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싱크홀 전조’ 301곳 그대로…‘즉시 복구’ 대상 ‘긴급등급’ 구멍만 123개 방치 [결산대해부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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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땅 꺼짐 현상)의 전조로 꼽히는 땅속 빈 공간인 '공동(空洞)'이 지난 5년간 1090곳 발견됐지만 이 가운데 301곳은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발견됐지만 아직 메워지지 않은 공동 254개소 가운데 48.4%인 123개소가 이같은 즉시 복구 대상인 '긴급등급'이었다.
국토위는 지난해 결산 예비심사보고에서 "국토교통부는 방치되고 있는 공동에 대한 조속한 복구 방안을 마련하고, 추후 발견되는 공동에 대해서도 '지하안전점검 표준 매뉴얼'의 공동등급별 복구기간 내에 복구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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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과 도로 사이 불과 30㎝인 경우도…지난해에도 “조속 복구 필요” 지적
복구비까지 지원하자 복구율 96.1%…“찾아놓고 안 메우면 실효성 없어”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싱크홀(땅 꺼짐 현상)의 전조로 꼽히는 땅속 빈 공간인 '공동(空洞)'이 지난 5년간 1090곳 발견됐지만 이 가운데 301곳은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3년 이후 발견되고도 아직 메워지지 않은 254곳 가운데 절반가량은 국토부 매뉴얼상 발견 즉시 복구해야 하는 '긴급등급'이었다. 국회가 지난해 결산 심사에서도 방치된 공동을 조속히 복구하라고 국토교통부에 요구했지만, 오히려 지난해 발견된 공동의 복구율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공동 복구 지원·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은 지반침하 안전점검 사업을 통해 지자체의 지반탐사를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가 국토안전관리원에 탐사 지원을 신청하면 지반침하 고위험지역을 지표투과레이더(GPR)로 1차 탐사하고, 자료를 분석해 공동이 의심되는 구역을 골라낸다. 이어 2차 탐사를 통해 실제 공동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결과를 지자체에 통보한다. 통보받은 지자체는 해당 구간을 복구하면 된다. 정부가 구멍을 찾아주면 메우는 것은 통상 지자체 몫인 셈이다.

땅속 빈 공간 발견해도 안 메우면 무슨 소용
최근 싱크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탐사 역량을 강화해 발견되는 공동도 늘고 있다. 문제는 복구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예비심사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전국에서 발견된 공동은 총 1090개소다. 이 가운데 지자체가 복구한 것은 789개소로, 복구율은 72.4%였다. 나머지 301개소는 올해 2분기까지도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 보면 복구율은 2022년 이후 해마다 떨어졌다. 공동 복구율은 2022년 93.2%에서 2023년 85.4%, 2024년 83.1%로 서서히 감소하다가 지난해에는 51.8%로 급락했다. 지난해 발견된 공동 380개 가운데 절반을 겨우 넘는 197개만 복구된 셈이다. 복구 건수 자체도 2024년 221개에서 지난해 197개로 24개 줄었다.
특히 이렇게 방치된 공동의 상당수는 국토부가 정한 안전점검 기준상 신속한 복구가 필요한 위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안전관리원의 '지하안전점검 표준 매뉴얼'은 공동을 토피 두께와 내부 높이, 면적 등에 따라 긴급·우선·일반등급으로 나눈다. 긴급등급은 발견 즉시, 우선등급은 3개월 이내, 일반등급은 6개월 이내 복구하도록 하고 있다. 긴급등급에는 공동의 천장부터 도로 표면까지 남은 흙과 포장층인 '토피'가 30㎝ 미만인 경우 등이 포함된다. 도로와 땅속 빈 공간 사이에 30㎝짜리 자 한 개 길이도 안 되는 얇은 지반만 남았지만, 그대로 방치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국토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발견됐지만 아직 메워지지 않은 공동 254개소 가운데 48.4%인 123개소가 이같은 즉시 복구 대상인 '긴급등급'이었다. 107개소는 3개월 이내 복구해야 하는 우선등급이었다. 2023년 이후 복구되지 않은 공동의 90.5%가 즉시 또는 3개월 이내에 메워야 할 대상인데도 그대로 남아 있다.
국토위가 지난해 1분기와 올해 2분기 미복구 현황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기존 공동을 복구하는 속도보다 새로운 공동이 발견되는 속도가 더 빠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발견된 공동 가운데 미복구 건은 41개소에서 26개소로, 2024년 발견분은 106개소에서 45개소로 줄어 오래 방치된 공동의 수는 감소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발견분 가운데 미복구 공동은 66개소에서 183개소로 오히려 117개소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탐사분이 뒤늦게 반영된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새로 발견된 공동의 복구가 탐사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히 긴급등급 미복구 공동은 35개소에서 98개소로 세 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위험도가 높은 공동부터 신속히 메워야 한다는 국토부의 지침이 무색해지고 있다.
방치된 공동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에도 나왔다. 국토위는 지난해 결산 예비심사보고에서 "국토교통부는 방치되고 있는 공동에 대한 조속한 복구 방안을 마련하고, 추후 발견되는 공동에 대해서도 '지하안전점검 표준 매뉴얼'의 공동등급별 복구기간 내에 복구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복구비 주면 '서둘러 조치' 안 주면 '둘 중 한 곳은 방치'
물론 공동 발견 건수가 급증한 데에는 정부가 탐사 역량을 크게 늘린 영향이 있다. 지난해 국토안전관리원 출연 사업비는 868억6300만원으로, 이 가운데 23억7500만원이 지반침하 안전점검에 집행됐다. 본예산 14억6200만원에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9억1300만원을 늘렸고, 증액분은 차량형 도로지반조사장비 구입비 8억5800만원과 장비 유지보수·지반탐사 운영비 5500만원 등 탐사 역량 강화에 쓰였다. 이에 지자체의 탐사 지원 신청 역시 2021년 266개소에서 지난해 1248개소로 5년 새 다섯 배 가까이 늘었고, 국토안전관리원의 점검 대상도 332개소에서 1209개소로 확대됐다.
다만 '많이 찾아내서 많이 남았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탐사에 그치지 않고 복구 비용까지 지원한 사업에서는 복구율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1차 추경부터 건설 및 지하안전관리 사업에 '지반탐사 지원' 내역사업을 신설해 지자체의 지반탐사와 복구 비용을 함께 보조하고 있다. 자치단체 경상보조 43억6000만원 규모로, 국비와 지방비를 1대1로 매칭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 발견된 공동 785개소 가운데 754개소가 복구돼 복구율은 96.1%에 달했다. 즉시 복구해야 하는 긴급등급 역시 227개소 중 224개소가 메워져 복구율이 98.7%였다. 반면 탐사한 뒤 결과를 지자체에 통보하는 데 그친 지반침하 안전점검 사업의 같은 해 복구율은 51.8%에 불과했다. 같은 해 탐지한 공동인데도 복구 비용 지원 여부에 따라 복구율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결국 공동을 찾아내는 데 그쳐서는 실제 안전조치로 이어지기 어렵고, 발견 이후 복구까지 연결하는 지원·관리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복우 국토위 수석전문위원은 "지자체의 지반탐사를 지원하더라도 발견된 공동이 복구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지반침하 사고 및 이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 발생 예방 차원에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국토교통부는 방치되고 있는 공동에 대해 조속한 복구 방안을 마련하고, 추후 지반탐사를 통해 발견된 공동에 대해서도 '지하안전점검 표준 매뉴얼'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공동등급별 복구기간 내에 적절한 복구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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