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국채 금리 19년 만에 최고 찍었는데...빅테크 9개사 숨은 빚 ‘4200조’

박윤선 기자 2026. 8. 1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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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급증하는 국가 부채와 대규모 발행 여파로 2007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잔존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인기 상장지수펀드(ETF)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가격 역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 국채 금리가 치솟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국가 부채의 증가다.

AI 설비 투자를 위해 부채를 늘리고 있는 기업들도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나눠지게 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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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 부채 40조 달러 육박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플레 우려
빅테크 AI 투자 위해 회사채 발행
국채금리 오르면 덩달아 금리 올라
칩 구매약정 등 ‘그림자 부채’도 불씨
AP연합뉴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급증하는 국가 부채와 대규모 발행 여파로 2007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붐을 타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빅테크들이 4200조 원에 달하는 ‘숨은 빚’을 갖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며 미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30년 만기 미 국채 시장 거래 금리는 전장보다 5bp(1bp=0.01%포인트) 상승한 5.31%로,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였던 2007년 6월 기록한 5.44%에 근접하며 19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 13일 미 재무부의 25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신규 발행에서도 입찰 금리가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5.22%를 기록하며 상승 경향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미 정부의 재정 부담과 인플레이션 위험 등을 우려해 장기 국채에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 것이다.

잔존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인기 상장지수펀드(ETF)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가격 역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장기 국채 ETF 중 거래가 가장 활발한 TLT는 17일 전장 대비 0.84% 내린 81.35달러로 마감했다. 2004년 6월 14일 이후 최저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TLT는 이날까지 연초 대비 6.6% 하락해 2022년 역대급 채권 시장 폭락 이후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장기 국채 가격이 저점을 찍었다는 판단에 저점 매수를 하는 투자자들도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TLT를 운용하는 블랙록은 지난 7월 이후 현재까지 TLT에 64억달러가 순유입됐다고 밝혔다.

장기물 국채 금리 끌어올린 3대 요인은

케빈 워시(왼쪽)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장기 국채 금리가 치솟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국가 부채의 증가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12일 기준 정부 부채는 약 40조 달러다. 올들어 7월까지 누적된 미국 정부 적자는 이미 전년도 연간 적자 1조77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란과의 분쟁 장기화에 따른 군사비 증가와 사회보장비, 이자비용 확대가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대규모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결국 또 빚을 낼 수 밖에 없다. 이미 발행된 국채도 많은데, 여기에서 추가로 국채를 발행하면 국채 공급이 늘어 가격은 하락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두 번째 원인은 인플레이션 우려다. 최근 발표된 미 7월 고용 지표 부진과 소매 판매 감소 등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단기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다소 완화했지만, 여전히 3%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은 채권 시장의 부담이다.

전통적인 장기 국채 매수 세력의 수요가 약해진 점도 장기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국가부채를 감당하려면 국채 발행량을 줄이기는 어려운데 인플레이션 위험을 떠안으려는 투자자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채 수요가 감소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는 반대로 상승한다.

미션스퀘어의 채권 책임자 율리아 알렉세예바는 “장기 금리는 단순히 연준의 다음 움직임보다는 재정 및 공급 역학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며 “단기 경제 지표 부진으로 단기 금리 인상 압력은 줄어들었지만, 재정 리스크와 물량 공급, 연준의 채권 매입 축소로 인해 장기 금리는 더 높은 프리미엄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막대한 AI 투자금에 “빅테크 숨은 빚 4200조 원”

미국 인디애나주 뉴 칼라일 소재 아마존 웹 서비스(AWS) AI 데이터 센터. 로이터연합뉴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그보다 리스크가 큰 회사채 금리도 오른다. AI 설비 투자를 위해 부채를 늘리고 있는 기업들도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나눠지게 된다는 의미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메타·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엔비디아·브로드컴·스페이스X·AMD 등 미국 기술기업 9곳의 최근 증권 공시 주석을 분석한 결과,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는 AI 관련 약정이 3조 달러(약 420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9개사가 지난 1년 동안 집행한 자본지출 6000억달러(약 850조원)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주요 항목은 미개시 리스와 구매 약정으로 모두 현재는 장부에 부채나 지출로 잡히지 않지만 실제로는 미래에 부담해야 할 부채성 자산이다. 미개시 리스란 임차 계약은 맺었지만 아직 사용을 시작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실제 임대료가 지급되는 때부터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현재 기준으로는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이는 1조2000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4배로 증가했다. 구매 약정 역시 칩이나 전력 등을 구매하기로 미리 약속한 것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기 시작할 때 비로소 지출로 분류된다. 이는 1조 90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미 서명한 미개시 리스와 구매 약정은 대부분 취소할 수 없다. AI 수요가 지금처럼 강력하다면 상관 없지만, 지금보다 약해진다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빅테크들은 이미 막대한 AI 지출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다. 모건스탠리 회계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장부 밖 약정이 잦아지고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투자자가 기업의 총 잠재 레버리지를 평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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