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울림에서 담담한 진심으로…박재홍의 깊어진 음악 세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라흐마니노프의 곡이라고 하면 화려하고 드라마틱하다고 많이들 생각하실 것 같은데, 파고들면 오히려 담담하게 담아낸 진심과 절제된 슬픔이 느껴집니다."
부소니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후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금세기 거장 라흐마니노프의 '24개 전주곡' 전곡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장을 찾을 이들에게는 "제 연주를 믿고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소중하게 생각하는 작품이라 열심히 준비하는 중이다. 잠시 24개 곡에 걸친 라흐마니노프의 삶 속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고 들어 달라"고 전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4개 전주곡에 녹아든 작곡가의 인생과 성장 느껴 달라"
![피아니스트 박재홍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9/yonhap/20260819182552473mhlq.jpg)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라흐마니노프의 곡이라고 하면 화려하고 드라마틱하다고 많이들 생각하실 것 같은데, 파고들면 오히려 담담하게 담아낸 진심과 절제된 슬픔이 느껴집니다."
부소니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후 세계 유수의 공연장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금세기 거장 라흐마니노프의 '24개 전주곡' 전곡 무대를 선보인다.
그는 다음 달 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다른 프로그램 없이 오롯이 이 전주곡에만 집중해 꾸준히 탐구한 라흐마니노프의 세계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최근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유럽·아시아 투어를 마치고 리사이틀을 준비 중인 그를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인근에서 만났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피아니스트 박재홍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9/yonhap/20260819182552674wequ.jpg)
박재홍은 지난 4∼5월 국내뿐 아니라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대만 등을 오가며 솔타니와의 듀오 공연·독주회·실내악 공연 등에 참여했다.
이번 투어에서 그가 소화해야 했던 곡들은 24개 전주곡 외 솔타니와의 공연 프로그램 4곡 등 족히 수십 곡에 이른다.
그는 "투어 중 연습실에 들어가면 피아노 위에 종이 악보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며 "'뭐부터 시작하지'라고 한숨을 푹푹 쉬다가도 막상 시작하면 불타올라 연습에 몰두하던 나날이었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이번 투어 중 암스테르담의 콘세르트헤바우와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등 유수의 공연장뿐 아니라 프랑스 소도시의 교회 등의 무대에 올랐다.
"마을 주민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던 200석 규모의 교회 공연도 너무 따뜻했고, 공연 후 만난 팬들이 '미피 인형'을 선물로 주시며 응원해 주셨던 네덜란드 공연도 행복한 기억이에요."
투어에서 그의 소소한 즐거움은 솔타니와 함께하는 맛집 탐방이었다고.
"연주가 힘들 때면 키안과 맥주 한 잔 하러 가서는 서로 '너무 힘들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우리는 도대체 뭘 위해서 이렇게까지 할까'라고 한탄하다가, 결국 '음악이 너무 좋잖아'라고 결론짓는 거죠."
![피아니스트 박재홍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9/yonhap/20260819182552848hamq.jpg)
투어를 마친 그는 다음 달 리사이틀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엔 일어나서 뇌를 깨우기 위해 30분 정도 체스를 두고 24개 전주곡을 집중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좋아하는 전주곡으로 연습을 시작하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4번째 전주곡(작품번호 23번)을 자주 치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홍은 "가장 어려운 점은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서 감상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흐마니노프 작품은 아름다운 시와 같아서 단어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다 보면 감정이 너무 고조되기가 쉽죠. 그런데 그는 음악을 통해 감정을 대놓고 드러내기보다 승화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멜로디 이면의 정신적 경지를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그는 "몇 년 전까지는 라흐마니노프의 압도적인 에너지와 화려한 울림에 매료됐지만 경험이 쌓이니 이면의 고독과 담담한 진심을 깊이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라흐마니노프의 세계를 탐구하는 그가 최근 파고드는 것은 가곡 작품이다.
박재홍은 "성악이 들어간 작품을 들으면 호흡 등을 통해 더욱 분명하게 작곡가의 스타일과 의도를 알 수 있다"며 독주회 프로그램 외에도 라흐마니노프 가곡을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사이틀을 오롯이 24개의 전주곡으로 구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재홍은 "24곡을 연이어 들으시면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본 듯한 느낌을 받으실 것"이라고 예고했다.
"초반부에는 듣기 좋은 화성, 멜로디 위주로 흘러가던 곡들이 후반부에는 불협화음으로 바뀌는 등 어법이 점차 대담하고 독창적으로 변해가죠. 변화와 성장의 아름다움에 더해 잘 짜인 24개의 서로 다른 조성을 통한 서사적 완결성도 느낄 수 있어요."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연주하게 해준 작곡가를 위해 그가 남긴 것을 고스란히 청중에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장을 찾을 이들에게는 "제 연주를 믿고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소중하게 생각하는 작품이라 열심히 준비하는 중이다. 잠시 24개 곡에 걸친 라흐마니노프의 삶 속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고 들어 달라"고 전했다.
박재홍은 내년 5월에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 데뷔 공연을 연다.
'어떤 무대가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저는 작곡가의 대리인"이라며 "이 곡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하는 것을 청중이 느낄 수 있는 무대였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fat@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트럼프 "김정은, 57개 매우 강력한 핵무기 보유…연내 만날 것"(종합) | 연합뉴스
- "유해 SNS개선, 저커버그탓에 늦어져…하향식 의사결정 구조" | 연합뉴스
- '히어로즈' 배우 사망에 커진 의혹…"폭력 애인과 함께였다" | 연합뉴스
- [소셜+] "새 지켜야"vs"길냥이도 생명"…다시 불붙은 새파·묘파 갈등 | 연합뉴스
- 개 식용 금지 반년 앞두고…'보신탕' 업주들 결국 법정까지 갔다 | 연합뉴스
- 이강인, 아틀레티코 데뷔골 '쾅'…라리가 개막전 2-0 승리 선봉(종합) | 연합뉴스
- 배민, '과도한 출입통제' 아파트 실태조사…"대응안 검토" | 연합뉴스
- "성욕 편지 제자와 수업하라니"…분리 안 된 피해교사 | 연합뉴스
- 폭염에 녹아내린 알프스 빙하…34년전 조난 시신 발견 | 연합뉴스
- "내연남 아기일까 봐"…'출생 이틀' 영아 살해한 친모 구속기소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