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츄핑 보려던 아이 놀라"…청불 예고편 보여주는 영화관 [무비인사이드]

김예랑 2026. 8. 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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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아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았던 부모들이 때 아닌 당혹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체관람가인 인기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이하 사랑의 하츄핑2)을 보러 갔다가 상영 직전 기습적으로 노출된 자극적인 예고편 때문에 아이가 놀라 눈물을 터뜨리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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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본편과 예고편 등급 격차
청불·15세 영화도 '전체관람' 편집해 예고 편성
영등위 "극장·배급사에 간담회로 자제 당부"
극장 측 "법령 준수했으나 편성 주의 기울일 것"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여름방학을 맞아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았던 부모들이 때 아닌 당혹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체관람가인 인기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이하 사랑의 하츄핑2)을 보러 갔다가 상영 직전 기습적으로 노출된 자극적인 예고편 때문에 아이가 놀라 눈물을 터뜨리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다.

18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최근 서울 광진구 한 영화관에서 '사랑의 하츄핑2' 상영 전 어린이 연령대에 적합하지 않은 범죄 장르 영화의 예고편이 노출됐다. 

이 같은 혼란이 발생한 원인은 본편과 차이 나는 예고편의 등급 체계에 있다. 영화 본편은 연령별로 등급이 세분화돼 있는 데 비해 상영 전 배치되는 예고편은 '유해성 있음(청소년관람불가)'과 '유해성 없음(전체관람가)' 두 단계로만 단순하게 분류된다. 영화 상영 전 송출되는 광고 영상물 역시 '전체관람가' 단일 등급으로 다뤄진다.

결국 영화 본편이 15세 이상 관람가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일지라도, 홍보용 예고편이 '유해성 없음' 판정을 받으면 어린이 영화 상영 전에 문제없이 걸릴 수 있는 구조적인 허점이 존재하는 셈이다.

논란이 된 광진구 소재 극장 측은 "현재 극장에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심의를 거쳐 '전체관람가'로 분류된 예고편을 관련 법령과 기준에 따라 편성하고 있다"며 "다만 현행 예고편 등급이 영화 본편의 등급과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극장에서도 작품의 주요 관객층을 고려해 예고편 편성 과정에서 더욱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영등위 역시 현행법상 등급 분류 체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업계와 간담회를 여는 등 자구책을 이어왔다는 입장이다. 영등위 관계자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도 현행법에 따라 전체관람가 비율로 편집하면 해당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예고 영상이 청소년관람불가로 등급 분류된 예고편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앞에만 상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이 그렇다 보니 전체관람가 영화 본편 앞에 청소년관람불가나 15세 관람가 영화의 폭력적인 장면이 삽입된 1분짜리 예고편을 어린아이들에게 상영하지 말아 달라고 간담회를 지속해 왔다"며 "하츄핑을 보는 어린 관객도 고객 아니냐. 이들 또한 배려해 달라고 상영관에 당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극장 및 유통 업계 일각에서는 법적 규제 강화보다 일상에 더 가깝게 노출되는 뉴미디어 규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미·영·호주 등 '본편 등급 연동제'로 어린이 보호

해외 주요 국가는 일찍이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본편 관람 등급과 예고편 및 광고의 상영 기준을 강력하게 연동하는 세분화 제도를 운영 중이다.

미국의 경우 미국영화협회(MPA)를 통해 예고편마다 엄격한 색상 코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모든 연령가 영화에는 오직 초록색 안내문이 뜨는 '그린 밴드' 예고편만 상영을 허용하는 구조다. R등급(청소년관람불가) 본편에만 붙일 수 있는 '레드 밴드'와 분리되며, 그린 밴드라 할지라도 어린이 영화의 분위기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어두우면 극장과 배급사가 상영을 자체적으로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영국 영화 등급 분류 위원회(BBFC) 역시 예고편과 상업 광고에 본편 영화와 동일한 연령 등급(U, PG, 12A, 15세 이상, 18세 이상)을 개별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전체관람가(U)나 보호자 지도(PG) 영화 앞에는 해당 등급 이하의 판정을 받은 예고편과 광고만 배치할 수 있도록 법적 제한을 두는 모양새다.

호주의 등급 분류 위원회 ACB 역시 등급 분류 기구에서 예고편의 관람 등급을 세부적으로 심의한다. P(영유아) 및 C(어린이) 전용 상영관이나 G(전체관람가) 영화 상영 시에는 상위 등급 예고편의 교차 상영을 엄격히 금지하며, 부모가 예측할 수 있는 안전한 관람 환경을 보장한다.

한국에서도 어린이 관객의 정서적 보호를 위해 현행 2단계 예고편 분류 체계를 더욱 세분화하고, 본편 등급에 맞춘 실효성 있는 상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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