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이 사라졌다”… 위고비·마운자로 열풍에 식품업계 ‘비상’

김세은 2026. 8. 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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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확산으로 식품업계의 제품 개발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 식품업체 코나그라가 GLP-1 사용자들의 음식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해 소비 데이터·소셜미디어·배달 주문 등을 분석한 결과, GLP-1 사용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건강식보다는 익숙한 음식을 적은 양으로 먹되 단백질 함량이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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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확산으로 식품업계의 제품 개발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약물이 식욕 자체를 억제하기 시작하면서 자극적인 맛을 통해 최대한 많은 식품을 판매하는 데 집중해왔던 업계의 기존 성장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GLP-1 관련 지출은 2018년 137억달러(약 20조원)에서 2023년 717억달러(약 100조원) 규모로 늘었다. 모건스탠리는 2035년까지 미국 인구의 약 15%인 최대 5500만명이 GLP-1 약물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wC 조사에 따르면 이미 미국 가구 5곳 중 1곳에 GLP-1 사용자가 있다.

GLP-1 사용자가 늘면서 식품 소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KPMG는 GLP-1 사용자의 칼로리 섭취량이 평소보다 약 20%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JP모건은 이 영향으로 2030년까지 식음료업계의 연간 매출이 300억~550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식품업체 코나그라가 GLP-1 사용자들의 음식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해 소비 데이터·소셜미디어·배달 주문 등을 분석한 결과, GLP-1 사용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건강식보다는 익숙한 음식을 적은 양으로 먹되 단백질 함량이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치료제 사용으로 급격하게 섭취 열량이 줄어들 경우 근손실을 막기 위해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나그라는 이러한 기호에 맞춰 닭가슴살을 활용한 냉동식품과 함께 고단백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식품에서 활용해 온 지방과 소금, 설탕, 강한 향신료보다는 미트로프나 로스트 치킨처럼 소비자에게 익숙한 맛을 활용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냉동식품 브랜드 ‘헬시 초이스’ 일부 제품에 ‘GLP-1 친화적(GLP-1 Friendly)’ 표기를 도입하는 등 변화한 소비자 수요를 제품에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제너럴밀스는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도입했다. 소비자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데이터, 판매 실적을 토대로 GLP-1 복용자를 대표하는 AI 디지털 페르소나 리사를 구축해 신제품 반응을 사전에 검증하고 있다. 리사는 하루 동안 여러 차례 소량의 식사를 하고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중시하는 30~40대 직장인 여성을 가정해 설계됐다. 제너럴밀스는 실제 소비자 조사와 리사의 반응이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GLP-1 사용자를 겨냥한 고단백 제품을 시험 판매할 계획이다.

향후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출시되고 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GLP-1의 접근성이 높아질 경우 식품업계의 변화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GLP-1이 과거 저탄수화물이나 키토 등 일시적인 식단 유행과 달리 장기적인 소비 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밥 놀런 코나그라 수석부사장은 “향후 5년 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비만치료제 브랜드가 등장할 수 있다”며 “GLP-1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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