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돈으로 파업을 끝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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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돈을 쏟아부어 3년간의 파업을 끝내다." 스웨덴 현대사에서 최장기 파업으로 기록된 사건을 다룬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기사 제목이다.
스웨덴 전국노총(LO) 관계자는 "테슬라가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우리가 스웨덴에서 100년 가까이 목격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했다.
스웨덴에서 정비공 파업이 진행된 3년간 테슬라 주가는 60% 넘게 올랐고, 머스크는 스페이스X 상장과 함께 세계 최초의 조 단위 부자(trillionaire)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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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돈을 쏟아부어 3년간의 파업을 끝내다." 스웨덴 현대사에서 최장기 파업으로 기록된 사건을 다룬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기사 제목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스웨덴 노동시장의 근간은 단체협약이다. 사용자단체와 노조가 임금과 노동조건을 협상하고, 정부와 정치인의 규제 개입은 최소화한다. 전체 노동자의 약 90%가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다. 그 결과 스웨덴에서는 파업이나 갈등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특정 기업이 노동조건을 하락시켜 경쟁 우위에 서는 상황을 막아주므로 이는 공정한 시장경쟁을 뒷받침하는 조건도 된다.
100년 가까이 유지된 스웨덴 모델. 여기에 테슬라가 예외를 만들어 버렸다. '우리는 세계 어디서도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맺지 않는다'며 협상을 거부한 것이다. 테슬라는 자사의 조건이 단체협약 있는 기업들보다 좋다고 주장했지만, 스웨덴 금속노조(IF Metall)는 이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테슬라의 보험 혜택은 단체협약 기준보다 열악하고, 연금 납입액도 적으며, 임금은 스웨덴 자동차산업 협약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2023년 10월27일, 스웨덴 전역 7개 서비스센터에서 120명 이상의 정비공이 작업을 멈췄다. 그러자 테슬라는 파업 기간 내내 대체인력을 사용하고 비조합원 신규 채용을 늘리며 버텼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테슬라는 정비공들의 파업을 막기 위해 영국·프랑스·이탈리아·덴마크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 노조파괴 전문 인력까지 데려왔다.
그해 11월부터는 스웨덴 운수·우편·전기노조가 연대 행동에 나섰다. 항만 노동자들은 테슬라 차량 하역을 중단하고, 서비스 노동자들은 테슬라의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고, 우편노조는 신규 테슬라 차량의 번호판 배송을 멈췄다. 곧이어 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의 항만·운수노조까지 스웨덴행 테슬라 차량 운송을 거부하고 나섰다. 그러나 테슬라는 타국의 항만과 육로를 우회하고 번호판을 직접 인수하면서 버텼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번호판 배송 거부를 "정신 나간 짓(insane)"이라 폄하하면서 노조에 대한 반감을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
갈등은 2024년과 2025년을 넘겨 계속됐다. 그리고 올해 8월, 스웨덴 금속노조는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파업 참가자가 한 명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파업 중인 조합원들에게 퇴직금과 합의금을 지급하고 퇴사를 유도했다. 단체협약은 끝내 체결되지 않았고, 이 사건은 현대 스웨덴 역사상 최장기 파업으로 기록됐다.
스웨덴 금속노조는 성명에서 "테슬라는 완전히 예외적인 고용주임이 입증됐다. 단체협약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체계적으로 파업을 깨뜨렸고, 그러기 위해 막대한 금전적 자원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스웨덴 전국노총(LO) 관계자는 "테슬라가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우리가 스웨덴에서 100년 가까이 목격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했다.
초국적 테크 자본이 100년 가까이 유지된 스웨덴의 관행을 따르기를 거부했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이 파업을 "실리콘밸리식 노조 회의주의 대 유럽식 사회적 파트너십 모델"의 충돌로 해석하기도 했다. 특히 머스크는 시선 끌기를 좋아하고, 도덕적 이미지 따위에 신경을 쓰지 않는 독특한 인물이다. 스웨덴에서 정비공 파업이 진행된 3년간 테슬라 주가는 60% 넘게 올랐고, 머스크는 스페이스X 상장과 함께 세계 최초의 조 단위 부자(trillionaire)가 됐다. 이런 상대를 제압하려면 스웨덴식의 자율 노사협약 모델을 넘어서는 강제적인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에는 조합원 집단 매수로 테슬라가 승리했지만, 이를 일반화하기는 아직 이르다. 우선 스웨덴 테슬라 법인은 수입·판매·서비스만 담당하는 조직이었다. 만약 스웨덴에 테슬라의 생산거점이 있었다면 항만 봉쇄나 연대 파업이 더 강력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만약 스웨덴이 아니라 스페인이나 네덜란드였다면? 테슬라가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산업 또는 지역의 단체협약이 자동으로 적용됐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역동적인 변화가 생길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테슬라 공장에서 노조 조직화를 추진 중이고, 독일에서는 IG메탈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과연 누가 머스크에게 노동시장의 사용자 책임을 가르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독립연구자(livewitha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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