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연세 드신 당신께 안해도 될 볼멘소리… 이제서야 후회만[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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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은 참으로 이상하다. 자신이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사람은 자신의 마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원치 않는 모습으로 조금씩 변해갈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사람은 자신이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온전히 알 수 없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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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은 참으로 이상하다. 자신이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아가며,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함부로 단정하고 판단해 수많은 과오를 저지른다.
어머니 선종하신 지 어느새 2주기, 요즘 들어 뼈저리게 반성하는 일이 있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그 일이, 나이를 먹고 내가 직접 그 중심에 서고 보니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고 이해가 된다. 그리고 결국 내가 많이 잘못했구나 싶어, 뒤늦은 후회와 반성을 한다.
무엇보다 마음 아프고 송구한 것은 생전의 어머니를 뵐 때마다 자식으로서 당연히 관심 갖고 외모를 꼼꼼히 살폈다는 사실이다. 얼굴에 청결하지 않은 분비물이나 이물질이라도 보이면, 내 잣대로 싫은 소리를 했다. “거울 좀 자주 보고 챙기시지….”
누가 있건 없건, 당신 손으로 키워주신 자식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마치 나 혼자만 잘난 듯 불손하기 짝이 없는 볼멘소리를 해댔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시며 “나이 먹으니까 그래….” 그렇게 뒷말을 흐린 채 허둥지둥 서둘러 뒤처리를 하시기 바빴다. 그 모습이 아직도 너무나 선명하다.
그런데 요즘, 잘난 척하던 내가 어머니와 똑같은 상황의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몸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그런 사실을 맞닥뜨리고 깨닫는 순간 마음은 바닥까지 내려앉는다.
아직 운 좋게 현역으로 내 아이들 또래 젊은이들과 함께 근무하는 직장인이다 보니 나름대로 외모에 신경을 쓰며 꼼꼼히 살핀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우연히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분비물과 이물질이 얼굴에 묻어 있고, 붙어 있고, 연신 흘리고, 매달려 있었다.

얼굴이 불에 덴 듯 뜨겁게 달아올랐다. 나 자신도 놀란 나머지 누가 볼세라 어머니처럼 허둥거리며 그것들을 제거하기에 바빴다. 그 순간 비로소 어머니께서 독백처럼 하시던 그 한마디가 가슴 깊숙이 폐부를 찔렀다. “나이 먹으니까 그래….”
이제서야 알았다. 그것은 어머니의 의지가 아니었다.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조심한다고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닌 누구나 비껴갈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변화였다는 것을.
그런 아픔과 서글픔을 헤아려드리지는 못할망정 채근하고 책망했던 나의 불손한 태도에 어머니는 얼마나 당황스럽고 민망하셨을까. 그리고 나는 얼마나 모질고 무심하고 못된 아들이었을까. 이제 와서야 알게 된 사실 앞에서,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뒤늦게라도 잘못에 대한 속죄일까. 아직 손톱만큼 남아 있는 양심의 가책일까. 이런 일을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자존심 강하셨던 어머니께서 민망해하지 않으시도록 조금 더 다정하게 말했을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듯 조용히 다가가 살며시 닦아드렸을 것이다. 조금 더 살펴드리고, 조금 더 기다려드리고 챙겨드렸을 것이다.
“어머니,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해요.” 제가 나이를 먹고 보니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마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원치 않는 모습으로 조금씩 변해갈 수도 있다는 것을요.
누구도 세월을 비껴갈 수 없다는 것을요. 그리고 사람은 자신이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온전히 알 수 없다는 것을요.
어머니, 예전엔 손톱만큼도 미처 몰랐습니다.
아들 이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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