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MLCC도 '품귀'…삼성전기 ASP 두 자릿수 뛰었다

고지혜 기자 2026. 8. 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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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전장 수요 확대에 ASP 13.9%↑
공급 부족에 LTA 확대·가격 인상
27년 증설 전까지 타이트한 수급 지속 전망
그래픽=홍연택 기자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평균판매가격(ASP)이 2년간 이어진 정체에서 벗어나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서버와 전장용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 확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MLCC 사업의 수익성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18일 삼성전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기의 MLCC ASP는 전년 동기 대비 13.9% 상승했다. 2024년 상반기 0.2%, 지난해 상반기 0.3% 오르는 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

ASP는 일정 기간 판매된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를 뜻한다. 제품 가격이 오르거나 고부가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면 ASP가 상승한다. 판매량이 유지될 경우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MLCC 가격을 끌어올린 배경에는 삼성전기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AI 서버와 전장용 고부가 제품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소비전력이 높은 만큼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고용량·고신뢰성 MLCC가 일반 서버 대비 10배 이상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역시 전동화와 자율주행 확산으로 차량에 탑재되는 전자부품이 늘어나면서 MLCC 탑재량과 요구 사양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공급 여력은 제한적이다. 삼성전기의 MLCC 생산라인은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어 늘어나는 주문에 단기간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상반기 가동률도 91%를 기록했다.

특히 AI 서버와 전장에 사용되는 고용량·고신뢰성 제품은 높은 기술력과 품질 안정성이 요구된다. 단순히 생산라인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공급량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운 만큼 수급 불균형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고객사들의 선제적인 물량 확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향후 필요한 제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장기계약을 통해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현재 톱티어 하이퍼스케일러와 주요 반도체 업체 등을 포함한 글로벌 고객사 10여 곳과 MLCC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한 상태다. 추가 고객사와도 장기공급계약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LCC 업황이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에서 가격 상승으로 넘어가는 가운데 고객사들의 선제적인 재고 확보까지 맞물리면서 가격 협상력도 삼성전기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MLCC의 ASP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 유통채널 공급 물량 가격을 약 10%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는 일부 제품 가격을 약 30%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부족으로 삼성전기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추가 가격 협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급 확대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도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 MLCC 제3공장의 가동 시기를 앞당겨 이르면 2027년 1분기 말부터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사업장 증설도 병행하며 생산능력을 매년 최대 20%씩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신규 생산라인 구축과 인력 확보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급증한 수요를 모두 흡수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설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되기 전까지는 기존 생산라인의 높은 가동률과 제한된 공급 여력이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나타났던 공급 부족과 장기공급계약 확대, 가격 상승 흐름이 MLCC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고객사들이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는 데다 하반기에도 추가 가격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MLCC 업황 개선과 삼성전기의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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