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치여 쉬러 왔어요"…2030 휩쓴 '1인 사우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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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엄마 손잡고 목욕탕 가던 기억을 되살리고 싶은데,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북적이는 곳에 오래 있고 싶지는 않아요. 회사에서도 하루 종일 사람들에게 치이는데 쉴 때만큼은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싶거든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A씨(30)는 최근 퇴근 후 1인 사우나를 찾고 있다.
SNS에는 '내향인 직장인이 다녀온 도심 속 프라이빗 웰니스 공간' '돈 안 아까운 1인 사우나' '때 밀어주고 샴푸·마사지까지 해주는 1인 세신숍' 등 관련 이용 후기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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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공간·고급 서비스 결합...외국인 이용도 눈길

[파이낸셜뉴스] "어릴 때 엄마 손잡고 목욕탕 가던 기억을 되살리고 싶은데,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북적이는 곳에 오래 있고 싶지는 않아요. 회사에서도 하루 종일 사람들에게 치이는데 쉴 때만큼은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싶거든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A씨(30)는 최근 퇴근 후 1인 사우나를 찾고 있다. 일반 사우나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예약한 시간 동안 다른 이용객과 마주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다. A씨는 "하루 종일 고생한 나에게 한두 시간 정도 온전히 투자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2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혼자 하는 사우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예약한 시간 동안 독립된 공간을 이용하는 1인 사우나부터 별도의 방에서 일대일로 세신을 받는 1인 세신샵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여럿이 함께 이용하던 기존 목욕 문화에 개인 공간과 고급화된 서비스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전날 찾은 서울 강남구의 1인 세신샵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탕과 탈의실 대신 이용객별로 분리된 방이 마련돼 있었다. 방 안에서 목욕과 세신, 마사지를 받은 뒤 로션을 바르고 머리를 말리는 것까지 가능했다. 코스별 이용 시간은 85~120분으로 세신과 마사지뿐 아니라 씻고 몸을 정돈하는 시간까지 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보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가격은 평균 8만~20만원대로 매장 측에 따르면 전체 이용객의 약 70%가 20·30대로 직장인 고객이 다수다.
혼자만의 휴식을 원하는 젊은 층의 수요에 힘입어 관련 시설은 서울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강남구뿐 아니라 마포구·강서구·용산구·동작구 등 여러 지역에서 1인 사우나와 프라이빗 세신 시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여성 전용 세신샵 등 이용 대상과 서비스를 세분화한 곳도 등장했다. "다른 이용객을 의식하지 않아도 돼서 편안했다", "대중 목욕탕처럼 샤워 공간을 확보하느라 신경 쓸 필요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온라인에서도 1인 사우나를 찾는 수요가 뚜렷하게 늘었다.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네이버의 '1인 사우나' 검색량은 지난해 8월 2050건에서 지난달 1만2000건으로 약 485% 급증다. 검색자의 43.6%는 20대, 27.5%는 30대로 20·30대가 전체의 71.1%를 차지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도 18일 기준 '1인 사우나'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9배, 3개월 전 대비 약 13배 수준으로 늘었다.
사우나를 하나의 취미로 즐기고 공유하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사우나 이용 후기를 다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고독한사우너'는 팔로워가 12만명을 넘어섰다. SNS에는 '내향인 직장인이 다녀온 도심 속 프라이빗 웰니스 공간' '돈 안 아까운 1인 사우나' '때 밀어주고 샴푸·마사지까지 해주는 1인 세신숍' 등 관련 이용 후기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관련 콘텐츠가 확산하면서 외국인들이 직접 1인 사우나를 찾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 한 세신샵의 경우 이용객 가운데 일본인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매장에는 외국인 응대를 위한 일본어와 영어 문구도 붙어 있었다.
전문가들은 사우나·세신이라는 익숙한 목욕 문화가 젊은 층의 소비 방식에 맞춰 재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용을 더 내더라도 타인과 분리된 공간에서 쉬고, 자신의 몸과 휴식을 위한 경험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인 사우나는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과 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소비의 성격이 있다"며 "자신을 위한 시간과 공간에 비용을 지불하면서 만족감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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