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독주·SK온 반격·LG엔솔 가세…불붙는 1조 ESS 수주 ‘3차전’
ESS, 새로운 매출 확보 자리 잡아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약 1조원 규모로 예정된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3차 입찰을 앞두고 다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앞선 두 차례 입찰에서는 1차 삼성SDI, 2차 SK온이 각각 최다 물량을 가져갔으며, 이번엔 LG에너지솔루션도 국내 생산 체계를 갖추면서 3파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9월 사이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 규모는 약 1조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앞선 두 차례 입찰에서는 삼성SDI와 SK온이 번갈아 강세를 보였습니다. 1차 입찰 당시 삼성SDI는 전체 물량의 약 76%를 확보하며 독주했습니다. 2차 입찰에서는 흐름이 바뀌어 SK온이 50% 안팎의 물량을 따내며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평가 기준 조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2차 입찰부터 가격과 비가격 평가 비중이 기존 60대40에서 50대50으로 바뀌면서, 국내 산업 경쟁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가 당락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3차 입찰에도 유사한 평가 체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경쟁력은 물론 국내 생산·공급망 구축 여부와 안전성, 기술력이 수주전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맞춰 3사는 국내 생산 기반을 다지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에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국내 소재업체 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앞선 입찰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국내 생산·공급망 문제를 보완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SK온은 충남 서산공장을 거점으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엘앤에프의 LFP 양극재를 적용하는 등 소재 국산화와 국내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SDI는 기존에 다져놓은 국내 생산 기반과 안전성, 기술력을 무기로 선두 자리를 지킨다는 방침입니다.
3사가 이번 입찰에 사활을 거는 이유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돌파구로 ESS 시장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둔화로 낮아진 공장 가동률을 메우고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으로 ESS가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배터리 3사는 올해 2분기 나란히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3사가 동시에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은 7분기 만으로, 북미 중심의 ESS 사업 호조가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내 입찰에서 쌓는 수주 실적이 향후 북미·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미국이 중국산 비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서 반사이익 기회가 커진 가운데, 3사 모두 북미 ESS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