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고통에 ‘인생 선배’가 필요한 이유…경험의 공감과 위로를 주다

필자의 지인 A는 최근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축하 인사를 보내려 하니, 그는 SNS에 학위 취득 후기가 가득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몇 년간 고생한 걸 지켜봤고, 필자 역시 그 과정을 겪어 알만 한 기쁨인 터라 충분히 공감 가는 행동이었다. 동시에 ‘귀엽다’는 생각도 들어 ‘피식’ 웃음이 났는데, 그 이유는 불과 얼마 전 A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필자는 A에게 ‘학위를 취득하면 한동안은 그걸 그렇게 생색내고 싶더라’라며, ‘심지어 서재에 ‘학위기’를 펼쳐서 올려 두었다’라는 이야기를 하게 됐다. 당시 A는 “상담실이나 사무실도 아니고 집에서, 그것도 쌤만 주로 들어가는 서재에 그렇게 펼쳐놨다니 쌤답지 않네요~”라며 살짝 놀리는 분위기였다. 이에 필자는 “안 그래도 얼마 후 그게 허세로 느껴지고, 민망해 치우게 됐어요. 근데 나중에 학위 따 봐요, 아마 쌤도 되게 자랑하고 싶어질 걸?!”이라고 답했다. 그때 A의 반응은 당연히 본인은 안 그러리란 호언장담이었다. 하지만 작금에 와서는 어떤가? 필자의 예상보다 더 과한 자랑 중이니, 귀엽게 여겨질 만하지 않았겠는가. 결국 어떤 일은 자신도 통과해야만 아는, 즉 ‘경험’으로만 알게 되는 일도 있는 셈이다.
그러니 좋은 일뿐만 아니라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일수록 더 힘을 내어 인생 선배를 찾아 나설 필요가 있다. 먼저 그 길을 가본 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이의 발자국을 한 발짝씩 따라가 보는 거다. 그렇게 얼마간 가다가 뒤돌아보자. 그럼 어느새 고통에서 이만큼 헤쳐 나온, 나만의 발자국도 제법 길게 나있을 것이다.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참 괜찮은 나』 외 다수 저서)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43호(26.08.18) 기사입니다]
Copyright © 시티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