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대 가장 느린 협상가... 훈련 축소는 美의 불만 표시”
美상무, 김정관 만나 투자 문제 논의
투자 지연에 따른 불만 누적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7일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만나 대미(對美) 투자 문제를 논의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 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해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매체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한국 정부에 대한 미 행정부 전반의 경제적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국이 지난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96조원) 투자를 약속했지만,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가 이 약속을 미루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 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 장관은 특파원들과 만나 대미 투자 관련 “막판 실무적으로 다양하고 구체적인 쟁점들이 나오고 있다”며 8월 말, 9월 초 정도 ‘1호 프로젝트’ 발표를 목표로 “한 번 전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어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의 이번 방미(訪美)는 3주 만이고, 청와대가 미 정부의 대미 투자 이행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부 등 관련 부처를 소집해 회의를 진행한 지 사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통상 수장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돌연 면직됐다. 김 장관은 대미 투자 이행이 지연될 경우 관세를 올릴 수 있다는 압박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런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협상 과정에 밝은 소식통은 협상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한국 측 대표단이 “역대 가장 느린 협상가들(the slowest negotiators ever)”라고 했다. 러트닉은 지난달 워싱턴 DC의 한미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 행사에 참석해 “말이나 양해각서(MOU)가 아닌 선박 건조 숫자로 평가할 것”이라며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5500억 달러 투자를 약정한 일본은 6개 프로젝트를 확정해 발표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한국이 대미 투자를 일반적인 투자처럼 다루고 있다며 “모든 세부 사항을 발표 전 완벽하게 정리하려는 것 같다” “트럼프 정부에서는 그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PIPC)가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에 역대 최고인 62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언급하며 “트럼프의 최근 위협은 안보와 경제 문제를 혼동하는 경향을 여실히 보여주며, 한 분야의 좌절감이 다른 분야로까지 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하원 외교위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인 한국계 영 김 공화당 의원은 X(옛 트위터)에서 “연합 훈련은 지역 안정과 적대 세력에 대한 억제에 필수적”이라며 “미국 기업과 시민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우 등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향을 바로 잡아 미국을 중요한 동맹으로 대우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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