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테슬라 삼촌’의 딥다이브…테슬라로 읽는 산업 대전환

강주현 2026. 8. 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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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딥다이브』…박형근 HMG경영연구원 센터장이 해부한 피지컬 AI 시대의 질서 

『테슬라 딥다이브』…박형근 HMG경영연구원 센터장이 해부한 피지컬 AI 시대의 질서 

『테슬라 딥다이브』, 박형근 지음, 출판사 클, 296쪽./사진: 클 제공

테슬라만큼 자주 거론되면서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는 기업도 드물다. 단순한 전기차 회사로 부르기엔 인공지능(AI) 기술로 더 주목받고, 로봇을 만들더니 이젠 우주까지 아우른다. ‘친절한 테슬라 삼촌’ 박형근은 『테슬라 딥다이브』에서 이런 테슬라를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한다. 나아가 테슬라가 보여준 방법론을 제조업이 마주할 새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제조업 강국 한국이 참고할 만한 전략까지 짚는다.

책 전반을 이끄는 질문은 “테슬라는 무엇을 하려는 회사인가?”다. 저자는 4부 10장 구성으로 답을 찾아간다. 전기차 사업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AI 기업으로 방향을 튼 지난 10년, 161억㎞에 달하는 도로 주행 데이터로 완성해가는 자율주행, 기존 완성차 조립 공정을 근본부터 바꾼 사이버캡과 언박스드 공정,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자체 AI 칩까지. 저자는 이 모든 요소가 하나로 연결된 생태계에서 테슬라의 경쟁력이 나온다고 분석한다.

그렇다고 책 내용이 테슬라 분석에 그치는 건 아니다. 진짜 메시지는 그 너머에 있다. 저자는 환경을 인식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며, 의사결정을 학습하고, 물리적으로 제어하는 테슬라의 순환 구조가 자동차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쇳물을 다루는 고로,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클린룸, 선박 블록을 용접하는 도크도 같은 구조를 가질 수 있다. 모든 제조 현장이 ‘학습 가능한 물리 시스템’이며, 테슬라는 이 패러다임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증명의 사례라고 진단한다.

이 패러다임을 대입할 최적의 무대가 바로 한국이다. 저자는 한국을 ‘피지컬 데이터의 보고’로 규정한다. 철강ㆍ배터리ㆍ반도체ㆍ자동차ㆍ조선. 이 다섯 개 굵직한 제조업을 한 나라 안에서 나란히정상급으로 운영하는 곳은 지구상에 한국밖에 없고, 좁은 국토에 응축된 이 ‘밀집된 다양성’이야말로 피지컬 AI 시대의 전략 자산이라는 것이다.

세계도 이 가치를 알아봤다. 2025년 10월 서울의 한 치킨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블랙웰 GPU 26만장, 약 15조원어치 우선 공급을 발표한 배경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스타게이트 투자의향서 체결,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의 방한도 이어졌다. 글로벌 AI 수장들은 하나같이 한국이라는 거대한 ‘물리 교실’에 대한 접근권을 원한다.

문제는 정작 우리가 그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느냐다. 땅속에 잠든 석유는 뽑아 올리기 전까지 자원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제조 데이터도 기업과 업종이란 담장 안에 머문다면 가능성일 뿐이다. 우리는 데이터라는 실, 제조 역량이라는 바늘을 이미 가지고 있다. 남은 것은 바느질을 시작하는 결단. 저자는 그 결단을 독자에게 권한다.

저자인 박형근은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미래경영연구센터장이다. 한양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KAIST 테크노MBA를 수료했다. 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SK이노베이션, 포스코경영연구원을 거치며 모빌리티ㆍ에너지ㆍ소재를 연구해왔다. 유튜브 삼프로TV ‘언더스탠딩’ 채널에서 테슬라의 기술과 철학을 알기 쉽게 풀어내면서 친절한 테슬라 삼촌이란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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