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이장’ 막아온 ‘세대주만 투표’ 관행…인권위 “간접 차별”[플랫]

플랫팀 기자 2026. 8. 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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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에서 여성 이장 선출이 제한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가인권위원회가 표명했다.

인권위는 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성평등가족부 장관과 읍·면을 둔 전국 기초지자체장에게 농어촌 의사결정 구조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 법규 검토·정비 및 ‘마을회 정관 표준안’ 개발·보급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상북도 의성군 마늘밭에서 농민들이 밭일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인권위는 세대주나 세대 대표에게만 이장 투표권과 총회 참석권을 주는 관행이 남성 중심 문화와 결합해 여성의 참여를 가로막는 간접차별을 낳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자체 조례나 마을 정관이 형식상으로는 성중립적 기준을 표방하더라도, 전통적으로 남성이 세대주를 맡아온 현실 탓에 여성의 참정권과 마을 자치 의사결정 참여가 실질적으로 제한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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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각 기초지자체장에게 이장 선출 및 임명에서 특정 성별에 불리하지 않도록 관련 조례와 규칙을 검토하고, 마을 개발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구성이 특정 성별에 편중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라고 요구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지자체 이장 선출 조례·규칙과 성별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라고 했다. 행안부·농식품부·성평등부 장관에게는 농어촌 지역 의사결정 구조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마을회 정관 표준안’을 개발·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의견 표명은 전국 단위의 직권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직권조사는 2014년부터 10년간 107개 기초자치단체, 1093개 읍·면, 2만8517개 행정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기간 이뤄진 총 10만7945회의 이장 선출·임명 중 여성 비율은 8.43%(9104회)에 불과했다. 광역지자체별 여성 이장 비율은 경상남도가 11.58%로 가장 높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2.54%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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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귄위는 다만 “성별 불균형을 기초자치단체의 규칙이나 마을회 정관의 직접적인 결과로만 단정하기보다는 오랜 사회문화적 관행, 가사·돌봄 부담의 성별 불균형, 남성 중심의 비공식 네트워크, 여성의 리더십 형성 경로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기초 행정단위의 성별 불균형 해소는 특정 성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의제를 다양화하고 민주적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일”이라며 “공공부문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성별 대표성이 보장되도록 점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박민규 기자 mingyu01@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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