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우스는 귀향했지만… 아이맥스의 여정은 시작됐다

김태언 기자 2026. 8. 20.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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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영화 '오디세이'의 아이맥스 관람 글로벌 열풍을 이렇게 표현했다.

NYT는 "오디세이를 보러 온두라스에서 플로리다에 오거나, 이탈리아에서 영국으로 가는 관람객들도 있다"며 "미 인디애나주립박물관 아이맥스 영화관은 스위스에서 예매 문의가 왔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간 관객들이 아이맥스관에서 봤던 영화는 후자인 경우가 많다.

노철환 인하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아이맥스관 관람만이 정답이라고 하는 건 시장 논리에 기반한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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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휩쓴 신작 영화 ‘오디세이’
美 70mm 극장 찾아 1450km 원정… 韓선 새벽 3시에 영화 보고 출근도
열흘치 ‘용아맥’ 예매 사실상 매진… 관람 힘든 희소성에 인기 더 상승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의 한 장면.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시네필들이 ‘오디세이’를 보기 위해 오디세이(긴 여정)를 떠났다(Cinephiles Took Their Own Odysseys to Watch ‘The Odyssey’).”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영화 ‘오디세이’의 아이맥스 관람 글로벌 열풍을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엔 세계 곳곳에서 관람객이 아이맥스관을 찾아다니는 ‘원정 관람 인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선 아이맥스 70mm 상영관을 찾아 왕복 1450km를 운전한 이가 있는가 하면, 국내에서도 새벽 3시에 아이맥스관에서 영화를 본 뒤 출근하기도 한다. 아이맥스가 ‘오디세이’로 전례 없는 대호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는 9일(현지 시간) 기준 세계 아이맥스관에서만 2억8900만 달러(약 4041억 원)를 벌어들여 기존 1위였던 ‘아바타’(2억71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기록적인 매출의 배경엔 놀런 감독과 아이맥스사의 이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

● “오디세이 보러 해외 원정 간다”

사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엔 놀런 감독이 촬영한 아이맥스 70mm 필름의 영사 시설을 갖춘 극장이 없다. 모두 디지털 방식으로 상영하는데, 국내에선 원본대로 구현되는 1.43 대 1 화면비를 갖춘 건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의 아이맥스관(용아맥)이 유일하다.

하지만 19일 현재 예매가 오픈된 30일까지 전 회차가 5, 6석밖에 남질 않았다. 모두 장애인석과 맨 앞줄 자리다. CGV 측은 “예매 오픈에 정해진 규칙은 없다”며 “영화 수요나 상영관 컨디션 등에 따라 사전 고지 없이 열린다”고 전했다.

세계적으로도 아이맥스 70mm 필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관은 41곳뿐이다. 주로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 몰려 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에 8곳이 있지만, 36개 주엔 하나도 없다. NYT는 “오디세이를 보러 온두라스에서 플로리다에 오거나, 이탈리아에서 영국으로 가는 관람객들도 있다”며 “미 인디애나주립박물관 아이맥스 영화관은 스위스에서 예매 문의가 왔을 정도”라고 전했다.

아이맥스(IMAX)는 캐나다 아이맥스사가 만든 영화 촬영과 상영 포맷을 일컫는다. 이에 ‘아이맥스 영화’는 크게 아이맥스용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거나, 또는 아이맥스 포맷에 맞게 보정한 영화로 분류된다.

그간 관객들이 아이맥스관에서 봤던 영화는 후자인 경우가 많다. 아이맥스용 카메라는 할리우드 영화사도 쉽게 대여할 수 없을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든다. 게다가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는 엄청난 무게에 소음도 커서 촬영 업계에선 꺼리는 장비다.

아이맥스 촬영의 비중이 미미한 건 아이맥스사의 매출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큰 매출은 ‘시스템 설치’(61.2%)에서 발생했다. 극장 사업자에게 상영 시스템이나 설비를 판매·임대해 수익을 거뒀다. 국내에선 CGV가 2005년부터 독점 계약을 맺고 전국에서 27개의 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으로 큰 매출은 ‘리마스터링’(36.9%). 일반 영화를 아이맥스 포맷으로 바꾸는 비용은 제작사나 투자·배급사가 직접 내진 않는다. 아이맥스사가 작품을 골라 리마스터링하는 대신 해당 영화가 벌어들이는 티켓 매출의 약 12.5%를 가져간다. 반면 단순 카메라 대여는 전체 실적에서 기타 부문으로 분류될 만큼 적다.

● 놀런 감독이 불 지핀 아이맥스 열기

실제 촬영 현장 모습. 이 영화는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전편을 촬영한 최초의 작품이다. ‘오디세이’를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보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암표 한 장 값이 10만 원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9일 “입장권 부정 거래 실태를 파악하고 관객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암표 관련 제보를 상시 접수한다”고 밝혔다.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하지만 그런 기존 흐름을 ‘오디세이’가 깨버렸다. 이 영화는 영화사 최초로 모든 과정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 여기엔 놀런 감독의 의지가 컸다. “16세 무렵부터 아이맥스로 영화 전체를 찍는 걸 꿈꿔 왔다”던 그는 이전에도 ‘다크 나이트’(2008년), ‘인터스텔라’(2014년), ‘오펜하이머’(2023년) 등의 일부 장면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 놀런 감독은 ‘오펜하이머’ 성공 뒤 아이맥스사에 “아이맥스 카메라를 더 가볍고 조용하게 만들 수 있다면 ‘오디세이’를 100% 아이맥스로 만들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아이맥스사로서도 반길 만한 시도였다. 관객을 아이맥스관으로 끌어들일 강력한 독점 상품이기 때문이다. ‘오디세이’ 영상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상영관은 1.43 대 1 화면비를 갖춘 아이맥스관뿐이다. 아이맥스사는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며 아이맥스관 관람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감독은 “일반관에서 봐도 충분하다”고 했지만, 아이맥스관의 희소성은 관객들의 관람 욕구를 크게 자극했다.

다만 관객이 아이맥스관에 몰리면서 암표 거래 등과 같은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노철환 인하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아이맥스관 관람만이 정답이라고 하는 건 시장 논리에 기반한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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