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매입임대 뛰는 정부 대책…현실은 뒷걸음

박정환 기자 2026. 8. 1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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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신혼부부 집과 석바위사거리
“평당 공시지가 2천만원 터에 신혼집 공급”
사업자-LH, 금싸라기 땅 민간신축매입약정
입지·품질 혁신으로 신혼부부 주거 안정화
LH인천지역본부, ‘사업권 3자 양도’ 약정 해지
“약정대금거래·사업권 양도 실제로 없었다”
사업자, 약정해지 재심의로 실체 규명하길
주안상업지개발특수목적㈜과 LH가 민간신축매입약정을 맺고 신혼부부 주택으로 지어 공급하기로 한 토지가 석바위 사거리에 바짝 붙은 채 빈터로 남아있다. /인천일보DB

◆ 이성훈 LH 신임 사장, "공공임대주택 먼저 찾는 집으로"

"국민이 기다리는 좋은 집을 빠르게 공급하고, 청년·신혼부부의 주거사다리를 마련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7대 이성훈 사장이 2026년 7월 6일 취임식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사장은 취임사에서 신속한 주택공급과 공공임대 입지·품질 혁신, 청년·신혼부부 주거안정 등에 방점을 찍었다.

이 사장의 경영 기조는 정부의 8·13 부동산 대책 중 하나인 'LH 등 매입임대 공급 가속화'에 투사됐다. 2030년까지 도심 안 매입임대 주택 14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공급 속도를 끌어 올린다는 게 뼈대다.

건설사업자에게는 토지·건물 취득세 감면을 한시적으로 확대(현재 15%→ 2027년 70%·2028년 50%·2029년 15%)해 신축 공공 매입임대 물량을 바짝 늘린다.

토지주가 건설사업자에게 땅을 팔 때 양도세 감면율을 현재 10%에서 15%로 높인다. 공사비 상승분도 원가에 반영(인정 한도 2027년 착공 15%· 2028년 착공 10%·2029~2030년 착공 5%)해 수도권 규제지역 내 조기 착공을 이끈다.

공사 기간이 짧은 모듈러 건축물 매입임대 시범사업도 올해 안에 본격 추진한다. 모듈러는 주요 구조부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고 설치하는 건축 공법이다.

결혼 페널티 관련 제도를 고쳐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를 단단히 세운다.

행복주택 신혼부부 입주 자격 소득 기준을 월 939만 원으로 상향한다. 미혼 청년(월 458만 원)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결혼 전 입주가 가능했던 주택이 결혼 후 부부 합산 소득 기준에 걸려 입주를 못 하는 낭패를 막기 위해서다. 종전 신혼부부 행복주택 입주 자격 소득 기준은 월 763만 원이었다.

공공임대 주택에 대한 이 사장의 생각은 외면의 대상이 아니라 먼저 찾는 집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역세권 등 두드러진 입지로 입주자의 삶의 품격을 높이는 주거 선택지의 속도감 있는 공급을 LH의 지향점으로 삼았다.
신혼부부형 매입임대주택 예정 터는 인도를 사이에 두고 지하도 상가와 막바로 연결돼 탁월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천일보DB

◆ 민간사업자, 탁월한 입지 고품격 신혼부부 집 건축 제안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석바위사거리와 인도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일반상업지역 2870.4㎡(주안동 247-1외 6필지)가 잡초만 자라는 빈 땅으로 남아있다.

개별공시지가만 해도 3.3㎡당 2000만 원이 넘는 금싸라기 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땅을 두고 'ㄱ' 자로 왕복 7~8차로인 대로가 둘러쌌다. 접근성은 두말할 것 없다.

이 빈터는 남서 방향으로 주안 2·4동 일원 재정비촉진지구(99만7076.2㎡)가 에워싸였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 2, 4동 일대 재정비촉진지구 개발사업 현황도

주안 2·4동 일원 재정비촉진지구는 2035년까지 주거용지(59.3%)와 도로·공원·학교 등 기반시설용지(31.8%), 상업/업무용지(8.6%) 등으로 개발된다. 미추홀구의 중심 생활권으로 거듭난다.

이 땅은 남쪽으로 미추8구역이, 서쪽으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미추7구역이 붙어있다.

미추8구역(11만8244.7㎡) 재개발사업은 2021년 8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 철거가 완료된 상태다. 시공자 ㈜한화와 포스코이엔씨㈜는 지하 3 ~지상 40층 높이의 아파트 2825세대를 짓는다.

미추7구역(10만5974.4㎡)과 미추4구역(6만8384.3㎡) 재개발사업은 지난 5월과 6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고시가 각각 떨어졌다.

주안도서관 쪽으로 경원대로 건너편 주안10구역에는 '더샵아르테' 아파트 1146세대가 2024년 9월 들어섰다.

