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민 이주에 창고형 약국까지"…전통시장 약국가 고전

김재은 기자 2026. 8. 2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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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가장 각광받는 개설 입지로 꼽혔던 전통시장 인근 약국들이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고 있다.

전통시장 인근 약국이 꼽은 어려움 중에는 지역 재개발, 재건축도 있다.

약사 A씨는 "전통시장 주변에는 오래된 빌라와 주택이 많아 재개발 되는 곳들이 있다"며 "재개발로 기존에 사시던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그 장소가 일시적으로 비게 돼 약국 고객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인근 약국들은 재개발로 인한 상주인구 감소와 달라진 소비 방식, 날씨에 취약한 상권 특성이 맞물리면서 경영 부담을 체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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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지역 재개발, 소비 방식 다양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경영난
전통시장 인근 약국 모습. 약사공론DB

한때 가장 각광받는 개설 입지로 꼽혔던 전통시장 인근 약국들이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고 있다.

재개발에 따른 주민 이주와 소비 방식의 변화, 날씨에 취약한 상권 특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시장 인근 약국은 장을 보러 온 방문객과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지역 상주인구와 시장의 유동인구가 약국 방문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최근 달라진 상권의 분위기를 약국에서도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전통시장을 이용한 뒤 약국을 찾는 고객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며 "전통시장에 사람들이 북적여야 약국에도 한 명이라도 더 들어오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유입이 줄어 아쉽다"고 전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약사 B씨는 최근 1년 사이 고객과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약사 B씨는 "1년 전부터 고객과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일반의약품 판매는 1년 전보다 약 30% 줄어든 것 같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데 다른 약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힘들다는 말이 많다. 저는 그래도 유지하고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통시장 인근 약국이 꼽은 어려움 중에는 지역 재개발, 재건축도 있다. 

시장 주변의 노후 주거지가 정비되면서 기존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역의 상주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민과 단골 고객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약국에는 이 같은 공백이 고객 감소로 이어지고 있었다.

약사 A씨는 "전통시장 주변에는 오래된 빌라와 주택이 많아 재개발 되는 곳들이 있다"며 "재개발로 기존에 사시던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그 장소가 일시적으로 비게 돼 약국 고객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되는 등 소비 방식이 달라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젊은 층의 전통시장 방문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건강기능식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시장 방문이 약국 이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전통시장 인근 약국 모습. 약사공론DB

또 다른 전통약국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서울 약사 C씨는 "젊은 층은 필요한 물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을 찾는 비중이 낮은 편"이라며 "과일이나 정육 등을 구매하기 위해 시장에 왔다가 약국에서 필요한 제품을 사는 고객도 있지만 그 비중이 높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창고형 약국의 등장 역시 기존 약국들이 체감하는 소비 환경의 변화 가운데 하나였다.

약사 A씨는 "창고형 약국이 바로 옆에 있지 않더라도 서울 안에서는 차로 다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약국에 영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약국가 전체의 현안인 것 같다. 창고형 약국 문제가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날씨에 취약한 전통시장의 특성도 약국 경영의 부담을 키우고 있었다. 전통시장은 외부에 개방된 공간이 많아 폭염이나 한파가 이어지면 방문객이 줄어들기 쉽다. 특히 전통시장과 인근 약국의 주요 고객인 고령층은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외출을 줄이는 경향이 있어 영향을 더욱 크게 받았다.

서울 약사 A씨는 "어르신들은 날씨가 더우면 밖에 잘 나오지 않는다"며 "실제로 폭염이 이어졌을 때 사람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전통시장 근처는 덥거나 추우면 영향을 많이 받는데 올해는 특히 더 더웠다"고 말했다.

반면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는 약국 이용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통시장에는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 약국 경영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되고 있었다.

약사 B씨는 "전통시장 인근이다 보니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고객이 있다"며 "요즘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온누리상품권으로 구매하려고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있다. 온누리상품권 덕분에 그나마 약국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약사 C씨 역시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능 여부는 고객이 약국을 찾는 중요한 요소"라며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약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 인근 약국들은 재개발로 인한 상주인구 감소와 달라진 소비 방식, 날씨에 취약한 상권 특성이 맞물리면서 경영 부담을 체감하고 있었다. 시장 방문객과 주변 주민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전통시장 상권의 변화가 약국에도 고스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