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90억원은 그대로인데 창업자는 파산 위기…‘투자금의 개인 빚’ 논란

권순우 기자 2026. 8. 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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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받은 투자금은 회사 통장에 남아 있다. 당초 투자 목적이었던 기업 인수는 무산됐다. 회사는 투자금을 돌려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정작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회사가 아닌 창업자가 120억원가량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창업자가 보유한 약 820억원 규모의 지분은 법원의 특별현금화 명령에 따라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갔고 자택과 급여와 퇴직금까지 강제집행 대상이 됐다. 신철호 OGQ 대표는 앞으로 약 3주 안에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개인 파산과 경영권 상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OGQ는 크리에이터의 지식재산권을 거래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음악과 스티커에서 시작해 웹툰과 웹소설까지 영역을 넓혔고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업이 학습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자가 명확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OGQ는 지금까지 약 8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가 2대 주주다. 회사에는 현재 약 180억원의 현금과 200억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이 있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다. 회사 설립 이후 금융부채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현재 잡혀 있는 약 13억원의 금융부채 역시 2024년 MBC 자회사를 인수하면서 해당 기업에 있던 부채가 승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쟁의 핵심이 된 투자는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를 위한 자금이었다.

OGQ는 사진과 동영상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를 추진했다. OGQ가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음악과 스티커에 사진과 영상 IP를 결합해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투자금의 사용 목적도 명확하게 한정했다.

신 대표에 따르면 당시 시리즈B 투자 유치 과정에서 해당 자금은 게티이미지코리아를 인수할 경우에만 사용하기로 했다. 인수가 성사되지 않으면 투자금을 돌려주는 조건이었다. 이를 위해 투자금은 회사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 은행 계좌에 보관하는 구조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투자금은 약 90억원이었다.
신철호 OGQ 대표

문제는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가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분은 국내 기업과 미국 본사가 각각 50%씩 가지고 있었다. 인수 협상 과정에서 OGQ를 둘러싼 소송이 문제가 됐다. 신 대표는 2025년 4월 게티이미지코리아 국내 측 의사결정권자로부터 OGQ에 소송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인수 협상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 소송이 바로 이번 사건으로 이어진 투자금 반환 소송이었다. 투자자는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자금 반환을 요구했다. 법원은 과거 시점에 이미 인수가 종결된 것으로 판단했고 분쟁은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신 대표는 실제 협상이 2025년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결국 OGQ는 2025년 12월 이사회를 열고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를 공식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여기서 사건은 단순해진다. 인수를 위해 90억원을 투자받았다. 인수가 무산됐다. 계약에 따라 투자금을 돌려주면 된다. OGQ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다.

회사가 특정 주주에게 자금을 되돌려주기 위해서는 감자 절차가 필요했다. OGQ는 2025년 12월부터 해당 투자자에게 감자를 통한 투자금 반환 방안을 제시했다. 신 대표는 2025년 12월과 올해 1월과 2월과 4월과 6월과 7월에 걸쳐 여러 차례 감자 동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측이 6월 주주간담회에서 감자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의사를 구두로 밝혔지만 실제 감자 절차에 필요한 서면 동의는 아직 받지 못했다.

여기서 사건은 일반적인 투자금 반환 분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회사는 투자금을 돌려줄 돈이 있다. 하지만 감자를 진행하지 못하면 회사가 주주에게 돈을 되돌려줄 수 없다. 감자를 통해 돈을 돌려 받아야 할 주주가 감자에 반대를 해서 돈을 못 돌려주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더 복잡한 문제는 투자금을 돌려줘야 할 책임이 회사가 아니라 창업자인 신 대표 개인에게도 인정됐다는 점이다. 당시 투자 계약에는 게티이미지코리아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투자 대상 기업 및 이해관계인이 투자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있었다. 여기서 이해관계인에는 신 대표가 포함됐다.

투자자는 OGQ 법인을 상대로 투자금 반환 책임을 묻는 대신 신 대표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판단 역시 이 소송의 대상이 된 신 대표 개인에게 상환 책임이 있다는 방향으로 확정됐다.

투자금을 받은 주체는 회사다. 투자금은 회사에 그대로 남아 있다. 회사도 돈을 돌려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투자자는 회사가 아니라 개인에게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이런 구조가 사실상 과거의 창업자 연대보증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더 강한 부담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원의 판단 자체는 투자계약의 문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투자 대상 기업뿐 아니라 이해관계인에게도 상환 의무가 있다는 계약을 체결했고 법원은 소송 대상이었던 신 대표의 책임을 인정했다. 신 대표 역시 계약서에 해당 문구가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분쟁은 투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더 복잡해졌다. 당초 투자원금은 약 90억원이었지만 판결에 따라 연 12% 수준의 이자가 붙으면서 현재 상환해야 할 금액은 약 12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매월 약 1억원씩 상환금액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했다.

회사가 감자로 반환할 수 있는 금액과도 차이가 생겼다. 2025년 말 OGQ와 MBC 자회사 합병 당시 평가된 OGQ의 기업가치는 약 2570억원이었다. 이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감자를 진행하면 해당 투자자에게 약 94억원을 반환할 수 있다는 것이 신 대표의 계산이다.

