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0%' 홍콩의 승부수에…싱가포르가 꺼낸 무기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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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표 금융허브 자리를 놓고 홍콩과 싱가포르 간 각축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도 홍콩이 헤지펀드 세제 혜택을 앞세워 금융사 및 인재 유치에 나서자 싱가포르는 최신 인공지능(AI) 모델에 대한 서비스 접근성을 무기로 맞서고 있다.
밀리던 홍콩은 2024년부터 다시 금융허브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3월 GFCI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불과 1점 차로 각각 세계 금융허브 3위와 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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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내건 싱가포르, 감세 나선 홍콩
亞 금융허브 쟁탈전
싱가포르, 美·中 AI 접근성 강점
홍콩은 헤지펀드 '0% 세율' 추진
홍콩, 시위 이후 정치리스크 커져
금융인재 이탈…싱가포르 맹추격

아시아 대표 금융허브 자리를 놓고 홍콩과 싱가포르 간 각축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020년대 들어서만 두 차례에 걸쳐 서로 1위 자리를 뺏기고 빼앗았다. 최근에도 홍콩이 헤지펀드 세제 혜택을 앞세워 금융사 및 인재 유치에 나서자 싱가포르는 최신 인공지능(AI) 모델에 대한 서비스 접근성을 무기로 맞서고 있다.
◇감세로 인재 끌어들이는 홍콩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헤지펀드 등 자산운용사 세금을 대폭 감면해주는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주목받는 부분은 펀드 운용 실적에 연동된 매니저 성과보수에 사실상 0%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홍콩 내 펀드매니저 보수는 큰 폭으로 뛴다. 홍콩 당국은 “아시아 최고 자산관리 허브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금융업계는 들썩이고 있다. 다른 지역 헤지펀드들이 법안 처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물론이고 패밀리오피스(초고액 자산가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사)도 혜택 대상에 포함될지 주시하고 있다. 대체투자운용협회(AIMA)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일부 헤지펀드와 사모펀드가 주요 운용역을 홍콩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의 싱가포르…지정학적 이점 내세워
싱가포르는 긴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싱가포르통화청(MAS)은 최근 금융허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투자회사에 적용되는 특별 세제 인센티브를 늘리는 조치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영향력하에 있는 홍콩과 차별화되는 장점도 있다. 홍콩에서는 사용하기 힘든 오픈AI와 클로드 등 미국 AI 모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AI 기업들은 홍콩을 ‘데이터·기술 유출의 위험지역’으로 설정해 서비스 지역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AI 활용도가 높은 퀀트펀드(계량화한 수치를 이용해 자동 매매하는 펀드)들은 싱가포르로 기울고 있다. FT에 따르면 중국 및 홍콩에 있는 일부 투자운용사는 최신 AI 모델과 고성능 반도체를 사용하기 위해 연구·트레이딩 인력을 싱가포르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홍콩 추격하는 싱가포르
아시아에서 전통적인 금융업 강자는 홍콩이었다. 2007년 국제금융센터지수(GFCI)가 처음 발표된 뒤 홍콩은 오랫동안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 이어 세계 3위 금융허브로 평가받았다. 아시아에서는 단연 1위 자리를 지켰다.
싱가포르가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온 건 2020년 즈음이다. 2019년 보안법 시행을 두고 대규모 시위가 홍콩에서 벌어지며 2020년 정치적 자율성 악화 우려가 금융가로도 번졌기 때문이다. 이후 코로나19 기간 강도 높은 방역과 입국 제한까지 겹쳐 많은 글로벌 금융사와 인재가 싱가포르로 이동했다.
싱가포르의 추격은 자산 관리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싱가포르 패밀리오피스는 2018년 소수에 불과했지만 2022년 말 약 1500개로 늘어났고 운용자산(AUM)은 2021년 16% 증가한 4조달러를 기록했다.
밀리던 홍콩은 2024년부터 다시 금융허브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시스템이 정상화되고, 중국 본토로 돈이 통하는 관문이라는 홍콩 고유의 강점이 재평가받은 덕이다. 2025년 증권시장 거래대금은 홍콩이 약 7조8800억달러로 싱가포르(2900억달러)의 27배에 달했다. FT는 중국 본토와의 연결성과 압도적인 자본시장을 바탕으로 금융 기초체력에서는 홍콩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두 도시는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월 GFCI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불과 1점 차로 각각 세계 금융허브 3위와 4위에 올랐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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