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용산공원 공론화하자” 오세훈 “역사의 죄인 될 것”

이정구 기자 2026. 8. 2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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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의 ‘평행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만나 용산공원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본체 부지의 주거용 전환에 “어떤 경우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고, 김 장관은 공원 보전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과 양립할 방안을 찾자며 공론화를 제안했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약 1시간 동안 만났다. 정부의 8·13 주택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첫 공식 회동이다. 당시 정부는 용산어린이정원 등 용산공원 일대를 신규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했지만 서울시와 용산구가 강하게 반발하자 추가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김윤덕 국토부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회동,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를 협의한 뒤 회동장을 나서고 있다./박성원 기자

오 시장은 회동 직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평행선”이라며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대한 아파트 용도 전용은 어떤 경우에도 서울시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용산공원은 서울 시민의 삶의 질과 여가를 위한 공간이자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의 핵심”이라며 “제한된 면적이라도 주거용으로 삼는 데 동의한다면 서울시장으로서 역사의 죄인으로 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공원 본체가 아닌 인근 부지 활용에는 여지를 뒀다. 오 시장은 “경리단 부지나 주차장 부지 등 허용 가능한 부분은 교통 대책과 상하수도를 비롯한 도시 기반 시설 지원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서울 주택 공급 방안 논의 면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뉴스1

김 장관은 회동 뒤 “입장 차이도 확인했고 오해가 있는 부분도 확인했다”며 “다음 주에 또 만나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부지로 전환하려 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훼손된 지역을 정화해 제한적으로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라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특히 공론화를 강조했다. 그는 “용산공원을 잘 지키는 것과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며 “양립 가능한 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어 “토론회가 될 수도 있고 공론화위원회가 될 수도 있다”며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주택 공급 관련 회동을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양측은 용산공원뿐 아니라 다른 공급 현안에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추가적인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김 장관은 “그린벨트를 무작정 해제하자는 게 아니라 훼손 지역이나 비닐하우스 등이 들어선 곳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해보자는 것”이라며 입장 차를 보였다. 김 장관은 오 시장이 요구해온 민간 재건축·재개발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물량도 쟁점이다. 정부는 1만 가구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최대 8000가구 수준을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은 “권영세 의원과 용산구청장이 직접 만나 절충안을 마련하면 서울시가 그에 걸맞은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다음 주 다시 만나기로 했다. 다만 용산공원 본체의 주거 전환에 대한 서울시의 강한 반대와 정부의 공급 확대 방침이 맞서고 있어, 당장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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