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쇼2’ 흥행의 중심 김혜준, 갑작스럽게 찾아온 각성의 순간 [SS인터뷰]

함상범 2026. 8. 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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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며 K-콘텐츠의 덩치도 덩달아 커졌다.

앞선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시즌2의 올바른 예시'를 제시한 이 드라마의 성공 중심에는 단연 배우 김혜준이 있다.

그 가운데 김혜준을 진정으로 각성시킨 건 무거운 가짜 총의 무게가 아닌, 현장 스태프들의 노고를 마주한 순간이다. 정지안에게 그랬듯, 김혜준에게도 각성의 순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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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준. 사진 | 매니지먼트mmm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OTT 플랫폼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며 K-콘텐츠의 덩치도 덩달아 커졌다. 수많은 시리즈가 글로벌 히트작 반열에 올랐지만, 짙은 아쉬움도 남겼다. 유독 성공한 시즌2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애초에 시즌제를 염두에 두지 않은 기획이었음에도, 전편의 흥행에 기대어 무리하게 후속편을 밀어붙인 탓이 크다.

디즈니+의 킬러 콘텐츠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이하 ‘킬쇼2’) 역시 공개 전까지만 해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인물도 훌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방대한 세계관과 새로운 인물들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쏟다 보면 극의 전개가 자연스레 늘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킬쇼2’는 달랐다. 추가된 인물을 회상신으로 소개하는 과정에서 핵심 주인공 정지안(김혜준 분)의 성장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김혜준. 사진 | 디즈니+


‘킬쇼2’는 삼촌 정진만(이동욱 분)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했던 정지안이 숱한 각성의 순간을 맞이하며 무기 쇼핑몰 ‘머더헬프’의 대표로 거듭나고, 바빌론 동아시아 지부에 맞서는 과정을 그렸다. 앞선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시즌2의 올바른 예시’를 제시한 이 드라마의 성공 중심에는 단연 배우 김혜준이 있다.

시즌1의 정지안이 영문도 모른 채 킬러들의 위협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수동적인 생존자였다면, 시즌2의 지안은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글로벌 세력 바빌론에 정면으로 맞서는 주도적인 인물이다. 김혜준은 벅찬 부담감과 책임감 속에서 시즌2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혜준은 최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시즌1에서는 생존에 목적을 뒀다면, 이제는 마냥 숨고 도망가는 게 아니라 우리를 위협하는 대상을 없애자며 전면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안이가 삼촌 정진만의 존재를 이해하고 이 세계관을 지켜나가는 과정 자체가 곧 지안이의 성장에 포함됐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캐릭터로서 성장하지 못하면 이 드라마는 재미없는 작품이 된다. 그 변화를 얼마나 와닿게 표현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김혜준. 사진 | 디즈니+


시즌2의 지안은 끊임없이 사람을 잃고 얻기를 반복하며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연극적이지도, 그렇다고 마냥 일상적이지도 않은 장르물 특유의 묵직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감성적인 배우라면 자칫 깊은 우울에 빠질 법도 한 어려운 인물이다. 김혜준은 억지로 감정에 자신을 가두지 않았다. 오히려 컷 소리가 나기 전까지 동료 배우, 스태프들과 웃고 떠들며 건강한 에너지를 축적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어려운 신이나 감정적으로 깊은 장면을 찍을 때, 제가 구석에서 미리 감정을 잡고 있을 거라 생각하시더라고요. 오히려 사람들과 농담하고 행복하게 웃다가 슛에 들어갔어요. 그 대비 덕분에 감정이 더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죠. 저는 거창한 무언가를 하기보다 먼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갉아먹고 예민함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해야 할 연기는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내고, 그걸 보시는 분들이 위로를 얻는 것이 제 목표예요.”

김혜준. 사진 | 디즈니+


이제 겨우 30대 초반이지만 매우 순조롭게 연기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설득하고 있다. 단단한 성장은 피나는 노력으로 완성됐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가짜 총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파지법과 전술을 익혔고, 무에타이와 기초 체력 훈련을 병행하며 킬러 쇼핑몰 대표로서의 본능을 온몸으로 체화했다.

그 가운데 김혜준을 진정으로 각성시킨 건 무거운 가짜 총의 무게가 아닌, 현장 스태프들의 노고를 마주한 순간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스쳐 지나가는 단 1초의 컷은 시청자에게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십, 수백 명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 거대한 장비가 세팅되고, 간판이 바뀌며, 수많은 스태프가 숨죽여 배우의 발걸음을 지켜본다. 정지안에게 그랬듯, 김혜준에게도 각성의 순간이 있었다.

“현장에서 성취를 맛볼 때마다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요. 현장에 있다 보면 모든 스태프의 100명의 노고가 결국 저라는 배우를 통해 화면에 나타나는 거잖아요. 하루는 거리를 걸어가는 짧은 장면을 찍을 때였는데, 잠깐 지나가는 장면인데도 엄청난 장비가 들어오고, 스태프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단 1초를 위해 가게 간판을 다 바꾸더라고요. 대기하면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번쩍 정신이 들었어요. ‘대충 헛살면 안 되겠다. 이렇게 모두가 마음을 쓰는데 가볍게 연기해선 안 되겠다’고요. 책임감이 정말 많이 커졌어요.”

김혜준. 사진 | 매니지먼트mmm


어느덧 20대를 지나 30대에 접어든 김혜준은 과거보다 한층 단단하고 여유로워져 있었다. 스스로 짊어진 왕관의 무게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한 덕분이다.

“20대 땐 겁이 조금 있었다면, 지금은 용기가 많이 생겼어요. 사람들이 제 선택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더라고요. 덕분에 ‘이렇게 용기 내봐도 될지도?’ 하는 일종의 여유가 생겼어요. 강인함도 많이 다져진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의 30대가 제 스스로도 더 기대가 됩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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