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돈줄 ‘전면 봉쇄’ 선언…“돕는 국가도 막대한 대가”

서지연 2026. 8. 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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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고립 작전을 선언했다. 이란과 직접 거래하는 기업뿐 아니라 자금줄을 제공하는 제3국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까지 경제적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하면서 사실상 전 세계에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대로 이란에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하는 제3국까지 제재한다면 중국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 등이 미국의 2차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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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경제전쟁”…석유밀수·통화스와프·현금이전 차단
이란산 원유 최대 고객 中 겨냥하나…2차 제재 가능성 주목
UAE는 이란과 무역·금융거래 전면 중단…튀르키예도 영향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기술 분야 리더들과 회의 중 발언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고립 작전을 선언했다. 이란과 직접 거래하는 기업뿐 아니라 자금줄을 제공하는 제3국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까지 경제적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하면서 사실상 전 세계에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미국의 제재에도 이란산 원유를 대규모로 수입해온 중국이 실제 제재 대상에 포함될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보다 이란에 합의할 기회를 더 많이 준 사람은 없다. 비극적이게도 그들은 그 기회를 놓쳤다”며 “그 어느 나라를 상대로도 취해진 적 없는 가장 치명적인 경제 작전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를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전쟁이자 고립 조치”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뿐 아니라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돕는 제3국까지 겨냥했다. 그는 “자국의 금융기관, 기업, 공항 또는 정부기관이 이란에 어떠한 형태의 생명줄이라도 제공하도록 허용하는 모든 국가는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석유 밀수와 통화 스와프, 현금 이전, 선박 등록, 위장기업 설립 등 이란이 기존 미국 제재를 피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활용해온 거래 방식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행위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도 할인된 가격에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며 이란의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대로 이란에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하는 제3국까지 제재한다면 중국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 등이 미국의 2차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중국에 실제로 강력한 제재를 가할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을 직접 겨냥할 경우 미중 통상 갈등이 다시 격화하면서 미국 경제에도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경제를 실질적으로 고립시키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이를 강제하는 과정에서 미국 역시 상당한 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을 이란에 대한 ‘경제적 D-데이’로 선언하며 동맹국들의 동참도 요구했다.

그는 “모든 동맹국이 미국과 함께 이란을 고립시키고 격퇴하기를 촉구한다”며 “이런 역사적인 조치들은 그들과 그들이 전 세계에 테러를 확산할 능력을 무력화할 것이다. 이란은 절대로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에 가장 먼저 호응한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다.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은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이란과의 모든 무역과 상업적 교역, 금융거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UAE, 특히 두바이는 이란의 대표적인 대외 무역·금융 통로로 꼽혀왔다. 현지에는 수만명의 이란 국적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란과 연계된 자금도 상당 규모 투자돼 있다.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각종 금융·무역 네트워크도 형성돼 있어 UAE의 차단 조치가 실제로 집행될 경우 이란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란의 또 다른 제재 우회 통로로 지목돼온 튀르키예도 미국의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압박에서 다시 경제 제재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은 이란과의 협상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무력화된 뒤 중재국 등을 통해 물밑 협상을 시도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란과 진행 중인 협의나 대화는 없고 예정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협상을 통한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하자 이란의 원유 수출과 금융거래, 제재 우회망을 동시에 틀어막아 핵 프로그램 등에 대한 양보를 끌어내는 ‘최대 압박’ 전략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 제재가 이란의 태도를 바꿀 수 있을지를 두고는 회의론도 나온다. 이란이 오랜 기간 미국의 제재에 적응하면서 제재를 우회하는 무역·금융 구조를 구축해왔기 때문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수전 말로니는 뉴욕타임스(NYT)에 “경제 압박에 성공하려면 우리의 회복력이 이란 정권보다 커야 하는데 그것이 좋은 승부수인지 불확실하다”며 “이란 경제는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맞춰 체질이 개편돼 왔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문제대학원의 발리 나스르 교수도 “이란은 지금 손실을 감수하고 세계 경제와 트럼프를 바짝 죄어야 더 나은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쪽에 기대를 걸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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