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죽음과 딸의 시간을 잇는 시 53편…정끝별이 쓴 상실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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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반려 별자리'는 엄마와의 이별에서 시작한 시 쓰기를 따라 상실과 기억, 사랑의 관계를 엮는다. 정끝별은 '엄마'를 자신의 시작(始作)과 시 쓰기(詩作)가 교차하는 자리로 놓고,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딸의 시간을 시편마다 펼친다.
정끝별은 엄마와의 이별을 자신의 '시작'으로 풀어내며, 한 사람의 기억이 딸의 삶과 언어에 남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는 "엄마는 시간이고 죽음이고, 기억이고 상실이고, 낳음이고 애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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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반려 별자리'
![엄마의 죽음과 딸의 시간을 잇는 시 53편…정끝별이 쓴 상실의 언어 '엄마 집을 다녀오다'부터 '사전장례식'까지, 이별의 5부 정끝별 "엄마는 시간이고 죽음이고, 기억이고 상실이고, 낳음이고 애씀이죠" [신간] '반려 별자리'](https://t1.daumcdn.net/news/202608/20/NEWS1/20260820100302642mqkz.gif)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시집 '반려 별자리'는 엄마와의 이별에서 시작한 시 쓰기를 따라 상실과 기억, 사랑의 관계를 엮는다. 정끝별은 '엄마'를 자신의 시작(始作)과 시 쓰기(詩作)가 교차하는 자리로 놓고,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딸의 시간을 시편마다 펼친다.
문학동네시인선 251번째 권인 이 시집은 모두 53편을 5부에 나눠 담았다. '엄마 집을 다녀오다'로 시작해 '사전장례식'으로 마치는 구성은 부모와의 이별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데까지 시선을 넓힌다.
엄마의 죽음에서 시작된 시 쓰기
시집의 중심에는 엄마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다. 정끝별은 엄마와의 이별을 자신의 '시작'으로 풀어내며, 한 사람의 기억이 딸의 삶과 언어에 남는 과정을 따라간다.
'소설 1'과 '한식의 슬하'에는 떠나는 이와 남은 이의 시간이 놓인다. '한식의 슬하'는 성묘길의 산길과 간편 제수, 마을의 팥시루떡 같은 일상 장면 속에 부모를 잃은 뒤의 감각을 담는다.
저자는 인터뷰에서 시를 모어(母語), 곧 자신을 낳아준 엄마의 언어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엄마는 시간이고 죽음이고, 기억이고 상실이고, 낳음이고 애씀"이라고 말했다.
정끝별이 꼽은 시집의 키워드는 '눅눅한 쿠키'다. 물성과 감정, 타자화된 주체의 서사와 감각을 함께 품은 이미지로, 부드러움 속에서 타인을 읽고 보살피는 자리를 가리킨다.
![엄마의 죽음과 딸의 시간을 잇는 시 53편…정끝별이 쓴 상실의 언어 '엄마 집을 다녀오다'부터 '사전장례식'까지, 이별의 5부 정끝별 "엄마는 시간이고 죽음이고, 기억이고 상실이고, 낳음이고 애씀이죠" [신간] '반려 별자리'](https://t1.daumcdn.net/news/202608/20/NEWS1/20260820100303995imwy.gif)
5부로 이어지는 이별과 관계의 궤적
1부 '안녕한 균형을 잃고 안녕'은 '엄마 집을 다녀오다', '눅눅한 쿠키는 부드럽다', '이별의 기술' 등을 묶는다. 2부 '세상 가장 작은 뼈에게'는 '시가 먼저 가 있었다'와 '캣휠 위의 고양이', 대학 강의의 외피를 빌린 시편을 함께 배치했다.
3부 '상처가 아니라 차라리 계절'에는 '한식의 슬하', '엄마가 그린 만다라', '천사가 엉덩이뼈를 쳤다'가 실렸다. 상실은 특정한 사건에 머물지 않고 계절과 몸, 가족의 기억을 가로지르는 언어로 옮겨간다.
4부 '나만 혼자는 언제 그만?'은 'Are you alone?'을 비롯해 외로움과 관계의 빈자리를 묻는다. '너는 다만 나는 그만', '한 점 지구 엄마', 'I'm dreaming of a White Christmas'도 같은 부에 수록됐다.
마지막 5부 '내 생의 환한 엔딩 크레디트'는 '사랑의 역사', '나의 페이스메이커', '고양이 키스', '사전장례식'으로 이어진다. 함께 달리는 사람과 읽은 사람, 지나간 관계를 차례로 호명하며 생의 끝을 바라보는 시편들이다.
일상 사물로 옮긴 슬픔과 사랑
'눅눅한 쿠키는 부드럽다'는 쿠키의 질감으로 슬픔을 부풀어 오르는 감각으로 바꾼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는 음식과 사물의 언어는 무거운 상실을 추상어로 밀어붙이지 않고 생활의 장면 안에 둔다.
'천사가 엉덩이뼈를 쳤다'는 몸의 고통과 죽음의 언어를 겹친다. '죽을힘'과 '죽을둥살둥' 같은 말의 반복은 어머니를 부르는 목소리와 맞물려 삶과 죽음 사이의 긴장을 만든다.
'나의 페이스메이커'에서는 달리는 '너'를 따라가는 화자가 등장한다. 트랙과 코스, 방과후와 밤의 장면을 거치며 개인의 박동은 타인의 박동에 공명하는 리듬으로 확장된다.
'고양이 키스'는 실낱같은 온기와 달빛, 발갛게 물든 뺨을 잇는다. '캣휠 위의 고양이'는 반복해서 달리는 고양이를 성향 테스트 형식으로 풀어내며 시집의 말놀이와 유머를 드러낸다.
정끝별은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1988년 '문학사상' 신인발굴 시 부문과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됐다. '은는이가',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모래는 뭐래' 등을 펴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엄마의 삶과 자신의 삶이 분리되지 않은 채 이어지는 시간을 묻는다.
△ '반려 별자리'/ 정끝별 지음
![엄마의 죽음과 딸의 시간을 잇는 시 53편…정끝별이 쓴 상실의 언어 '엄마 집을 다녀오다'부터 '사전장례식'까지, 이별의 5부 정끝별 "엄마는 시간이고 죽음이고, 기억이고 상실이고, 낳음이고 애씀이죠" [신간] '반려 별자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0/NEWS1/20260820100305293mkv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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