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 57개' 트럼프 발언 파장…거래적 대북정책 수순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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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한 것에서 더 나아가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이는 김 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날 수 있고,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보유했기 때문에 그와 잘 지내고 있는 건 미국 안보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발언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57개'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숫자를 '57개'라고 언급한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상황 등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똑똑한 대통령이 있는 한 그(김정은)는 괜찮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을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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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어렵고 이란戰 출구 요원…중간선거 앞 국내용 외교성과 내려할 수도
'북핵 용인' 현실화하면 한일 핵무장론 촉발 가능성…지역 정세도 급변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0/yonhap/20260820062644009vmnv.jpg)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한 것에서 더 나아가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날 수 있고,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보유했기 때문에 그와 잘 지내고 있는 건 미국 안보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발언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57개'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일인 지난해 1월 20일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한 이후 종종 비슷한 표현을 써왔다.
같은 해 3월 13일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은 핵무기를 많이(a lot) 갖고 있다"라고만 했을 뿐 정확한 숫자는 얘기하지 않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최고위급 당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트럼프 2기 출범 직전 열린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했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해 4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핵 무장한 북한'(nuclear-armed North Korea)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처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하는 언급이 종종 나왔음에도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핵심 대북정책에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해왔다.
백악관은 지난 5월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 팩트시트(설명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6월에도 김 위원장이 핵 무력 강화 의지를 재천명한 데 대해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판문점에서 만난 북미 정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0/yonhap/20260820062644170grla.jpg)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숫자를 '57개'라고 언급한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상황 등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날 언급이 북한 정권의 숙원이던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미국 정부가 기정사실로 한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7개' 핵무기는 그간 전문가 그룹이나 단체가 내놓은 추정치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미 핵과학자회(BAS)는 지난 2024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대 90기의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으며, 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운반하는 핵탄두 50기가량을 조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발간한 '2026 SIPRI 연감'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 추정치를 지난해 50기에서 올해 60기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북한 핵무기 추정치는 인도(190기), 파키스탄(170기), 이스라엘(90기) 등 기존 '사실상 핵보유국' 국가들보다는 적다.
하지만, 핵무기 포기 의사가 전혀 없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군사·외교적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북러 밀착을 달가워하지 않는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묵인하는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북정책 기조를 '비핵화'에서 '거래'로 급선회할 수 있어 보인다.
이미 핵무기를 이처럼 많이 보유하고 중장거리 미사일 등 투발 수단까지 갖춘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 목표를 이루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과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형식의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추락의 원인이 된 이란 전쟁 출구 전략이 모호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 추진 및 북한 문제 해결을 외교 성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또다른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재개하려는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냐. 이번엔 왜 그것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북한 비핵화' 유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수십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대북 기조를 수정할 수 있다는 언급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와 김정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0/yonhap/20260820062644328douz.jpg)
동맹과 적대국 가릴 것 없이 거래적 관계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대북정책에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는 오래전부터 미국 조야에서 거론돼왔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2020년 미 대선에서 패한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물러나 재집권을 꾀하던 2023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측이 이러한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한국 석좌도 지난 4월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현실을 인정하고서 군축 및 핵무기 비확산을 위한 북미 대화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미국의 대북 전략·정책을 조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처럼 파격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화한다면 한반도나 동북아의 안보 지형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똑똑한 대통령이 있는 한 그(김정은)는 괜찮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을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미국의 북핵 용인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내 보수 진영이나 일본에서는 자체 핵무장론이나 전술핵 재배치 여론 등이 거세게 제기될 수 있다.
이는 주한미군 주둔 등 미국의 대북 억제 태세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발신하는 차원에서 한미 연례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하기도 했다.
아울러 6·25 전쟁 이후 견고하게 발전해 온 한미동맹에도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특히 미국의 핵전력으로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확장 억제' 공약을 기반으로 한 이념 및 가치 동맹의 성격이 강한데, 미국과 북한이 핵 동결과 제재 완화를 교환하는 거래적 관계가 되면 이러한 기본 전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어서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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