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가 프로젝트’에 전력수요 지각변동…李공약 ‘에너지고속도로’ 수정 불가피 [심층기획-‘에너지전환 청구서’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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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메가 프로젝트로 호남권 6.3기가와트(GW) 등 신규 전력 수요가 생기면서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일명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박종배 대한전기학회 회장은 "지역별 전력 수요가 크게 달라진 만큼 정부가 이러한 변화를 다각도로 검토해 (노선·용량 등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전남 지역의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를 고려하면 호남의 신규 전력 수요와 서해안 HVDC 사업이 서로 상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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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용량 등 재설계 필요” 지적
호남반도체산단 전력수요 전량 반영
정부 “12차 전기본 토대로 조정 검토”
3대 메가 프로젝트로 호남권 6.3기가와트(GW) 등 신규 전력 수요가 생기면서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일명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새만금~서화성 구간인 1단계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나머지 구간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토대로 일부 수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에너지 분야 핵심 공약인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에 대한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는 전체 계획 가운데 1단계 사업(8.4GW)에 해당하는 물량만 반영됐고, 용인 반도체 산단 수요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제12차 전기본 수립총괄위 관계자는 “전체 계획 물량 가운데 확정된 수요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3대 메가 프로젝트로 호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별 전력 수요 전망이 크게 달라지면서 두 지역을 잇는 서해안 HVDC의 노선과 송전용량 등을 재설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단계 사업은 그대로 추진하되 이후 구간은 12차 전기본을 토대로 조정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새만금에서 서화성까지 가는 노선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며 “그 외 나머지를 어떻게 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12차 전기본을 정밀하게 검토해 수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지 등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해안 HVDC는 서해·호남지역에서 대량 생산되는 태양광·해상풍력 전력을 수도권 등 주요 수요처로 보내기 위한 송전망이다. 총 4개 노선, 8GW 규모로 추진된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추진되는 1단계는 새만금~서화성 220㎞ 구간을 잇는 2GW급 선로다. 정부는 당초 2031년이던 준공 목표를 2030년으로 1년 앞당겼다. 이후 신해남~당진화력, 신해남~서인천복합, 새만금~영흥화력발전소를 잇는 나머지 3개 선로를 순차적으로 구축해 2038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영환 전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서해안 HVDC는 당초 호남에 공장 등 전력 수요가 부족해 이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라며 “호남에 대규모 전력 수요가 생기면서 상황이 바뀌었으니 의미가 없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3대 메가 프로젝트로 호남의 전력 수요가 늘더라도 서해안 HVDC의 필요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호남 반도체 산단의 신규 전력 수요가 6.3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30년대 후반 호남권의 전기 생산 여력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제11차 전기본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38년 호남권의 잉여 무탄소 발전 용량은 47.1GW로 전국에서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도권과 충청 지역은 무탄소 전원 자원이 부족하고 수요가 커 다른 지역에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배 대한전기학회 회장은 “지역별 전력 수요가 크게 달라진 만큼 정부가 이러한 변화를 다각도로 검토해 (노선·용량 등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전남 지역의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를 고려하면 호남의 신규 전력 수요와 서해안 HVDC 사업이 서로 상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용인·평택을 비롯한 수도권의 대규모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서해안 HVDC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우현 서울과기대 전기정보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호남 반도체 산단이 들어선다고 6.3GW의 전력 수요가 곧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고, 초기 3~5년간 기반시설을 구축한 뒤 실제 가동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상 여건에 따른 재생에너지 발전 변동성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송전용량을 더 늘려야 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정부가 11차 전기본에서 세운 전력망 계획을 달라진 수요와 발전 여건에 맞춰 다시 면밀히 검토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재 기자 a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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