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가 AI 주식을 타격했다?... 반도체지수 5% 급락의 역설
AI 투자 확대→회사채 발행 증가→장기금리 상승

18일(현지 시각)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 PPI(생산자물가지수) 등 물가 지표들은 시장 예상치보다 둔화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는 덜었지만, 채권 시장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날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33%대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글로벌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도 4.71%선에서 움직이며 2005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장기 금리가 치솟으면 높은 미래 성장성을 전제로 몸값이 오른 AI(인공지능)·기술주의 가치를 압박합니다. 나스닥지수는 1.33%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 급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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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높은 장기 금리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고금리 뉴 노멀(New Normal) 시대를 준비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조선멤버십 인기 시리즈 ‘한정수의 헤르메스’가 주가 그래프 뒤에서 움직이는 채권 시장을 분석했습니다.

주식 시장의 상대적 매력도는 채권 금리에 따라 좌우됩니다. 최근 채권 금리 상승의 범인은 뜬금없게도 AI(인공지능)입니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미 정부의 막대한 국채 발행과 함께 채권 시장의 한정된 투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자본 부족(capital scarcity)’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빅테크는 벌어들인 현금을 채권으로 보관하는 채권시장의 큰손 역할을 했지만, AI 경쟁의 핵심 중 하나가 인프라에 쏟는 자본의 규모가 되면서 돈을 빌리는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쩐의 전쟁’이 벌어진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빅테크의 올해 채권 발행액이 2500억달러, 2027년에는 4000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AI 투자 확대→회사채 발행 증가→자금 확보 경쟁→장기 금리 상승→AI주 하락’이라는 역설적인 고리가 만들어졌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조달하려는 채권 행렬이 계속되는 한, 채권 시장의 금리 상승 압력은 지속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장기 금리는 더 이상 물가의 온도계만으로 바라볼 수 없고, 정부와 AI 기업들이 서로 확보하려 경쟁하는 자본의 몸값으로도 해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고금리라고 해서 주식 시장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금리의 높낮이 자체보다 ‘왜 금리가 움직이는가’ 입니다. 똑같이 금리가 오르더라도 물가 폭등 때문에 오르는 것과 AI 투자 열풍 때문에 자본 수요가 늘어 오르는 것은 주식시장에 전혀 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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