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 넘어 정책 설계·실행까지…충남노사민정 역할 전환 촉구

이재범 기자 2026. 8. 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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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을 앞두고 충남노사민정이 단순 협의기구를 넘어 지역의 고용·노동정책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는 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 과정에서 고용 중심 접근과 노동·노사민정 측의 요구가 충돌하면서 법안이 다소 절충적인 형태로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향후 '충남 사회적 대화 2.0' 차원에서 노사민정의 역할과 지역고용 거버넌스 체계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충남에서 AI 도입이 확대될 경우 노사민정이 사전에 합의해야 할 최소한의 노동·고용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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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 하반기 합동워크숍서 노동 활성화 종합토론
‘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 앞두고 새 거버넌스 제안
교육-산업 선순환 구조 구축·'리빙랩' 접목 등 논의
충청남도 노사민정협의회는 19일~21일까지 제주 일원에서 '2026 하반기 합동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지역 노동 활성화를 위한 종합 토론이 열렸다. (왼쪽부터) 장홍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 임응순 충남테크노파크 산업인력개발센터장, 안상기 한국노총 충남세종지역본부 사무처장, 이형구 충청남도 중소기업연합회 사무국장. 사진=이재범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을 앞두고 충남노사민정이 단순 협의기구를 넘어 지역의 고용·노동정책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충청남도 노사민정협의회는 19일~21일까지 제주 일원에서 '2026 하반기 합동워크숍'을 진행한다. 워크숍에는 도내 노동계와 경제계, 관련 단체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지역 노동 활성화를 위한 종합 토론이 열렸다.

토론회는 김주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안상기 한국노총 충남세종지역본부 사무처장, 이형구 충청남도 중소기업연합회 사무국장, 임응순 충남테크노파크 산업인력개발센터장, 장홍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주일 교수, "충남이 '사회적 대화 2.0' 만들어야"

김 교수는 먼저 AI 시대와 지역 고용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차원의 사회적 대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 과정에서 고용 중심 접근과 노동·노사민정 측의 요구가 충돌하면서 법안이 다소 절충적인 형태로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앙정부 관계자와의 논의 과정에서 법 자체를 당장 바꾸기보다는 지역에서 먼저 선도적인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향후 법 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남이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고용·노동정책의 선도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향후 '충남 사회적 대화 2.0' 차원에서 노사민정의 역할과 지역고용 거버넌스 체계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상기 사무처장, "AI 시대 고용변화 대응, 노사민정이 책임지는 구조 필요"

안 처장은 AI와 고용안정·지역주도 일자리·노사민정 권한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AI 확산 과정에서 기업 혁신과 노동자의 일자리·권리 보호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충남에서 AI 도입이 확대될 경우 노사민정이 사전에 합의해야 할 최소한의 노동·고용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 혁신을 막지 않으면서도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좋은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현재 지역 일자리정책이 사실상 중앙정부 사업을 지역이 집행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남이 스스로 지역 일자리 문제를 진단하고 정책을 설계한 뒤 그 결과까지 책임지는 실질적인 지역주도형 구조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노사민정협의회에서 합의한 내용이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거버넌스 개편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단순히 의제를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제 선정부터 논의, 합의, 실행, 성과평가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구 사무국장, "중소기업과 외국인 노동자를 노사민정의 핵심 당사자로 포함"

이 사무국장은 중소기업의 현실을 지역 노사민정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국내 전체 기업의 99.9%, 종사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목소리가 노사민정협의회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중견기업과 달리 노무, 산업안전, 정책 대응 전문 인력이 부족해 근로시간, 외국인력, 일·생활 균형 등 각종 노동정책에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국장은 노사민정이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지원하는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충남형 공동근로복지기금을 대표적인 지역 상생모델로 제시했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충분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2021년 이후 운영 과정에서 일부 기금이 고갈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 대기업과 공기업 등이 추가 출연하는 상생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국장은 외국인 노동자 문제도 강조했다. 충남 제조업과 농업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사실상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고 진단하면서 외국인을 단순한 인력부족 해소 수단이 아니라 지역 산업의 동료이자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가 인력 공급을 담당하더라도 산업안전, 주거, 교육, 지역사회 갈등 예방은 지역 노사민정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남도 노사민정협의회는 19일~21일까지 제주 일원에서 '2026 하반기 합동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지역 노동 활성화를 위한 종합 토론이 열렸다. 사진=이재범 기자.

△임응순 센터장, "교육·산업·고용을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묶어야"

임 센터장은 구인·구직 미스매칭 해결과 지역정책의 실질적 자율성 확보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노동시장 문제의 중요한 원인을 구직자와 기업 사이의 미스매칭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를 시장에만 맡기기 어렵기 때문에 노·사·민·정이 함께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책적 해결책을 마련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봤다.

임 센터장은 과거 청년일자리 지원사업 등을 예로 들며 정부가 인건비 등을 지원할 경우 기업에는 도움이 되지만 도덕적 해이 등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노사민정 차원의 정책 설계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정부가 강조하는 '지역주도형 정책'이 실제로는 지역주도형이 아니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당진과 서산 등의 고용, 산업위기 대응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실정에 맞춰 사업을 설계하더라도 중앙정부 심사 과정에서는 다시 중앙의 성과와 실적 기준에 맞춰야 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따라서 지역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권한과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센터장은 AI와 노동 문제와 관련해서도 관련 정부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동계의 반발이 발생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사업을 결정한 뒤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에 노사민정 거버넌스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충남형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등을 거론하며 지역 학생이 지역 대학에 진학하고 지역 기업에 취업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려는 정책과 달리, 초·중·고 교육현장에서는 오히려 지역을 떠나는 것이 유리하다는 메시지가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센터장은 교육과 산업, 고용정책을 하나의 지역 선순환 구조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장홍근 연구위원, "노동계의 정책역량 강화, 이제는 논의 넘어 성공모델 만들어야"

장 연구위원은 사회적 대화 자체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에 초점을 뒀다.

그는 "우리나라 지역고용·일자리 논의가 약 20년 지역 노사민정 거버넌스 역시 상당한 역사를 축적하면서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거 중앙단위 사회적 대화의 실패 경험을 소개하며 합의 자체보다 합의를 지키는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연구위원은 2015년 노동시장 구조개선 노사정 합의가 이듬해 파기된 사례 등을 들면서 "노·사·정이 같은 합의를 하더라도 실제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질 수 있고 특히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방정부의 경우 중앙정부보다 현장에 밀착돼 있어 사회적 대화의 본래 취지를 구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봤다.

그는 노동계의 정책역량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부가 보유한 방대한 정책정보와 전문성에 비해 노동계의 정책 대응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정보·역량의 비대칭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노동계의 정책역량을 강화하는 데 재정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결국 전체 노사민정 거버넌스의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위한 실천 방안도 냈다. 장 연구위원은 "수많은 연구와 토론을 반복하기보다는 이제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지역고용·사회적 대화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존 참여자뿐 아니라 새로운 전문가와 자원을 참여시키고 사회문제를 현장에서 실험적으로 해결하는 '리빙랩' 방식을 지역 고용·노동 문제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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