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國 155명… 국경·인종·종교 넘어선 ‘울타리 없는 상’

김한수 기자 2026. 8. 20. 00: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30회 맞은 만해대상
강원 인제 만해마을 내 만해문학박물관 입구에 설치된 역대 만해대상 수상자의 벽. /만해마을

아시아 14국, 유럽 11국, 북미 2국, 아프리카 5국, 오세아니아 1국 등 33국 출신 155명(단체 포함). 불교, 천주교, 개신교, 성공회, 원불교, 이슬람….

올해로 제30회를 맞은 만해대상의 역대 수상자들은 국경과 인종, 종교 등 모든 경계를 넘어선다. 이는 만해대상을 제정한 설악무산(1932~2018) 스님의 뜻이기도 했다. 등단한 시조 시인으로서 설악산 신흥사 조실(祖室)을 지낸 무산 스님은 만해 한용운을 기리는 상을 만들면서 모든 빗장을 열었다. 1997년 제1회 수상자 5명 가운데 숭산 스님과 가톨릭농민회가 나란히 상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만해대상은 온 인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들을 각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넬슨 만델라·달라이 라마·김대중 대통령·시린 에바디(이상 평화상), 월레 소잉카·모옌(이상 문학상) 등 역대 노벨상 수상자도 만해대상을 받았다. 시리아 내전 현장을 누빈 구호단체 ‘하얀 헬멧’, 우크라이나 어린이 구조에 앞장선 ‘세이브 우크라이나’, 전쟁·재난 지역의 급식 봉사에 나선 ‘월드 센트럴 키친’ 등 단체도 평화대상의 주인공이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청년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만든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은 2021년 평화대상을 받았다. 와다 하루키·우쓰미 아이코 교수, 그리고 올해 수상자인 니시모리 시오조 전 고치현 의장까지 한일 우호와 평화에 이바지한 일본인 수상자가 3명 탄생한 것도 만해대상의 폭을 보여준다.

‘한국의 은인’들도 만해대상을 빛낸 얼굴들.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며 평생을 봉사하다 노년에 “폐를 끼치기 싫다”며 조용히 귀국한 오스트리아 간호사 마가레트와 마리안느, 전남광주특별시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동고동락한 아일랜드 출신 천노엘 신부, 천주교 안동교구장을 지낸 두봉 주교, 경기 성남 ‘안나의집’의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 등이다.

실천대상 수상자 가운데에는 해외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한 인물도 많았다. 남아공에서 활동한 원불교 김혜심 교무, 국제 불교구호단체 ‘더 프라미스’, 히말라야 오지의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해온 청전 스님, 전세계의 소외된 이웃을 도와온 원불교 박청수 교무 등이 주인공. 인간과 자연의 공존 방법을 모색한 세계적 생태학자 제인 구달도 2017년 만해실천대상을 받았다.

문예대상은 국내 대표적 문인은 물론 장르를 넓혀 국악인 안숙선·황병기, 가수 이미자, 연극연출가 임영웅, 부산국제영화제의 산파인 김동호 위원장, 발레리나 강수진 등이 받았다. 소설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도 화제의 수상자였다.

강원 인제 만해마을은 만해대상 30회를 맞아 역대 수상자들의 사진을 한 화면에 모은 ‘수상자의 벽’을 설치했다. 수상자 155명 사진 위에는 “생명을 존중하고 고통을 덜며, 서로를 일으키는 마음이 바로 만해 선사께서 밝히신 삶의 길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올해 만해대상 시상식은 만해축전 기간인 9월 9일 오후 2시 강원도 인제읍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린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