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걷고 춤추던 로봇, 산업현장 주인공으로…中로봇 '쓸모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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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중국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이좡(亦庄)의 국제전시센터에서 개막한 '2026 세계로봇대회' 행사장.
전시장에 들어서자 붉은색 자원봉사자 조끼를 입은 키 1m 50㎝가량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더니 유니트리 부스 위치를 알려줬다.
항공우주·해운·에너지 등을 담당하는 중국의 대형 국유기업들도 전시관을 마련하고 산업 현장에서의 로봇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중국 로봇 산업의 발전상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중국을 찾았다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정수진 피지컬AI추진단장은 전시관을 둘러본 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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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물류·청소·의료·동반자로 역할 확장…청소하고 부품 조립, 택배 운반도
한국 산학연 관계자들도 대거 방문…"中 활용 속도 빨라, 기술격차 점검해야"
![중국 베이징 2026 세계로봇대회 [촬영 한종구 특파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9/yonhap/20260819191243238mnci.jpg)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위수커지(유니트리)는 어디에 있나요?"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이좡(亦庄)의 국제전시센터에서 개막한 '2026 세계로봇대회' 행사장.
전시장에 들어서자 붉은색 자원봉사자 조끼를 입은 키 1m 50㎝가량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더니 유니트리 부스 위치를 알려줬다.
조금 더 걸음을 옮기자 다른 로봇은 관람객에게 사탕을 건넸다. 택배 상자를 옮기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로봇, 피아노나 드럼을 치는 로봇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기자가 행사장에서 만난 로봇들은 전시장 한쪽에서 걷거나 춤을 추던 이전 로봇들을 훌쩍 뛰어넘어 있었다.
관람객을 안내하고 물건을 옮기고 청소하는가 하면 공장에서는 부품을 조립하고 나르는 등 실제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올해 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얼마나 사람처럼 움직이느냐'보다 '실제로 어디에 쓸 수 있느냐'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었다.
이번 세계로봇대회에는 300여개 기업이 참가해 2천여개의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보다 참가 기업은 36%, 전시 제품은 27% 각각 늘었고, 150여개의 신제품이 처음 공개됐다.
![2026 세계로봇대회 유니트리 격투로봇 [촬영 한종구 특파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9/yonhap/20260819191243432jixa.jpg)
전시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도 일반 시민보다는 로봇과 인공지능(AI) 분야의 기업·대학·연구소 관계자들이 많아 보였다.
제품 사양을 꼼꼼하게 묻거나 휴대전화로 로봇의 동작을 촬영하는 모습이 많았고, 서로 명함을 주고받으며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과학기술주 전용 시장)에 상장한 유니트리 부스 주변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관람객들이 몰렸다.
유니트리는 올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날) 특집 TV 프로그램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공연을 선보이며 특히 주목을 받았다. 휴머노이드와 4족 로봇 분야의 중국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이날 첫 거래에서 주가가 공모가의 수배 수준으로 뛰어오르며 중국 로봇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를 보여줬다.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세운 '갤봇'(인허퉁융)의 부스도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이 회사는 약국과 편의점, 가정은 물론 공장에서 화물을 옮기고 쌓는 작업까지 수행하는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대회에서는 새 이족보행 로봇 'Galbot ET1'도 처음 공개했다.
![2026 세계로봇대회 피아노 치는 로봇 [촬영 한종구 특파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9/yonhap/20260819191243595bvxe.jpg)
자동차와 전자제품 생산라인은 물론 물류·의료·가사·청소 등 생활 주변까지 로봇의 활동 영역은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었다.
항공우주·해운·에너지 등을 담당하는 중국의 대형 국유기업들도 전시관을 마련하고 산업 현장에서의 로봇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김종문 글로벌혁신센터(KIC 중국) 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인공지능과 피지컬AI 등 미래기술은 기업이 빠른 시간에 이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국유기업이 시장을 열어 스타트업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로봇 분야에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배경으로는 거대한 제조업 기반과 다양한 적용 현장이 꼽힌다.
기존 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전환해야 할 분야가 많은 만큼 로봇을 실제 산업에 어떻게 적용할지가 중요한 관심사다.
![2026 세계로봇대회 택배 나르는 로봇 [촬영 한종구 특파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9/yonhap/20260819191243756drvl.jpg)
로봇이 투입되는 산업의 폭도 넓다.
우주산업이나 조선업의 용접·선박 검사에서부터 원자력발전소의 설비 점검과 부품 교체 같은 고위험 업무, 여기에 광활한 송전망의 전선 설치·점검과 태양광발전소 제초, 풍력발전 설비 청소에 이르기까지 로봇 활용 분야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로봇 산업의 발전상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중국을 찾았다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정수진 피지컬AI추진단장은 전시관을 둘러본 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중국은 활용 측면에서는 우리보다 굉장히 빠르게 앞서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기술의 깊이까지 전시장에서 확인하기는 어려운 만큼 우리는 기술의 깊이로 승부하면서 중국이 빠르게 치고 나가는 부분도 놓쳐서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6 세계로봇대회 한국관 [촬영 한종구 특파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9/yonhap/20260819191243956lukh.jpg)
이날 로봇대회에서는 한국 기업들도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과 글로벌혁신센터는 한국관을 설치했고, 뉴빌리티·다이나믹솔루션·에이드올·뉴로메카·솔리드뷰·씨네스테크놀로지 등 AI 기반 자율주행과 웨어러블 로봇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중국 고객들을 맞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행사장을 찾아 전시관 곳곳을 둘러봤다.
이 대표는 "청소 로봇을 비롯해 실제 적용이 궁금했던 분야에서 관심 가는 제품이 많았고 상용화에 상당히 가까워진 제품도 많아 보였다"며 "매년 찾아와 어떻게 진화하는지 보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 주제는 '인간과 기계의 공생, 산업과 수요의 융합'(人机共生,産需共融)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로봇 전시회의 관심이 로봇의 달리기와 격투, 재주넘기 같은 화려한 동작에 쏠렸다면 올해 전시장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디에 투입해 어떤 일을 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이 더욱 선명해졌다.
걷고 뛰는 능력을 과시하던 중국 로봇들이 이제 공장과 상점, 발전소와 조선소로 향하고 있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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