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조명 줄이고 색온도 바꿨더니, 나무가 ‘제철’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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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도시화 흐름과 함께 도시의 밤을 밝히는 인공조명도 늘어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야간 인공조명 면적은 연간 2.2%씩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야간 인공조명은 식물의 생체 시계를 교란시켜 식물의 생장 시기를 엉클어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빛 공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구진이 미국 북동부 4개 도시를 대상으로 야간 인공조명 감소 정책이 식물의 생장 시기에 미치는 영향을 위성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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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도시화 흐름과 함께 도시의 밤을 밝히는 인공조명도 늘어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야간 인공조명 면적은 연간 2.2%씩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야간 인공조명은 식물의 생체 시계를 교란시켜 식물의 생장 시기를 엉클어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빛 공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컨대 야간 조명은 새싹이 트고 잎이 돋아나는 시기를 앞당기거나 나무에 단풍이 드는 시기를 늦춘다.
이는 먹이사슬로 이어진 생태계 전반에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일으켜 꽃가루 매개자, 초식 동물, 식물에 알을 낳는 곤충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또 철새와 다른 동물들의 방향 감각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일부 도시에서는 조명 기구의 밝기나 점등 시간, 색온도 조절 등을 통해 인공조명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생태계 영향은 어떨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못했다.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진이 가로등 조명을 줄이거나 색온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식물의 계절적 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피엔에이에스 넥서스’(PNAS Nexus)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미국 북동부 4개 도시를 대상으로 야간 인공조명 감소 정책이 식물의 생장 시기에 미치는 영향을 위성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야간 조명 저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한 뉴욕시와 워싱턴 디시, 그런 정책이 없는 뉴어크와 필라델피아를 비교 그룹으로 설정했다. 이어 정확한 비교를 위해 2021년 11월 발사된 ‘지속가능발전 과학위성 1호’(SDGSAT-1)의 2022~2024년 관측 데이터를 활용했다. 유엔의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이 위성은 기존 위성과 달리 빛의 밝기뿐만 아니라 빨강, 초록, 파랑 등 빛의 색상까지 정밀하게 분리해 포착할 수 있다.

가로등, 청색광 적은 엘이디로 교체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식물의 생체시계를 교란하는 주범으로 꼽히는 청색광의 감소다. 워싱턴 디시는 2022년 봄 ‘스마트 가로등 프로젝트’를 통해 7만5천개의 가로등을 청색광이 적은 따뜻한 색온도(2700K~3000K)의 엘이디(LED)로 교체했다. 뉴욕은 엘이디 교체와 함께 철새 이동기엔 야간 야외조명 사용을 제한하고, 시가 관리하는 건물에 사람이 없을 때 자동으로 조명이 꺼지도록 하는 센서를 설치했다.
빛 공해가 줄어들자 식물들의 생체 리듬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과거 뉴욕의 식물들은 인접한 뉴어크보다 봄철 생육 시작일이 평균 2.1일 빨랐고, 가을 단풍·낙엽 시기는 1.6일 늦었다.
그러나 조명 저감 정책 시행 이후 이 양상이 완전히 역전됐다. 뉴욕의 봄철 나뭇잎 생육 시기는 뉴어크보다 2.0일 늦어졌고, 가을 단풍·낙엽 시기는 무려 8.0일이나 앞당겨졌다. 인공조명 감소가 가을의 시작을 지연시키던 요인을 제거한 것이다. 워싱턴 디시와 필라델피아 비교에서도 생육 시작 시기의 격차가 8.8일에서 5.0일로 좁혀지는 등 비슷한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도시 조명 정책을 수립할 때 단순한 밝기 감소뿐 아니라, 식물의 생물학적 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빛의 색상’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따뜻한 색상의 조명, 빛 가림막 설치, 신축 건물의 지속가능한 조명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에 대해 “정책 시행 후 단 1년의 데이터와 4개 도시만을 대상으로 한 탐색 성격의 연구”라고 선을 그었다. 식물의 생장 시기는 기온이나 강수량, 식물 종의 분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도시를 대상으로 한 장기적인 관측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문 정보
Mitigating artificial light at night: effectiveness of policies and implications for plant phenology.
https://doi.org/10.1093/pnasnexus/pgag237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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