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시행자 지정고시 미루는 종로구청… 창신 9·10구역 재개발 사업 또 제동

박기람 기자 2026. 8. 1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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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지연
주민들 탄원서 접수…거센 반발

“종로구청장이 이해할 수 없는 몽니를 부려 20여년 숙원 사업이 또 다시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종로구 창신9구역 주민)

2007년 뉴타운 지정을 시작으로 20여년에 걸친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정비구역 지정을 받으며 순항하던 서울 종로구 창신 9·10구역 재개발 사업에 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종로구청이 법적 근거도 없는 이유로 두 사업장의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두 달 넘게 미루고 있는 것. 이에 주민들이 탄원서 접수에 나서는 등 강력 반발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창신9·10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총 23만5000㎡(약 7만1000평) 부지에 지상 29층 아파트 4500여가구를 새로 지을 계획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창신 9구역과 10구역은 지난 6월11일 각각 대신자산신탁과 한국부동산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종로구청에 제출했다. 두 구역 모두 신탁방식 재개발 사업자 지정 요건인 토지등소유자 동의율 75% 이상을 충족했다. 창신9구역은 75.86%, 10구역은 75.38%를 각각 채웠다.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상 요건을 충족해 사업시행자 지정을 신청하면, 행정관청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지정 고시를 하도록 돼 있다. 지정 고시 처리 기한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빠르면 2주, 늦어도 한 달이면 끝난다.

그러나 종로구청은 두 달 넘도록 고시를 미루고 있다. 뚜렷한 법적 근거는 없다. 다만, 구청 측은 추가적인 합의와 투기 의혹 등을 언급하고 있다. 유찬종 종로구청장은 지난달 24일 현장 주민과의 대화에서 “75%, 80% 동의율을 갖췄다고 무조건 밀어붙일 게 아니라 구청이나 주민들과 제대로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자비한 재개발이 능사가 아니다”, “조직적인 찬성 움직임은 투기가 의심된다”며 신탁방식 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고시 지연에 항의하는 탄원서를 1주일만에 2500건 넘게 접수하며 구청 측을 압박하고 있다.

종로구청은 재개발·재건축 TF를 가동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소수의 반대 의견이나 구청장의 주관적인 프레임으로 법정 동의율을 달성한 사업을 막아서는 것은 법치 행정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박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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