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되살아나는 흥해의 시간…포항 첫 ‘국가유산야행’

김민주기자 2026. 8. 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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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문화재단, 내달 11~12일 ‘월하각인, 흥해’ 개최
읍성길·암각화·흥해농요 등 ‘8야’로 재해석
빛·공연·전시·체험 어우러진 밤의 문화유산 여행
'2026 포항 국가유산야행-월하각인(月下刻印), 흥해' 홍보 포스터. 포항문화재단 제공
달빛이 내려앉은 옛 읍성길을 걷고, 오래된 바위에 새겨진 흔적과 들녘을 울렸던 농요를 만난다. 포항 흥해에 켜켜이 쌓인 시간이 올가을 밤, 하나의 문화유산 여행으로 되살아난다.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9월 11~12일 영일민속박물관과 이팝나무군락지, 옛 흥해읍성 성곽길 등 흥해읍 일원에서 '2026 포항 국가유산야행-월하각인(月下刻印), 흥해'를 개최한다.

국가유산야행은 지역의 국가유산을 밤에 개방하고 공연과 체험, 전시 등을 결합해 새로운 방식으로 향유하도록 하는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이다. 포항이 이 사업에 선정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야행은 동해의 오랜 시간을 품은 지질유산을 비롯해 칠포 바위그림(암각화), 흥해읍성, 북천수 등 자연과 사람이 함께 빚어온 흥해의 역사와 문화를 밤의 콘텐츠로 풀어낸다.

행사명 '월하각인'에는 오랜 세월 흥해에 쌓인 삶의 궤적과 바다·돌·숲·들녘의 농요 속에 깊이 새겨진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를 달빛 아래 다시 마주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프로그램은 국가유산야행의 대표 구성인 '8야(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야경(夜景)'에서는 미디어파사드와 경관조명이 자연과 유적을 빛으로 물들이고, '야로(夜路)'에서는 옛 흥해읍성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지역의 역사와 삶을 만나는 스토리텔링 투어가 진행된다.

흥해에 얽힌 이야기도 곳곳에서 되살아난다. '야사(夜史)'에서는 흥해의 전설적 인물 권달삼 이야기와 흥해 한시 인문학 토크콘서트, 국보 중성리신라비와 암각화 한지 탁본 체험 등을 마련한다. '야화(夜畵)'에서는 칠포 바위그림과 전통 궁시를 전시하고 관련 체험을 선보인다.

밤의 흥을 더할 공연도 이어진다. '야설(夜說)'에서는 들녘을 울렸던 경상북도 무형유산 '흥해농요'를 재현하고 이팝나무 음악회와 중성리신라비 비문을 새롭게 풀어낸 판소리 낭독극을 선보인다.

지역의 맛과 물산도 야행 속으로 들어온다. '야시(夜市)'에서는 흥해의 쌀을 모티브로 한 팝업스토어와 로컬 굿즈를 만나볼 수 있으며, '야식(夜食)'에서는 흥해 막걸리 제조 등 식문화 체험이 진행된다. '야숙(夜宿)'은 칠포 권역 숙박업소와 연계해 별자리와 바위그림 이야기를 접목한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꾸민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흥해의 시간은 자연을 거스르기보다 품어온 지혜의 역사이자 오늘날 우리의 삶으로 이어지는 유산"이라며 "사람과 자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번 야행을 통해 흥해에 새겨진 가치를 함께 느끼고 내일로 이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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