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조희대 사법농단, 잘라달라는 것이냐...당장 나가십시오”

이민석 기자 2026. 8. 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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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협의 없는 대법관 제청 무법행위” 맹폭
조 대법원장 “퇴학 구걸하는 불량 학생” “사법 개혁” 예고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9일 부산 동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부산을 방문해 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논의하지 않고 신임 대법관을 ‘서면 제청’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퇴학시켜 달라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과의 협의 절차 없이 대법관 임명을 제청한 것을 두고 ‘사법 농단’으로 규정하며, 당 차원의 대대적인 ‘사법 개혁’을 예고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전날 대법관 후보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조율을 거친 뒤 대통령에게 ‘대면 제청’하는 관례를 깨고 청와대에 임명 제청 문서만 보냈다.

◇“당내 지지층 결집, 정국 주도권 잡기” 관측

이에 김 대표는 이날 첫 최고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태를 보면서 한덕수 전 총리가 떠올랐다”며 “그동안 대법관 임명에 있어 선택적 지연을 하며 위법 행동을 해오다가, 최근 편법으로 다시 법 정신을 위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습법적으로 대통령과 협의해 대법관을 제청해 온 역사적 관례를 깬 무법 사법 행위이자 사법 농단”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이제 검찰 개혁을 일단락 지었다”며 “조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을 계기로 사법 개혁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은) 당장 나가거나 사과하라. 그렇지 않다면 사법부 전체가 들고 일어나 달라. 대한민국 사법부는 사법 개혁의 무서운 파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첫 최고위에서 김 대표가 사법부 수장에 대한 강경 발언을 내놓은 데 대해 정치권에선 당내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당대회 기간 경쟁했던 이른바 친청(친정청래)계를 의식해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검찰 보완 수사권 폐지 등 여권의 이른바 ‘검찰 개혁’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사법부를 다음 개혁 타깃으로 설정해 당내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하고 있는 행태는 자신이 지금까지 한 모든 법률적·정무적·국민적 잘못을 덮기 위해 또 하나의 법률적 잘못을 범한 것”이라며 “사고 치고 유리창을 깬 다음에 퇴학시켜 달라고, 공부 안 하겠다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고 했다. 그는 “본인의 잘못으로 대통령이나 국회가 법 절차를 따지게 만들고, 이를 역으로 뒤집어씌우려는 최악의 법 기술자의 농간”이라며 “조희대 씨는 이제 대법원장이 아닌 ‘법 기술 원장’”이라고도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은 내란 사태 당시 사법부의 권위를 지키지 못하고 야합했다는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고, 대선 개입의 신속함을 보이면서도 공정하지 못했다”며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인 조희대 씨는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부산 동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병도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의 손을 잡고 있다. /뉴스1

◇탄핵 소추 추진엔 부담...‘사퇴 압박’ 우회 전략

다만 김 대표는 이날 조 대법원장에 대해 ‘탄핵’이라는 단어를 거론하면서도, 당 주도의 탄핵 소추에 여부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대신 그는 “대한민국 대법관들에게 조 대법원장이 잘못했다고 성명서를 내줄 것을 요구한다”며 “법관 회의를 열어 조희대 사퇴를 결의해 달라”고 사법부 내부의 집단 행동을 거듭 촉구했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선 갓 출범한 ‘김민석 지도부’의 고육지책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단독으로도 국회에서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가결할 수 있지만 이후 헌법재판소의 문턱을 넘기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밀어붙였다가 작년 3월 헌재에서 기각됐었다.

여권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업고 탄핵 소추를 밀어붙였다가 헌재에서 기각될 경우, 그 후폭풍은 새 지도부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우회적으로 사퇴를 압박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날 “209일, 대법관 자리를 반년 이상 뭉갠 조희대 대법원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패싱하고, 법사위 전체의 바로 전날 서면으로 일방 통보했다”며 “긴 시간 제청을 미루던 대법원은 김건희, 한덕수, 이상민 사건을 잇따라 전원합의체 기습 회부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은 9일 만에 7만 쪽짜리를 들여다보고 유죄 취지 파기 환송이라더니, 정작 내란 재판은 감감 무소식이다. 대통령에게 들이댔던 신속재판의 잣대는 어디로 간 것이냐”라며 “민주당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을 대신해 그 저희를 낱낱이 따져 묻겠다. 국회는 결코 단순 거수기가 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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