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열전] 무뇨스, 현대차 체질 바꾼 '승부사'

곽호준 기자 2026. 8. 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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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자동차 창립 이후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은 글로벌 판매·마케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경영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가 감소하고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뇨스 사장의 경영 능력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당시 현대차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와 북미·중남미 사업을 총괄하는 미주 권역담당 자리를 신설하고 무뇨스 사장을 영입했다.

무뇨스 사장의 목표는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를 다시 성장 궤도로 돌려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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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서 숫자로 증명한 '성과주의'…글로벌 판매 반등 시험대
판매 둔화·자율주행 경쟁 등 과제…미래 모빌리티 리더십 주목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현대차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자동차 창립 이후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은 글로벌 판매·마케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경영인이다. 딜러에서 경력을 시작해 푸조·대우차·토요타·닛산을 거쳤고 현대차에서는 북미 사업을 사상 최대 실적으로 끌어올리며 능력을 입증했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해 현대차 대표이사에 오른 뒤에는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가 감소하고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뇨스 사장의 경영 능력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 딜러에서 현대차 첫 외국인 CEO까지

1965년생 무뇨스 사장은 스페인 마드리드 폴리테크닉 대학교에서 핵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IE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자동차 산업과의 인연은 지난 1989년 푸조-시트로엥에서 시작됐다. 스페인 딜러로 현장을 경험한 뒤 대우자동차 이베리아 법인과 토요타 유럽 마케팅 법인을 거쳐 2004년 닛산 유럽 법인에 합류했다.

닛산에서는 판매·마케팅을 시작으로 멕시코 법인장, 북미 법인장, 중국 법인장, 전사성과총괄(CPO) 등을 맡으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두루 경험했다.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능력을 인정받아 당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왼쪽부터) 지난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재계약 조인식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타이거 우즈, 브라이언 롤랩 PGA 투어 CEO,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와의 인연은 2019년 시작됐다. 당시 현대차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와 북미·중남미 사업을 총괄하는 미주 권역담당 자리를 신설하고 무뇨스 사장을 영입했다. 무뇨스 사장은 이후 딜러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 판매 전략을 앞세워 북미 사업의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2022년에는 미주뿐 아니라 유럽과 인도, 아중동 등 해외 권역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으며 현대차 사내이사에도 선임됐다.

성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무뇨스 사장이 북미 시장을 책임진 5년여 동안 현대차 미국 판매는 지난 2018년 66만7633대에서 2023년 87만379대로 약 3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HEV)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를 확대하고 인센티브 지출을 줄이는 전략도 병행했다. 

그 결과 2018년 3301억원 순손실을 냈던 현대차 미국 법인은 2023년 2조77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현대차그룹은 2024년 말 무뇨스 사장을 현대차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1967년 현대차 창립 이후 57년 만의 첫 외국인 CEO 발탁이었다.

▲ 북미 체질 바꾸고 사상 최대 매출 이끌어

무뇨스 사장이 현대차에서 강점을 보여온 시장은 미국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100만7000대를 판매하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무뇨스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첫해에 현대차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현대차 울산 공장 수출선적부두 및 공장전경./현대차

실적 외형 성장도 이어갔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86조254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전년보다 6.3% 증가한 규모다. 다만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으로 19.5% 감소했고 순이익도 10조3650억원으로 21.7% 줄었다. 매출 성장에도 글로벌 주요 시장의 경쟁 심화와 미국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수익성을 압박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45조93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와 환율 효과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5146억원으로 30.8% 감소했고 순이익도 2조5849억원으로 23.6% 줄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방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 친환경차·현지화로 555만대 시대 준비

무뇨스 사장이 그리고 있는 현대차의 중장기 전략은 '유연성'과 '현지화'로 요약된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데이'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CEO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친환경차 판매 확대가 핵심이다.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오는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목표를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친환경차 판매는 지난해 약 100만대에서 2030년 330만대까지 확대한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5%에서 2030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북미에서는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같은 기간 30%에서 77%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현대차

무뇨스 사장은 취임 이후에도 전기차만을 고집하기보다 소비자 수요 변화에 맞춘 유연한 전략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에서 전기차(EV)를 비롯해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지속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이른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고성능 브랜드 N과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N 브랜드 판매 10만대, 제네시스 판매 35만대를 목표로 세웠다. 미국에는 2030년 이전 중형 픽업트럭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 향후 판매 반등·자율주행 과제

무뇨스 사장의 목표는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를 다시 성장 궤도로 돌려놓는 일이다. 회사의 글로벌 판매는 올해 들어 6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매월 감소했다. 지난 1월 1.0% 감소한 데 이어 2월 5.1%, 3월 2.3%, 4월 8.0%, 5월 7.7%, 6월 5.9% 줄었다. 상반기 전체 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내수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4월에는 기아가 현대차를 제치고 국내 판매 1위에 올랐다. 월간 판매 기준 현대차가 기아에 1위를 내준 것은 28년 만이었다.
(왼쪽부터)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 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CO 겸 CDO 사장, 안드레 로테러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드라이버가 부산모빌리티쇼 제네시스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제네시스

자율주행 경쟁력 확보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내에서는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대차는 아직 이에 대응할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양산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하반기 플래그십 세단 제네시스 G90 부분변경 모델 등에 엔비디아 기반 AI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경쟁력이 향후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와 상품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무뇨스 사장의 기술 전략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보수 역시 무뇨스 사장에게 요구되는 성과의 무게를 보여준다. 그는 지난해 97억2900만원을 받아 90억100만원을 받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보다 7억원 이상 많은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CEO 가운데 정 회장보다 높은 보수를 받은 첫 사례이자 국내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이다.

다만 CEO로서의 진짜 평가는 이제부터다. 글로벌 판매 감소를 반전시키고 주요 해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전동화, 자율주행, SDV 전환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현대차 전체를 책임지는 글로벌 CEO로서 역할이 넓어진 만큼 무뇨스 사장이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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