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조희대 '서면 제청' 파장…대법관 인선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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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사전 합의 없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을 임명 제청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조 대법원장이 이흥구 대법관 후임을 임명 제청하면서 동시에 노 전 대법관 후임도 한꺼번에 임명 제청한 겁니다.
그동안 대법원은 관례상, 제청 전에 청와대와 후보자를 충분히 합의한 후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면으로 먼저 이야기를 했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노 전 대법관 후임과 관련해 청와대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대면 보고를 생략하고 서면으로만 임명 제청을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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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법조팀 안채원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사전 합의 없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을 임명 제청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법조팀 안채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안 기자, 우선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죠.
노 전 대법관은 지난 3월 퇴임했는데 그럼 5개월 넘게 후임 대법관 임명 제청이 이뤄지지 않았던 겁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총 4명의 후보를 추천했습니다.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와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였는데요.
보통 추천위가 후보를 추리고 나면 2주 내에는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노 전 대법관이 퇴임한 3월 3일까지도 임명 제청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때부터 법조계 안팎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청와대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실제로 1순위로 꼽은 후보자가 서로 달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청와대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여성 법관인 김민기 부장판사의 제청을 원했는데, 조 대법원장은 윤성식 부장판사나 손봉기 부장판사를 원했다는 겁니다.
조 대법원장은 특히 김민기 부장판사의 경우 남편인 오영준 헌법재판관이 이미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을 받았기 때문에, 이해충돌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협의를 위해 또 다른 여성 법관 후보자인 박순영 판사를 제안하기도 한 걸로 전해졌는데요,
청와대는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하는 첫 대법관이라는 상징성이 크다면서 처음 원했던 김민기 부장판사를 제청해야 한다는 뜻이 확고했다고 합니다.
또 박 판사는 중앙선관위원이기 때문에 곧 출범하는 선관위 특검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 전 대법관 퇴임 후에도 5개월 이상 대법관 공백이 이어지게 됐는데요.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조 대법원장이 이흥구 대법관 후임을 임명 제청하면서 동시에 노 전 대법관 후임도 한꺼번에 임명 제청한 겁니다.
문제는 아시다시피 청와대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에도 일방 통보 방식으로 임명 제청을 했다는 건데요.
그동안 대법원은 관례상, 제청 전에 청와대와 후보자를 충분히 합의한 후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면으로 먼저 이야기를 했고요.
이후 서면을 송부하는 방식으로 임명 제청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노 전 대법관 후임과 관련해 청와대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대면 보고를 생략하고 서면으로만 임명 제청을 한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여권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국회 직접 출석을 요구하고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공세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법원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조희대 대법원장은 임명 제청 이후 출근길과 퇴근길에서 기자들의 여러 질문을 받고 있는데,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현재까지 없는데요.
다만 읽혀지는 기류는 절차대로 제청권을 행사했을 뿐, 문제가 될 건 별로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청와대 서면 통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지고 난 뒤에도 대법원은 사실 확인을 꺼려하기 보다는 곧바로 인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어제(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서 위원들의 질문에 적극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노 처장은 제청 직전까지 청와대와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해 어쩔 수 없이 제청을 한 것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면으로 후보자를 제청한 이유 역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즉 요구를 했는데도 만나주질 않아서 만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헌법에 따라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번 제청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어제 질의 과정에서는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된 4명의 후보자에게 노 처장이 직접 연락해 기존 추천 절차를 다시 거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일부 후보자가 반대해 실행하지 못한 사실도 공개가 됐습니다.
[앵커]
아무튼 대법원은 지금 이례적인 대법관 공백 상황에 더해, 이례적인 청와대와의 갈등 상황까지 겹친건데, 법원 내부 반응은 좀 어떤가요?
[기자]
네, 이번에 이른바 '일방 제청' 사태가 발생한 후 현직 판사들과 이야기를 좀 나눠봤는데요.
공개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노 처장이 국회에서 밝힌 입장처럼 헌법에서 대법원의 후보자 제청권을 명시했기 때문에 법적 문제는 없다고 봤는데요.
대법원장이 제청하기 전 대통령과 후보자 관련 합의를 해야만 한다는 법률 규정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의 합의는 관행상 이뤄진 것일 뿐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절차는 아니라는 겁니다.
또 대법원장이 제청한다고 해서 대통령이 반드시 임명해야 하는 건 아닌 만큼,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인사가 제청됐다면 임명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제청 절차 자체가 문제 되진 않지만 7개월 가까이 끌어오다가 결국 '사전 합의' 관행을 이례적으로 깼다는 점에서 파장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의 파장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 대법관 인선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걸로 보입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여권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사태가 빠르게 수습될 걸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일단 청와대는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지만, 합의되지 않은 손봉기 부장판사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제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고요.
임명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온다고 해도 더불어민주당이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면 청문회 절차부터 쉽지 않을 거란 전망입니다.
사실상 대법관 공백이 한동안 지속될 걸로 보이는데, 문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해야 할 사건은 쌓여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범 관계임에도 하급심에서 유무죄 판단이 갈려 논란이 된 김건희 씨의 무상 여론조사 수수 사건이 회부된 상황이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사건도 회부돼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취임 후 계속 신속 재판을 강조해왔는데, 정작 대법원이 가장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는 중요한 때 인선 문제로 선고 지연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대법원 입장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조 대법원장이 다시 청와대와의 협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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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원(cha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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