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2.5→3.2%로 0.7%P 상향…“0.6%P가 반도체 덕”

김병훈 기자 2026. 8. 1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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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3.2%로 대폭 끌어올렸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경기가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3개월 만에 성장률 전망을 0.7%포인트 높였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성장률 전망을 0.7%포인트 높인 배경과 관련해 "대략적으로 0.6%포인트 정도는 반도체와 반도체 파급에 의한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5월 전망 이후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이 크게 개선된 데다 2분기 GDP 성장률도 예상보다 높게 나온 점을 이번 수정 전망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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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제전망 수정 발표
내년 성장률도 1.7→2.2%로 0.5%P 높여
수출 4.6→8.7%·설비투자 3.3→7.9% 껑충
경상수지 흑자 2390억→3597억弗로 확대
취업자는 17만→11만명…“체감경기 안좋아”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3.2%로 대폭 끌어올렸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경기가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3개월 만에 성장률 전망을 0.7%포인트 높였다. KDI는 상향 조정분 가운데 약 0.6%포인트가 반도체와 그 파급효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산했다.

KDI는 19일 발표한 ‘KDI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5%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1.7%에서 2.2%로 0.5%포인트 상향했다.

KDI의 전망치는 지난달 정부가 제시한 3.0%보다 0.2%포인트 높고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제시한 3.5%보다는 0.3%포인트 낮다.

이번 전망 상향은 사실상 반도체가 이끌었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성장률 전망을 0.7%포인트 높인 배경과 관련해 “대략적으로 0.6%포인트 정도는 반도체와 반도체 파급에 의한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 자체의 증가뿐 아니라 생산시설을 위한 설비투자와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효과까지 합한 수치다. 나머지 약 0.1%포인트가 반도체 이외의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KDI는 또 올해 GDP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 부문이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 부장은 “반도체 수출뿐 아니라 설비투자도 반도체 때문에 올라가는 부분을 포괄하면 전체 3.2% 성장의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KDI는 5월 전망 이후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이 크게 개선된 데다 2분기 GDP 성장률도 예상보다 높게 나온 점을 이번 수정 전망에 반영했다.

반도체 호황은 수출과 투자 전망치를 큰 폭으로 밀어올렸다. 올해 총수출 증가율 전망은 종전 4.6%에서 8.7%로 4.1%포인트 높였다. 상품수출도 4.5%에서 8.6%로 상향됐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3.3%에서 7.9%로 무려 4.6%포인트 뛰었다.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까지 겹치면서 경상수지 흑자 전망도 크게 불어났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기존 2390억 달러에서 3597억 달러로 1207억 달러 높여 잡았다. 내년에도 3562억 달러의 흑자를 예상했다. 김 부장은 평소 연간 1000억 달러 정도 흑자를 내왔던 것과 비교하면 3600억 달러는 “매우 이례적으로 큰 수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반도체 초호황의 온기가 가계와 고용시장으로 퍼지는 속도는 더뎠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은 2.2%에서 2.3%로 불과 0.1%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다. 실질총소득이 크게 증가했지만 소득 증가 효과가 반도체 관련 부문에 집중돼 실질임금과 다수 가계의 소득 개선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성장률 전망을 대폭 높인 것과 달리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은 17만명에서 11만명으로 오히려 6만명 낮췄다. 고용 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반도체 중심으로 성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건설업과 비반도체 제조업의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반도체의 성과가 상당히 집중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체감경기는 성장률보다 훨씬 안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에는 반도체 호황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내수로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을 기존 1.5%에서 2.0%로 0.5%포인트 높였고 취업자 수 증가폭도 17만명에서 20만명으로 상향했다. 올해 고용 증가폭이 낮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와 내수 개선을 반영한 결과다.

건설투자도 용인·청주 지역의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 등을 반영해 내년 증가율 전망을 1.1%에서 2.7%로 높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올해 2.7%, 내년 2.2%로 종전 전망을 유지했다. 국제유가 전망은 낮췄지만 상반기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영향과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을 감안했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향후 전망의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게 KDI의 진단이다. 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AI 투자 수요가 급격히 꺾이거나 국내 반도체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경우 성장률 전망을 다시 낮춰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우리나라 거시경제 전체의 반도체 의존도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며 “거시경제 전망 자체의 불확실성도 평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병훈 기자 co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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