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 홍장원, ‘회군 지시’ 조성현 재판행...내란특검 판단 뒤집혔다

김예나 기자 2026. 8. 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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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6월26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을 내란 가담 혐의로 19일 재판에 넘겼다. 두 사람은 지난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수사 당시 무혐의 처분을 받고 ‘내부고발자’ 역할을 했지만, 종합특검이 판단을 뒤집으면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종합특검은 이날 오후 국가정보원의 내란 관여 혐의와 관련해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홍 전 차장을 비롯한 국정원 지휘부 4명을 내란 중요임무종사·국가정보원법(직권남용)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은 홍 전 차장이 12·3 불법계엄 선포 이후 산하 부서장 회의를 열어 국군방첩사령부·경찰청과 연락망을 구축하고 경찰청 상황실에 인원을 파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정원 실무관이 쓴 다이어리에 구체적인 지시를 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종합특검은 또 홍 전 차장이 외국의 비상계엄 관련 반응을 수집·보고했다고 봤다. 이에 종합특검은 홍 전 차장에게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홍 전 차장은 매뉴얼을 정리해 보고하라는 조 전 원장의 지시를 단순 전달했을 뿐, 구체적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시 직원들에게 ‘을지연습(전시·사변·비상사태 대비 훈련)대로 하라’며 계엄 수행을 포괄적으로 지시하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계엄을 옹호하는 취지로 설명한 혐의를 받는다.

황원진 전 국정원 2차장은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에 인원 파견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고, 대공수사권 회복 시 수사 대상자 선정 등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남우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합동참모본부의 요청에 따라 계엄상황실에 파견할 인원 선발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종합특검은 윤오준 전 국정원 3차장을 불기소 처분했다. 전직 부서장 4명과 현직 간부 2명은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종합특검은 “일부 정무직들의 범죄 사실 외에 국정원 일반 직원들까지 조직적으로 동원한 내란 가담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종합특검, ‘서강대교 회군’ 조성현 기소…내란 재판 영향 가능성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이 10일 경기 과천시 종합특검 조사실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합특검은 이날 오후 조성현 대령에 대해서도 “불법 계엄임을 알면서도 국회로 병력을 출동시켰다”며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조 대령은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2024년 12월4일 오전 1시4분쯤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윤덕규 소령이 임무를 묻자 “국회 안 인원을 다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가, 이후 1시20분쯤 “상황이 이상하다. 잠깐 기다려보라. 국회로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다. 근처에서 대기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내란 특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최종 지시에 무게를 두고 불기소했다. 조 대령은 병력 추가 진입을 저지한 공로로 지난해 9월 보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반면 종합특검은 조 대령의 오전 1시 전후 발언에 초점을 맞추고 내란에 가담했다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자 태도를 바꿨다고 봤다.

종합특검이 연이어 내란 특검의 판단을 뒤집으면서 기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 전 차장을 비롯한 이들이 내란 특검에서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하며 핵심 진술들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합의1부는 조 전 원장의 항소심에서 홍 전 차장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지만, 상고심에서는 증거 능력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특검 파견 경력이 있는 한 법조인은 “윤석열 전 대통령 측에서도 종합특검 판단을 들어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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