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첨병-울산문화예술인]“당장의 유행 좇기보다 자기만의 색깔 찾아야”
서양화·한국화·도자 장르 등
40년 이상 작가로 활동 중
올들어 윤아트 갤러리 개관
기획자로도 활동 반경 넓혀
“지원금 목매면 자생력 저하”

◇40년 넘게 미술인의 길
지난 14일 찾은 울산 중구 다운동 윤아트 갤러리에서는 경주취연벼루박물관장인 취연 손원조 작가의 특별기획 초대 펜화전 '지성과 예술'이 열리고 있었다. 선조들이 남긴 귀중한 문화유적과 유산의 아름다움을 수많은 점과 선으로 담아낸 펜화와 민화, 부채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또 전시장 한쪽에는 방명록과 그동안 개인전을 진행한 작가들의 팸플릿, 스크랩된 신문 기사가 가지런히 배치돼 있어 그동안의 발자취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2층 갤러리로 올라오는 길목에는 정 작가의 서양화와 도자 작품이 전시 중이다.
울산 동구가 고향인 정 작가는 대학교에서 서양화와 한국화를, 대학원에서 도자를 전공했다. 1984년 대학교를 졸업한 뒤 당시 남구 신정동에 있던 아리랑 빌딩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한 것이 작가로서의 시작이다. 그때부터 개인전 22회, 다수의 단체전, 그룹전,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40년 넘게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정 작가는 "1970년대에 중구 옥교동에 국제미술학원이 생겼다. 어릴때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여 아버지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해주셨다"고 설명했다.
보통 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달리 그는 서양화, 한국화, 도자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21세기는 종합예술의 시대다. 한 장르만 해서는 단조롭고 풍부한 표현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도 현대화된 태화강 자연 생태계에 한국적인 미의식을 담아 재구성한 '태화강의 꿈'을 꼽았다.
그는 올해 5월 윤아트 갤러리를 개관하며 기획자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정 작가는 "작가들이 전시를 통해 성장하고 앞으로 계속 작업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어갈때 보람차다"며 "태화강을 주제로 작업하며 태화강을 널리 알리는 울산 예술인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작가 위한 창작소 많아져야
그는 울산의 작가들이 창작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 조명할 수 있는 작업이 적기에 상대적으로 울산 미술계가 부진해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활발히 활동하고자 하지만 작업세계를 풍부하게 펼치기 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려 발표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 3040 작가들과 작업은 무르익었는데 60대에 들어서면서 작업 양이 줄어드는 5060 작가들의 사이클이 맞물렸다는 것이다.
또 문화예술 소비층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순수예술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아트페어의 활성화로 유행을 따르는 작가들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가들이 당장 눈앞의 유행을 좇기보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며 "지원금 선정에 목매면 안된다. 자생력이 떨어진다. 지원 사이클보다는 본인 작업에 집중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자체의 역할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지자체의 예술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며, 문화예술에 대해 좀 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원금을 늘려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작가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오랫동안 작업할 수 있도록 창작소가 많이 생겨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작가는 "전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 교류전을 계획 중"이라며 "좋은 작가를 많이 배출하고, 다양한 장르의 좋은 작품을 많이 전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정윤숙 작가는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노력과 미술인들의 사기 진작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최근 한국예총회장상 미술대상을 수상했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