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유의동 ‘용산 방어선’… 與 “국토부가 그냥 밀고 갈수 있다”

박상기 기자 2026. 8. 2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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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아파트 두고 정치 공방
김윤덕(왼쪽 사진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8·13 부동산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여야는 서울 용산공원에 청년 임대주택을 조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두고 충돌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용산공원에 대규모 청년 임대주택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여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청와대는 19일 “이 금싸라기 땅이 잘 이용되는 게 되게 중요하다”며 주택 단지 조성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용산구 등이 반대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선 “용산공원조성특별법만 개정하면 국토부가 그냥 밀고 나갈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아무렇지 않게 국가공원까지 주택 공급 대상으로 삼고, 청년을 앞세워 반대 목소리를 무마하려는 것”이라며 “각종 부작용과 실제 공급 효과를 감안하면 막무가내식 접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은 이날 TV조선에 출연해 “용산공원이 여의도보다 큰, 어마어마한 규모”라면서 용산공원 일부를 청년주택 부지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 수석은 “(큰 공원은) 많은 치안 문제와 사회적으로 비용을 발생시키는 부분도 있어서 이걸 어떻게 쓰는 게 제일 좋은 것인지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용산어린이정원 이쪽을 가보면 사람이 별로 없다”며 “(청년 주택으로) 우리 젊은이들이 거기서 결혼도 하고 또 출산도 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지난 1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용산공원을) 계속 비워두고 있는 것이 좋은지 사회적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 수석은 이날도 공론화를 거치겠다고 했지만 청년 임대주택 공급 등이 추진된다는 보도를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이날 국회에서 당정 협의회를 열고 용산공원 개발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용산공원은 2007년 제정된 특별법이 국가공원으로 지정한 지역이어서, 주택을 지으려면 법을 고쳐야 한다.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배(서울 성북갑)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도지사나 구청은 아예 권한이 없고, 서울시도 협조 대상이지 허가 대상(주체)은 아니다”라며 “국토부가 마음먹으면 그냥 밀고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본회의에 오른 개정안은 이미 주택 공급지로 발표된 용산공원 주변 ‘캠프 킴’ 부지 등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어서, 정부가 청년 주택 조성 부지로 검토 중인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개발하려면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법을 바꿔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하더라도 건축, 경관, 교통 등은 시청이나 구청 소관이어서 지자체 협조 없이는 사업이 제 속도를 내기 어렵다.

난관은 그뿐이 아니다. 용산공원 부지는 100년 넘게 일본군과 주한미군 군사기지로 사용됐기 때문에 토지 정화 기간까지 감안하면 주택 착공까지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무엇보다 녹지 축소와 도시 가치 훼손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 계획으로 추진되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 국민의힘 권영세(서울 용산)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일 처리 방식은 대통령이 결정하면 시민과 이해당사자의 의견은 무시하는 일방적 방식”이라며 “반드시 백지화돼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가 집값을 잡지 못하는 책임을 용산공원으로 덮으려 한다”고 했다. 오 시장과 국민의힘 소속 유의동 국토교통위원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만나 용산공원 개발 반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민주당 내에선 유 위원장이 법안 통과를 막을 경우, 위원장을 우회해 법 통과를 강행하면 된다는 말도 나왔다. 국회법에 따르면 위원장이 상임위 개회나 의사 진행을 거부·기피할 경우 다수당 간사가 위원장을 대행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 시장이나 국민의힘이 용산공원 개발을 막는 건 부동산 공급 대책이 늦춰지고 실패할수록 자신들이 정치적 이득을 본다는 계산 때문”이라며 “이런 식의 정부 발목 잡기는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추락 중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2030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주택 공급 시늉을 내고, 야당이 청년 주택을 막고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가려는 정치적 계산”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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