판결에 따른 채무 약 120억원과 감자를 통한 반환 가능 금액 약 94억원 사이에는 20억원 이상 차이가 생기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 대표가 차액을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회사에서 감자를 통해 약 94억원을 반환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지분을 일부 처분하거나 개인적으로 자금을 마련해서라도 갚겠다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창업자가 개인 지분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한 주주간계약 때문이다. 스타트업 투자계약에서는 창업자가 투자자의 동의 없이 자신의 지분을 팔고 회사를 떠나는 일을 막기 위해 주요주주의 지분 처분에 다른 주주의 동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자의 책임경영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신 대표도 이 조항에 묶여 있다.

신 대표는 자신의 지분 일부를 정상적인 가격에 팔아 투자금 상환에 사용하고 남은 지분으로 회사 경영을 계속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주주가 지분 매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다.

신 대표 입장에서는 회사 돈을 돌려주려 해도 막히고 개인 지분을 팔아 갚으려 해도 막히는 상황이다.

현재 신철호 OGQ 대표의 지분율은 약 32%다. 2025년 말 평가된 OGQ 기업가치 약 2570억원을 단순 적용하면 신 대표 보유 지분 가치는 약 820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이 지분이 법원의 특별현금화 명령에 따라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120억원가량의 채무를 회수하기 위해 약 820억원으로 평가되는 지분이 강제매각 대상이 된 셈이다. 물론 실제 경매에서 지분이 820억원에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비상장 기업 주식은 거래가 쉽지 않다. 특히 창업자의 경영권 지분이 법원 절차를 통해 매각될 경우 매수자를 찾지 못해 유찰이 반복될 수 있다. 가격이 계속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신 대표는 자신의 지분이 얼마에 매각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택과 급여와 퇴직금까지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 대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개인 자산의 손실보다 경영권 상실이다. OGQ는 16년 동안 신 대표가 직접 키운 회사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상당 규모 보유하고 있고 사업도 계속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창업자의 지분이 강제매각되면서 새로운 주주가 해당 지분을 확보하면 회사의 경영권 구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신 대표는 이 과정에서 투자자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투자금을 돌려받는 것이 목적이라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을 받아가면 된다. 회사 돈을 통한 반환이 어렵다면 신 대표가 지분 일부를 정상적으로 매각해 갚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두 방법 모두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 대표의 지분에 대한 강제집행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한 기업의 투자분쟁을 넘어 주목받는 이유는 스타트업 투자계약에 널리 사용되는 이해관계인 조항과 주주동의권 때문이다. 과거 국내 창업 생태계에서는 회사가 빚을 갚지 못하면 창업자 개인이 대신 갚는 연대보증 관행이 널리 존재했다.

회사가 실패하면 창업자 역시 개인 파산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정부는 창업 실패가 개인의 재기까지 막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책금융을 중심으로 연대보증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왔다. 신 대표는 투자계약의 이해관계인 조항이 사실상 다른 형태의 연대보증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주동의권도 마찬가지다. 본래 주주동의권은 창업자가 회사의 주요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핵심 경영 의사결정을 일방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문제는 소수 주주의 반대로 회사 전체 의사결정이 정지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게 작동할 경우다. 신 대표에 따르면 현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일부 주주의 합산 지분율은 약 7%다. 7% 주주의 반대로 나머지 93% 주주의 이해관계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최근 이런 문제를 의식해 주주동의권이 지나치게 폭넓게 행사되지 않도록 표준 투자계약과 관련한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 강제력이 없는 권고 수준이어서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을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신 대표는 자신의 사례를 공개한 뒤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창업자들의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역시 투자계약에서 이해관계인 책임이나 주주동의권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간은 많지 않다. 신 대표가 예상하는 남은 시간은 약 3주다. 현재 진행되는 특별현금화 절차가 그대로 이어지면 신 대표는 개인 파산과 경영권 상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해법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투자금을 돌려줄 수 있도록 감자에 동의하거나 창업자가 보유 지분 일부를 정상적으로 처분해 상환할 수 있도록 동의하면 된다는 것이다.

OGQ 사건은 투자 실패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가 망해서 투자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도 아니다. 투자 대상 회사에는 자금이 남아 있고 창업자도 부족한 부분을 개인적으로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에서 계약은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투자자는 자신의 자본을 보호해야 하고 창업자는 투자받은 자금을 약속한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동시에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투자금 반환 능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계약 조항이 창업자 개인을 파산으로 몰아갈 수 있다면 그 구조가 창업 생태계 전체에 어떤 신호를 줄 것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신철호 OGQ 대표가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을 없애달라는 것이 아니다. 회사에 있는 돈으로 갚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자신의 지분을 팔아서라도 갚겠다는 것이다.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계약이 어느 순간 창업자의 모든 재산과 경영권을 흔드는 장치로 작동한다면 그 경계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회사가 투자금을 돌려줄 능력이 있는 상황에서 그 자금이 어떻게 창업자 개인의 빚이 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