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넘겨받은 김정은, 트럼프 만날까?…결국 ‘핵’이 관건

윤호 2026. 8. 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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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북미정상회담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응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부장이 일견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 가능한 입장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북미정상회담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다만 김 부장은 북미 정상 간 소통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국가수반이 트럼프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데 대해서는 이미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며 미묘한 여운을 남기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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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트럼프, 한미훈련 축소 대화여건 조성 노력 경의”
“北 ‘만날 수도 있는데 조건 말해달라’는 것”
“북미관계, 상호탐색하는 일종의 ‘썸’ 국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9년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호·문혜현·전현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북미정상회담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응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김 위원장과 연내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기적으로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발표’ 뒤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부장은 19일 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주요국제문제들에 대한 입장 발표’를 통해 북미 정상 간 소통과 관련해 “최근 조·미(북한·미국) 양국 지도자 사이에 소통이 있었다는 워싱턴발 소식에 대해 말한다면,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우리 최고지도부의 대외정책과 관련해 내가 알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사안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김 위원장과 만남 발언은 김 부장의 발표 이후 2시간가량 뒤에 나왔다.

김 부장이 일견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 가능한 입장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북미정상회담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김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력 대폭 축소 의지에 대해서도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폄훼했다.

그는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 성격의 군사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는 현실에 보다 주목하고 있으며 이것이 명백한 대조선 적대감의 숨길 수 없는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 측이 이번에 취한 자기들의 조치를 그 무슨 ‘선의의 조치’로 선전해보려고 타산한다면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부장은 북미 정상 간 소통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국가수반이 트럼프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데 대해서는 이미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며 미묘한 여운을 남기기는 했다.

이를 두고 향후 상황 전개에 따른 ‘조건부 대화수락’ 여지를 남긴 것이란 해석도 뒤따른다.

결국 북한 입장에선 북미 정상회담에 응하더라도 미측이 대화 조건으로 내걸 수 있는 ‘비핵화’를 배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김 부장의 발언을 보면 ‘언제든지 만날 수는 있는데, 조건을 말해달라’는 메시지가 읽힌다”며 “‘핵 문제를 언급하지 말고 사실상 핵 보유를 묵인해 달라’는 속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부장은 ‘도착한 메시지는 없으니 보낼 것이면 제대로 보내라’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한국의 ‘적대적 정체성’을 부각하며 한국을 배제한 북미대화 구도로 사전 설정했다”고 진단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북미관계는 상호 탐색과 신호 교환을 거듭하는 일종의 ‘썸’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번 김 부장의 신호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채널을 통해 공식적인 대화를 타진할 가능성은 오히려 커졌다고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북한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앞선 만남 때와 달리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교류와 협력을 대폭 강화해 핵 보유 묵인과 군사밀착을 이끌어내는 등 북미대화에 급할 게 없는 만큼 ‘몸값’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대화에서 비핵화 의제가 빠진다면 북한과 김 위원장 입장에선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굳이 마다할 필요도 없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북한은 북미대화가 열릴 경우 원하는 것들이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보다 중러가 중요한 상황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몸집을 더 키우려는 의도가 읽힌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밤 늦게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미연합연습과 야외기동훈련 축소를 통해서라도 한반도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여건을 조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의지와 노력에 공감하며, 그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님의 메시지는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을 넘어 평화를 만들기 위한 고심이 담긴 큰 결정으로 느껴진다”며 “트럼프 대통령님의 이 결단이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거쳐 한반도의 안정적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이란 비핵화 노력 동참’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대한민국 정부는 여러 계기에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을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이를 위해 대한민국 법령과 기본정책상 감내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여러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미측과 계속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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