이 터에서는 인도 사이 석바위 지하도상가를 막바로 이용할 수 있다. 동서쪽으로 석바위시장역과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공원역을 걸어서 5∼10분 거리에 두고 있다. 시내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에 인천 최대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아인병원이 있다.

반경 1㎞에 걸쳐 주안남초교, 구월서초교, 동인천중교, 상인천여중교, 제물포여중교, 인천고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터로는 탁월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신혼부부 오피스텔 건축 예정 터에서 경원대로 건너 주안 10구역에는 고층 아파트가 이미 들어섰다. /인천일보DB

◆ LH인천지역본부, 민간신축매입약정 체결 후 돌연 약정해지

2025년 11월 5일 ㈜마루디엔에스(현 주안상업지개발특수목적㈜)와 LH는 민간신축매입약정을 맺었다.

마루디엔에스는 2028년 8월 말까지 이 터에 지하 4층, 지상 20층 규모(연면적 3만2378.9㎡)로 신혼부부 매입임대형 오피스텔 209가구를 짓고, LH는 이를 사들이기로 했다.

LH인천지역본부의 민간신축매입약정방식(공사비연동형) 매입공고(2024년 9월)에 따른 후속 과정이었다.

마루디엔에스는 신혼부부 매입임대형 오피스텔 건축 예정 터를 사고 일부 토지에 걸린 가압류를 해지하느라 모두 270억 원 정도를 투입했다.

같은 토지주 소유의 오피스텔 건축 예정 터 밖 인근 땅에 대한 공매 해지를 위해 143억 원을 대위 변제비로 썼다.

마루디엔에스는 금융비용의 이자로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12억 원을 냈다.

마루디엔에스는 이 과정에서 새 투자자(49% 주주)와 함께 주안상업지개발특수목적㈜을 만들었다. 물론 마루디엔에스에서 주안상업지개발특수목적㈜으로 변경하고 LH와 매입약정(2026년 2월 25일)을 다시 체결했다. 오피스텔 건축 예정 터의 소유권을 부동산신탁사에 맡겼다.

지난 6월 9일 LH인천지역본부는 이 땅의 신축매입약정사업과 관련한 소명을 마루디엔에스에 요청했다.

마루디엔에스가 토지소유권 등기이전 전에 전 토지주와 제3자 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권 양수도 계약서'가 민원 서류로 접수됐다는 것이 LH인천지역본부의 설명이었다.

LH인천지역본부는 매도신청서상의 명의(마루디엔에스)와 다른 제3자로의 사업권 양도는 원칙적으로 금지 사항으로 마루디엔에스와 이미 체결한 매입약정은 해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H인천지역본부가 주안상업지개발특수목적㈜와 맺은 매입약정을 해지하면서 신혼부부형 매입임대주택 건설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인천일보DB

◆ 민간사업자 날벼락…413억 투자에 이자만 12억 '발동동'

마루디엔에스는 제3자에게 사업권의 실질적인 이전이 없었고, 전 토지주와 제3자와의 계약은 즉시 철회돼 법률적 효력이 현실화하지 않았다고 소명했다.

전 토지주도 제3자와의 양도대금 거래나 사업권 이전이 없었다고 LH인천지역본부에 직접 해명했다. 그 근거로 제3자가 제기한 매매대금 반환청구 소송에 대해 1심 재판부의 기각 결정을 제시했다.

LH인천지역본부는 지난달 8일 주안상업지개발특수목적㈜와 맺은 신축매입약정을 해제했다.

주안상업지개발특수목적㈜이 실제 사업권 이전이나 자금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제3자와의 사업권 양수도 계약을 맺고 날인한 사실을 인정했다는 이유에서다.

주안상업지개발특수목적㈜ 측은 "LH 승인을 정상적으로 받아 270억원을 투자해 토지가압류 등 권리제한사항과 토지잔금까지 치러 소유권 이전까지 마쳤다"며 LH 측에 신축매입약정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했다.

LH 관계자는 "관련 공고문 및 매입약정서를 위반함에 따른 정당한 약정 해제 조치였다"며, "명백한 규정 위반에 따른 약정 해제는 별도의 재심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모든 절차(약정 체결부터 약정 해제까지)는 규정에 맞춰 정상적으로 이행했다"고 전했다. 

LH인천지역본부가 지난 5월 26년도 3차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 모집 공모를 냈다. 인천에 모두 59가구에 불과했다.

서해구 26가구, 남동구 14가구, 미추홀구 10가구, 제물포구 3가구, 부평구와 계양구 각 2가구, 강화군과 검단구 각 1가구 등으로 대부분 원도심 빌라이다.

/박정환 대기자 hi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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