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배달하며 안부까지”…경주시, 집배원과 읍면 돌봄 사각지대 메운다

황기환 기자 2026. 8. 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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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우체국·우체국공익재단과 협약…4개 지역 식사지원 확대
AI 건강관리도 연계…공공 배달망 활용한 통합돌봄 모델 구축
▲ 경주시가 20일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경주우체국, 우체국공익재단과 체결한 통합돌봄사업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주낙영 시장(가운데)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시

매일 마을 곳곳을 도는 집배원의 발걸음이 이제 통합돌봄 대상자의 밥상과 안부까지 챙긴다.

경주시가 경주우체국, 우체국공익재단과 손잡고 식사지원과 인공지능(AI) 건강돌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다.

복지 인력만으로는 닿기 어려웠던 읍면 지역까지 우체국의 촘촘한 배달망을 빌려 서비스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간 자원 공유형 돌봄모델의 시험대로 평가된다.

경주시는 20일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경주우체국, 우체국공익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식사지원서비스는 식사 준비가 어려운 통합돌봄 대상자에게 주 2회 국과 반찬 3종을 배달하는 사업으로, 기존 서비스가 닿지 않았던 건천읍·서면·산내면·양남면 등 4개 지역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월 80개 규모로 시작된다.

집배원이 식사를 전달하면서 대상자의 안부를 함께 확인하는 방식이다.

오는 24일부터는 통합돌봄 대상자 25명가량을 대상으로 AI건강돌봄 앱 '와플랫' 설치와 이용을 돕고, 생활환경 조사와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AI건강돌봄서비스도 운영에 들어간다.

읍면 지역 돌봄 서비스의 고질적 과제는 인력 부족과 접근성이었다. 사회복지 인력이 매일 방문하기 어려운 외곽 마을까지 매일 순회하는 조직은 사실상 우체국 집배 체계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번 협약은 기존 행정망을 재활용해 예산 부담을 줄이면서 서비스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대상 지역 한 주민은 "혼자 끼니를 챙기기 힘든 어르신들이 많은 동네인데, 매일 오는 집배원 아저씨가 반찬까지 가져다주고 얼굴도 봐주면 훨씬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 사회복지 전문가는 "집배원은 복지 전문인력이 아니므로 단순 안부 확인을 넘어선 위기 징후 포착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이상 징후 발견 시 신속하게 전문기관으로 연계하는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협약은 식사와 건강관리 등 일상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돌봄 체계를 지역 자원과 결합해 강화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이다.

특히 그동안 서비스 사각지대로 꼽혔던 읍면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역 곳곳을 누비는 우체국 인력을 통합돌봄과 연계해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