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홍대선, 구간마다 첫 삽 뜨는데…종착역은 여전히 안갯속

김찬호 2026. 8. 1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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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역·가양역, 각각 9월15일, 11월 1일부터 착공 돌입
덕은역, 오는 24일부터 안전시설인 수직구 공사 첫삽
종착역 역사 설치 관련 국토부 vs 마포구청 행정소송 '여전'
지난해 12월15일 오후 부천 오정대공원에서 열린 '대장-홍대 광역철도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착공을 축하하고 있다. / 사진 = 강서구청 제공

경기 부천 대장신도시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을 잇는 '대장~홍대간 광역철도'(이하 대장홍대선)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가진 지 200여일 만에 구간별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정작 종착역인 홍대입구역 구간 설치를 둘러싸고 마포구청과의 행정소송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곳곳에서 공사가 시작돼도 개통 시점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얘기다.

■구간별로 착공 준비 나서는 대장홍대선…속도전 돌입하나
19일 국토교통부와 관할 구청 등에 따르면 대장홍대선 일부 구간에서 착공을 위한 준비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상이 필요 없어 우선적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구간별로 진행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홍대선은 총사업비 2조1287억원을 투입해 경기 부천 대장신도시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을 잇는 광역철도다. 서울 서부의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대장신도시 입주민들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지난해 12월 15일 화려하게 착공식을 열었지만 정작 실제 공사가 시작되기까지는 그 뒤로도 넉 달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러다 올해 4월30일이 돼서야 착공계가 제출됐다.

이런 가운데 착공 준비에 돌입한 구간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양천구청은 최근 대장홍대선 공사에 따른 시내버스정류소 임시 이전이 서울시로부터 승인받았다고 공지했다. 정류소가 걸린 신월역은 대장홍대선 3공구에 해당하는 구간으로, 정류소 이전 승인은 곧 굴착 공사 착수를 위한 마지막 행정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으로 읽힌다.

강서구청은 화곡역(105정거장)과 강서구청 인근(106정거장)을 오는 9월 15일부터, 가양역 인근(107정거장)을 11월 1일부터 각각 착공을 위한 상부 복공판 설치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복공판 설치는 지하 굴착에 앞서 지상 통행로를 확보하는 사전 공정으로, 통상 이 작업이 시작되면 본공사 착수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덕은역(108정거장) 구간은 한발 더 나아갔다.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은 오는 24일부터 덕은역 수직구 공사에 들어간다는 공사안내문을 이미 게재했다. 수직구는 지하 터널의 환기와 비상대피 기능을 겸하는 핵심 안전시설로, 본격적인 터널 굴착의 신호탄으로 통한다.

마포구청 역시 지난 13일 '2026년 하반기 도로관리심의회'를 열고 대장홍대선 상암역(109정거장)·성산역(110정거장) 굴착 공사 관련 도로관리 안건을 가결했다. 두 역 모두 굴착 공사가 필요한 구간인 만큼, 이번 가결로 병행 공사가 가능해지면서 사업 전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같은 회의 테이블에 오른 홍대입구역(111정거장) 관련 안건은 이번에도 통과하지 못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두 차례 연속 보류다. 종착역 위치 조정 문제를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게 마포구의 판단이다.

■구간별 속도전에도 정작 '종착역'은 7개월째 소송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에 대장홍대선 덕은역 수직구 공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 사진 = 김찬호 기자

문제는 대장홍대선의 끝인 '종착역'이다. 다른 구간이 아무리 순조롭게 착공에 들어가도 노선 끝에 있는 홍대입구역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대장홍대선은 완성될 수 없다.

갈등의 발단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토부가 종착역인 홍대입구역을 '레드로드' 일대에 설치하기 위해 마포구청에 '레드로드 내 종착역 설치에 대한 의견 조회'를 2차례 요청했지만 마포구청에서 모두 '의견 없음'으로 회신했다.

당시 마포구청 측은 의견 조회에 대한 부실 대응을 인정하면서 뒤늦게서야 국토부와 서울시 등에 이전 설치 제안에 나서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관련 보도 머니투데이방송 MTN 2025년 8월 11일 "홍대입구역 당연한 줄 알았다?"…마포구청 늑장 대응 논란 참조)

또 3개 노선의 환승 거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DMC역과 상암고역마저 실시계획에서 빠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에 마포구청은 대안으로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옆에 종착역 역사를 설치할 수 있는지를 판별하는 용역을 지난해 자체 발주했다. 용역 결과 해당 위치에 역사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나오자, 마포구청은 이를 근거로 구청이 요구하는 위치에 종착역을 세울 수 있다는 타당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을 세웠다.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마포구는 올해 1월 30일 국토부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반년이 넘도록 결론은 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4일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에서 인근 상인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 = 김찬호 기자

마포구청 관계자는 "종착역 관련해서는 국토부와 행정소송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소송 중이기 때문에 국토부와 상의하고 있는 부분은 없고 드릴 수 있는 말씀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마포구는 종착역 위치 조정과 DMC역 추가 설치라는 기존 요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입장은 조금 다르다. 국토부 관계자는 "종착역 설치와 관련해서는 설계는 이미 완료됐지만 레드로드 내 상인분들의 어려움도 알고 있다"며 "구청이 제기한 소송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도 한 만큼 마포구청과 계속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설계는 끝났지만,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결국 국토부와 마포구청 사이 협의가 매듭지어지지 않는 한 나머지 구간들이 아무리 순조롭게 착공에 들어가더라도 노선 전체의 준공과 개통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구간마다 사업에 속도가 붙어도 정작 노선의 '마침표'는 여전히 찍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김찬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