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드론서 떨어진 ‘의문의 상자’…긴장감 감돈 광장
21일까지 전국서 2026 을지연습
민·관·군·경 9개 기관 합동 참여
‘탄저 양성’ 가정 탐지·제독·이송
“복합위기 대응…시민 보호 최선”

19일 오전 11시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주송정역 광장. 승객들이 오가는 광장 상공에 미상의 드론 1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잠시 뒤 드론은 수상한 종이상자 하나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뒤 곧바로 자취를 감췄다.
이에 드론에서 떨어진 상자의 정체를 살피러 다가간 역무원의 움직임이 멈췄다. 상자 겉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흰색 가루가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역무원은 즉시 112에 “드론이 광장에 종이상자를 투척하고 사라졌고, 상자 외부에 흰색 가루가 묻어 있다”고 신고한 후 주변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대피를 유도했다.
신고를 받고 가장 먼저 도착한 경찰은 의심 물체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현장을 통제했다. 잠시 뒤 소방과 군, 보건소 등 관계기관 차량이 잇따라 도착하면서 광장에는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대응 요원들이 속속 투입됐다.
관계당국은 의심 물질 주변에 있던 노출자들을 안전지역으로 이동시킨 후 본격적인 탐지 활동을 시작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과 광산구보건소, 공군 제1전투비행단 대응요원들은 장비를 들고 통제구역 안으로 진입해 종이상자를 살폈다. 탐지 결과 화학·방사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생물물질 탐지키트에서 ‘탄저 양성’ 반응이 확인되면서 노출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이어졌다.
노출자들은 곧바로 제독소로 이동해 오염된 것으로 가정한 의복과 신발을 벗고 제독 절차를 거친 뒤 상태에 따라 응급처치와 이송 조치를 받았다.
대응요원들은 의심 물질의 검체를 수집·제독해 정밀분석기관으로 이송했으며, 오염지역에 대한 제독과 재탐지를 끝으로 현장 대응을 마무리했다.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한 이날 현장은 광산구가 주최·주관한 ‘2026년 을지연습’의 일환인 ‘광주송정역 생물테러 대응 실제훈련’이다.
이날 훈련은 국가중요시설인 광주송정역에 신원 미상의 테러범이 드론을 이용해 생물테러를 일으킨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민·관·군·경 9개 기관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해 신고와 상황 전파부터 현장 통제, 화생방 물질 탐지 등 전반적인 상황을 거쳐 기관별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재난과 테러는 언제 어디서든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전과 같은 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변화하는 재난 환경과 복합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모든 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6년 을지연습은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해 정부와 군,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의 비상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전국 단위 훈련이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을지연습은 오는 21일까지 3박4일간 진행되며, 전국 4천여개 기관에서 58만여명이 참여한다./이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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