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뭄에 포도밭 수난시대…프랑스 ‘샴페인 산업’ 휘청

정성환 기자 2026. 8.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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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발포성 포도주인 샴페인의 산뜻한 맛을 즐기기 어려워질지 모른다. 올여름 프랑스를 덮친 기록적 폭염과 가뭄이 샴페인 산업의 회복력을 시험하는 가운데, 샹파뉴 지역 포도 수확이 20세기 초 관련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이뤄지고 있다.

농업기후학자 세르주 자카에 따르면 샹파뉴를 포함한 프랑스 전체 포도밭의 수확 시기는 지난 50년간 평균 21일 앞당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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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농업 리포트]
기록적 폭염에 떨어진 포도 산도
샹파뉴서 사상 최이른 수확 시작
영국, 새 샴페인 산지로 부상
17일(현지시각) 프랑스 북동부 투르쉬르마른에 위치한 라미아블 샴페인 하우스의 포도밭에서 작업자가 포도를 상자에 담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발포성 포도주인 샴페인의 산뜻한 맛을 즐기기 어려워질지 모른다. 올여름 프랑스를 덮친 기록적 폭염과 가뭄이 샴페인 산업의 회복력을 시험하는 가운데, 샹파뉴 지역 포도 수확이 20세기 초 관련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이뤄지고 있다.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샹파뉴 산지를 관리하는 샴페인위원회(CIVC)는 올여름 공식 수확 개시일을 12일로 앞당겨 정했다. 지난해(2025년) 개시일이었던 8월20일보다 8일 당겨진 시점이다.

샹파뉴에서는 샴페인위원회가 포도 숙성도를 모니터링해 마을별·품종별 수확 개시일을 산정한다. 이보다 앞서 포도를 따려면 프랑스 국립원산지명칭연구소(INAO)의 예외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를 어기면 샴페인 원산지명칭(AOC) 자격을 잃는다. 

◆샴페인 맛 변할라…폭염·가뭄에 농가 시름=조기 수확은 샴페인 맛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폭염과 가뭄은 포도 숙성을 앞당기고 당도를 끌어올리는 대신 산도를 떨어뜨린다. 당도만 높은 포도를 쓰면 청량감이 떨어지고 샴페인 특유의 산미와 풍미를 지키기 어려워진다.

양조가 드니 블뤼씨(67)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샴페인이 더 농익고 도수가 높은 와인으로 변모할 수 있다며 “섬세하고 산뜻하며 가벼운 샴페인 특유의 매력을 다소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14일 폭염으로 인해 프랑스 전역의 포도밭에서 포도 수확이 앞당겨지는 가운데 장 벨뤼 양조장의 삼페인이 잔에 담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기 수확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농업기후학자 세르주 자카에 따르면 샹파뉴를 포함한 프랑스 전체 포도밭의 수확 시기는 지난 50년간 평균 21일 앞당겨졌다. 스페인 등 다른 유럽 포도 산지도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수확 시기를 앞당기는 추세다.

자카는 폭염에 강한 품종을 늘리고 토양의 수분을 지켜주는 지피식물을 활용하는 등 재배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국 포도밭엔 기회로…샹파뉴와 기후 비슷해져=기후변화가 모두에게 악재인 것은 아니다. 최근 잉글랜드 남부에선 백악질 토양과 완만하게 오르는 기온으로 수십년 전 샹파뉴 지역과 비슷한 조건으로 바뀌는 지역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떼땅져·포므리 등 샴페인 생산업체는 이미 잉글랜드 남부 포도밭에 투자를 단행했다. 떼땅져는 2015년 잉글랜드 켄트주 땅을 사들여 2017년 포도나무를 심고 2024년 9월 ‘도멘 에브르몽’을 열었다. 포므리는 2014년 잉글랜드 햄프셔주에 40㏊(약 12만1000평) 규모 포도밭을 매입해 2017년부터 나무를 심어 ‘루이 포므리 잉글랜드’를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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