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늘은 장화 신고 출근"…물폭탄 거제 주민들 흙탕물과 '사투'

박영민 2026. 8. 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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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원봉사 현장도 아닌데 장화를 신고 목장갑을 끼고 출근했습니다."

18일 오후 경남 거제시 고현동 상가 일대에서 만난 신현농협 직원은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작년 산청 수해 지역에 자원봉사를 갈 때 장화를 신었는데 오늘은 장화 차림이 출근복장"이라며 "새벽부터 물건을 꺼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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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군·자원봉사자 등도 복구 구슬땀…국가소방동원령 해제에 일부 불만도
침수 피해에 진흙 묻은 물품들 (거제=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18일 오후 경남 거제시 고현동 농협 영농자재백화점 침수 피해 복구 현장에서 진흙이 묻은 물품들이 쌓여 있다. 2026.8.18 ymp@yna.co.kr

(거제=연합뉴스) 박영민 정종호 기자 = "오늘은 자원봉사 현장도 아닌데 장화를 신고 목장갑을 끼고 출근했습니다."

18일 오후 경남 거제시 고현동 상가 일대에서 만난 신현농협 직원은 이같이 말했다.

광복절 연휴 경남 남해안을 덮친 집중호우는 그쳤지만, 물난리가 할퀴고 간 거리에서는 여전히 흙탕물과의 사투가 이어졌다.

일부 도로는 통제된 상황에서 곳곳에 소방당국의 배수 장비가 설치돼 지하에 가득 찬 흙탕물을 지상으로 퍼 올리고 있었다.

도로 주변에는 건물에서 꺼낸 쓰레기 더미가 쌓였고, 소쿠리에는 진흙이 잔뜩 묻은 기자재가 가득했다.

주민들은 목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은 채 물에 젖은 가재도구와 집기를 연신 건물 밖으로 옮겼다.

신현농협 마트에서도 전날 새벽부터 직원 10여명이 나와 침수된 기자재와 집기를 꺼내고 배수 작업을 이어갔다.

침수 피해 바라보는 농협 직원 (거제=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18일 오후 경남 거제시 고현동 신현농협 영농자재백화점에서 한 직원이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지하 창고를 바라보고 있다. 2026.8.18 ymp@yna.co.kr

농협 관계자는 "지하에 있던 트럭과 지게차까지 물에 둥둥 떠 있었고 기자재와 집기도 모두 잠겼다"며 "물을 막아보려 했지만, 몸까지 위험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두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산청 수해 지역에 자원봉사를 갈 때 장화를 신었는데 오늘은 장화 차림이 출근복장"이라며 "새벽부터 물건을 꺼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소방대원들은 지하 주차장 등에 배수 장비를 설치하고 굵은 호스를 도로까지 연결해 쉴 새 없이 물을 퍼냈다.

무더위 속에 대원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지만, 대원들은 주민 요청이 들어오면 침수된 식당에 들어가 물을 퍼내거나 청소도 도왔다.

김대규 경남소방본부 소방장은 "고현동과 옥포동 일대는 지하 공간 대부분이 침수됐다고 보면 된다"며 "이 정도 풍수해 피해는 처음이라 배수에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배수 작업을 하면서 식당 등에서 요청이 오면 대원들이 직접 들어가 청소도 돕고 있다"고 전했다.

흙탕물 뒤덮인 농협 영농자재 창고 (거제=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18일 오후 경남 거제시 고현동 신현농협 영농자재백화점 지하 창고에 집중호우로 흘러든 흙탕물이 고여 있고, 침수된 영농자재들이 진흙에 뒤덮여 있다. 2026.8.18 ymp@yna.co.kr

자원봉사자와 군 장병도 복구에 힘을 보탰다.

거제시에 따르면 이날 자원봉사자 38명 이상이 밥차 운영과 침수 가구, 고현동 침수지역 복구 등에 투입됐다. 시는 19일부터 자원봉사 인력을 본격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육군 제39보병사단도 거제와 통영 수해 현장에 장병 240여명을 투입해 주택과 상가, 학교 등에 쌓인 토사와 잔해물을 제거했다.

다만 복구가 한창인 상황에서 국가소방동원령 해제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주민도 있었다.

이날 오후 현장에서는 동원령 해제에 따라 장비를 정리하고 복귀를 준비하는 타지역 소방본부 대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권순옥(71) 씨는 "아직 배수도 끝나지 않았는데 다른 지역에서 온 소방대원들이 철수하고 있다"며 "정부가 복구가 끝날 때까지 필요한 인력을 신속하게 배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제 수해복구 지원 나선 육군 장병들 (거제=연합뉴스) 육군 제39보병사단 장병들이 18일 경남 거제시 장평초등학교에서 집중호우로 쌓인 토사와 잔해물을 제거하며 학교시설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26.8.18 [육군 제39보병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mp@yna.co.kr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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