린 결과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주는 탄탄한 실적과 그에 기반한 주주환원이 강하다 보니 시장이 강할 때는 소외되는 감이 있고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방어주 성격"이라고 진단했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은행주 하향세의 배경 중 하나다. 중동 분쟁으로 기름값이 뛰자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7월 소비자·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금리 인상 필요성이 감소했다.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이익이 늘어 금융지주 실적이 개선된다는 전제가 흔들린 것이다.

은행 업무의 원가에 해당하는 조달비용은 상승세다. 지난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 10년물은 4.31%로 각각 0.05%포인트(p), 0.1%p 올라 은행채 발행 금리를 끌어올렸다. 주요 은행 예금 금리는 연 3%대 후반까지 뛰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5~6월 머니무브에 대응하기 위한 조달 확대 현상이 7월에도 이어졌고, 조달 확대를 위해 수신금리 경쟁이 있었다"고 짚었다.

당국의 과징금도 부담이다. 이미 확정된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과징금 2720억원과 금융위원회 의결을 기다리는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 6000억원을 합치면 KB·신한·하나 등 세 금융지주가 총 8700억원을 부담한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의 중인 국고채 전문딜러(PD) 입찰 담합의 경우 과징금 추정치가 많게는 15조2000억원에 달한다.

은행주 반등의 모멘텀으로 주주환원이 거론되지만 실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은 6조원으로 1년 전보다 11.4% 늘었다. 증권 자회사가 끌어올린 숫자인데 3분기 들어 거래대금이 줄면서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징금은 단기 실적은 물론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원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