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팔에 멍들어” 아동학대로 기소된 유치원 교사, 항소심서 ‘무죄’로 뒤집혔다

이종섭 기자 2026. 8. 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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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유치원 교사, 과격 행동 아이 제지하다 멍 유발
1심 “정당한 보육 보기 어려워” 벌금형 ‘유죄 선고’
교원단체 1인 시위 등 반발···2심 판결에 “환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19일 대전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세종지역 유치원 교사 항소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아동학대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종섭 기자

아이의 팔을 잡아 멍이 들게 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유치원 교사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교원단체는 환영 입장을 밝히며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막기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을 촉구했다.

대전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구창모)는 1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유치원 교사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육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교사는 상당한 재량을 행사할 수 있는데 그 행위가 민형사상 처벌 대상이 되려면 범죄구성 요건에 있어 고의성이 충족돼야 한다”며 “이 사건은 범죄구성 요건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려워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세종에 있는 공립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A씨는 2023년 6월 원내에서 친구와 다툰 B양(당시 6세)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양팔을 휘두르며 과격한 행동을 하자 이를 제지하게 위해 양 손목을 강하게 잡아 멍이 들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피해 아동이 다소 과격한 행동을 하였다고 보이기는 하나 신체적 유형력을 통한 지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한 보육 내지 훈육행위로서 사회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갖춰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죄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1심 선고 이후 이 사건은 교육계에서 논란이 됐으며, 교원단체는 항소심 재판부에 무죄 선고를 요구하는 1인 시위 등을 진행해 왔다. 이날 선고가 내려진 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공포 속에서 위축돼 가던 교육현장을 되살리고, 교사들이 다시 당당한 교육자로 설 수 있게 한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전교조는 이번 사건 등을 계기로 아동복지법을 개정할 것도 촉구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정당한 생활지도가 무죄임을 확인받기까지 교사가 감내해야 했던 3년의 고통은 온전히 보상받을 수 없다”면서 “교사의 생활지도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면 교육체계 내에서 다뤄야지 아동복지법의 기계적 잣대로 교사를 범죄자 취급하며 학교 현장을 난도질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도 “아동학대로 신고된 교사 상당수는 불송치·불기소 등으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지만, 결론이 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간 조사와 수사, 재판을 겪으며 신체적·정신적·경제적 피해와 사회적 평판 훼손에 시달린다”며 “교사가 무분별한 신고와 민원을 우려해 학생 지도를 포기하지 않고 소신껏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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