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높이뛰기 우승 로봇, 산업현장에… 시간당 택배 1200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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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택배를 분류하고 있는 로봇이 지난해 로봇대회 멀리뛰기와 높이뛰기 분야에서 우승했습니다."
로보에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국 우정국(우체국)을 포함해 전국 10곳 이상의 물류센터에 이미 배치돼 있다.
로보에라는 로봇의 몸체, 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AI) 모델, 섬세한 작업에 필수인 로봇손 등을 자체 개발하는 소수 기업 중 하나다.
중국 로봇과 AI 업계는 올해를 로봇 기술의 무게 중심이 엔터테이먼트용 로봇에서 산업용 로봇으로 이동하는 원년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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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인간 작업수준 뛰어넘어
中로봇정책, 산업현장 투입에 초점

10일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의 로봇기업 로보에라(RobotEra·星動紀元) 본사. 사람 키만 한 로봇 M7 앞에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택배 상자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쉴 새 없이 밀려왔다. M7은 머리에 달린 카메라로 상자 형태와 송장 위치를 파악한 뒤 택배를 집어 들었다. 그러곤 다섯 손가락과 손목을 자유자재로 돌리며 송장이 천장을 향하도록 한 뒤 상자를 다시 벨트 위에 내려놨다. 지난해 경기장과 공연장을 누비던 ‘엔터테인먼트 로봇’이 올해는 물류센터 직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베이징은 19일 ‘세계로봇대회(WRC)’ 개막을 시작으로 ‘세계휴머노이드 로봇대회(WHRG)’가 끝나는 26일까지를 ‘로봇 위크’로 정했다. 로봇 전시, 판매, 경기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로봇 행사가 열리는 것. 특히 올해엔 로보에라의 M7처럼 실제 작업 현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업무를 완수하는지에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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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머노이드 로봇이 소포 분류 중국 로봇 기업 ‘로보에라’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우정국(우체국)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각종 소포물을 분류하고 있다. 중국 내 물류센터 10곳 이상에 배치된 이 로봇들은 시간당 최대 1200개의 택배를 처리하고 있다. 로보에라 제공 |
● 中 우체국 등 전국 물류센터에 100여 대 투입
로보에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국 우정국(우체국)을 포함해 전국 10곳 이상의 물류센터에 이미 배치돼 있다. 올 4월 공장에 처음 투입될 당시엔 작업 효율 기준으로 인간 근무자의 85% 수준이었다. 하지만 불과 4개월여 만에 일부 사업장에선 시간당 1200개의 택배를 처리하고 있다. 로보에라 측은 “이미 사람 근무자의 작업 수준은 뛰어넘았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에서 작업 중인 M7은 지난해 WHRG의 육상 2개 종목에서 우승한 L7을 개조한 모델이다. 자오자치(趙佳琪) 로보에라 브랜드마케팅 총괄은 “공장에선 높이 뛰거나 빠르게 달릴 필요가 없어 다리를 안정적인 받침대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자오 총괄은 공연이나 경기장에 투입된 로봇과 공장용 로봇의 차이를 사람의 소뇌, 대뇌에 빗댔다. 그는 “춤이나 달리기 등 미리 연습한 동작을 정확히 반복하는 로봇은 ‘소뇌’가,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은 주변을 살피고, 판단하며 다음 행동을 계획해야 하기 때문에 ‘대뇌’가 중요하다”고 했다.
로보에라는 로봇의 몸체, 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AI) 모델, 섬세한 작업에 필수인 로봇손 등을 자체 개발하는 소수 기업 중 하나다. 올 3월 삼성전자, 우리금융 등이 이 회사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며 기업 가치가 100억 위안(약 2조 원)을 넘어섰다.
● 로봇 기술 무게 중심 엔터테이먼트에서 산업으로 이동
중국 로봇과 AI 업계는 올해를 로봇 기술의 무게 중심이 엔터테이먼트용 로봇에서 산업용 로봇으로 이동하는 원년으로 보고 있다. 중국 AI 전문 매체 량쯔웨이(量子位)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중국의 피지컬 AI 분야 투자금은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등 로봇 두뇌를 개발하는 업계에 50.8%가 몰렸다. 로봇이 공장, 가정을 포함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에 투자금이 쏟아진 것. 중국증권보는 “투자자들이 화려한 시연보다 실제 생산 능력과 재구매 여부를 따지기 시작했다”며 “평가 지표가 공중제비에서 물건 나르기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도 로봇 지원 정책의 초점을 ‘현장 투입’에 맞추고 있다. 올 6월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실전훈련을 위한 특별 실행계획’에 따르면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제조, 물류공장을 로봇 기업들에 적극 개방하는 ‘실경실훈(實景實訓)’ 정책이 시행 중이다. 이렇게 작업 현장에서 쌓인 데이터를 토대로 연말까지 로봇의 산업화 성공 모델 100개를 선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로봇의 산업현장 투입은 여전히 시작 단계란 평가가 많다. 시장 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85% 이상이 공연·전시, 교육 등 비산업 분야에 배치됐다. 산업용 로봇이 각종 생산시설에 투입될수록 기존 기업 구성원들의 반발과 일자리 문제 역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계속 제기된다.

한편 올해 로봇 대회에서도 로봇의 산업 활용도가 핵심 평가 요소로 여겨질 전망이다. WRC 측이 사전 공개한 주요 전시로봇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바퀴가 달리거나 고정형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눈에 띄게 늘었다. 두 발로 걷는 데 집착하기보다 공장에선 바퀴를 달고, 험지에선 네 발로 움직이는 등 실제 작업 동선에 맞춰 제작된 로봇이 많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
지난해 달리기, 축구, 격투기 경기로 화제를 모은 WHRG도 올해는 실제 산업 관련 작업 능력을 겨루는 종목을 대폭 늘렸다. 가사 청소, 호텔 서비스, 산업 생산, 긴급구조 등의 ‘시나리오 경기’는 지난해 6개에서 올해 21개로 크게 늘었다.
WHRG를 공동 주최하는 베이징시의 류웨이량(劉維亮) 경제정보화국장은 “움직일 줄 아는 로봇이 아니라 진짜 일할 줄 아는 ‘모범 일꾼’을 가려내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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