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힘들었던 7회 13점 폭격, 롯데 역사 새로 썼다
한동희 만루홈런으로 타선 폭발
타선 두 바퀴 돌며 10안타 1홈런
KBO 2위·롯데 최초 대기록 달성

선발 투수가 경기 초반 무너지며 0-8로 패색이 짙던 경기. 타선은 평균자책점 4점대의 상대 선발 투수를 상대로 번번히 잡은 기회를 놓쳤다. 6회까지 뽑아낸 안타는 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7회가 되자 48분의 긴 반격이 시작됐다. 7명의 타자가 들어서 7점을 뽑아내더니 타선이 두 바퀴째를 돌며 공격이 계속됐다. 불 붙은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13점을 뽑아내며 기록을 다시 썼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18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7회말 13득점을 뽑는 저력을 과시하며 15-1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 이닝 13득점은 올 시즌 한 이닝 최다 득점 기록이다. 롯데 구단 역사상 최다 한 이닝 득점도 갈아치웠다. 2011년 10월 4일 한화전, 1995년 6월 28일 삼성전 11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KBO리그 최다 득점 기록은 2019년 한화가 롯데를 상대로 기록했던 16득점이다. 13득점은 KBO 통산 2위에 해당한다.
0-8로 뒤진 채 7회말을 시작한 롯데. 롯데는 전민재의 볼넷, 장두성의 유격수 땅볼 때 유격수 실책, 손성빈의 볼넷으로 안타 없이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황성빈이 우익수 앞 2타점 2루타로 2-8로 추격을 시작했다. 나승엽의 볼넷으로 이어간 만루에서 레이예스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후 4번 타자 한동희가 상대 투수 배동현의 초구 높은 직구를 때려 좌중간 만루 홈런으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점수는 어느새 7-8. 이후 전민재와 장두성이 연속 안타로 2사 1, 2루의 동점 기회를 이어갔고 손성빈이 10구 승부 끝에 2타점 2루타로 9-8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에 성공했지만 롯데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황성빈과 고승민의 연속 안타에 이어 나승엽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고 레이예스가 좌중간 2타점 2루타로 12-8로 점수차를 벌렸다. 한동희가 중견수 앞 안타로 레이예스를 불러들이며 13점째 득점을 완성했다.
7회말 전까지 경기는 롯데가 이기기 힘든 흐름으로 전개됐다. 1회초부터 선발 투수 제레미 비슬리가 2점 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2회에도 2루수의 실책성 수비가 겹치며 5실점했다. 비슬리는 6회초까지 던지며 10피안타 8실점으로 부진했다.
선발이 무너지자 타선도 힘을 제대로 못 썼다. 3회말 2사 만루의 기회를 한동희가 삼진을 당하며 날렸다. 4회말 무사 1, 2루의 기회는 전민재가 병살타로 무산시켰다. 7회말이 시작되기 전 롯데의 승리 확률은 1.2%였다. 7회말이 끝난 뒤 롯데의 승리 확률은 97.4%까지 치솟았다.
7회말 전민재에서 시작한 공격은 윤동희의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끝날 때까지 1홈런, 10안타, 3볼넷, 1실책을 만들어내는 응집력을 과시했다.
역전과 13점 득점을 만든 ‘빅이닝’의 핵심은 4번 타자 한동희의 만루 홈런이었다. 한동희의 홈런이 불가능해 보였던 점수 차를 역전이 가능한 점수 차로 만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7회말에만 5타점을 뽑으며 한동희는 기적같은 13득점의 1등 공신이 됐다.
한동희는 올 시즌 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15홈런, 4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7의 성적을 내고 있다. 부상에서 복귀한 6월 16일 이후로는 타율 0.331, 12홈런, 40타점, OPS 1.027로 완벽한 4번 타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동희는 “7회초에 (고)승민이, (전)민재와 내야 수비에 들어가면서 ‘하나씩만 해보자’라고 이야기했는데 그게 딱 맞아떨어졌다”며 “한 번만 찬스를 잡으면 분명히 뒤집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에 동료들을 믿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