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② 육상 우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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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잡초밭에서도 가끔은 들꽃 한 송이가 피어나듯, 국내 스포츠에서도 척박한 환경을 딛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간혹 배출되곤 한다.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 수영 박태환, 핸드볼 윤경신처럼 한국 남자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30·용인시청)도 열악한 한국 육상 환경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인물이다.
우상혁의 전담 지도자인 김도균 용인시청 감독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부상도 이유가 되겠지만, 이보다 멘털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며 "지난해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때 종아리를 다친 이후 재발의 우려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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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찰과상 여파로 떨어진 실전 감각…이달 막판 점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거친 잡초밭에서도 가끔은 들꽃 한 송이가 피어나듯, 국내 스포츠에서도 척박한 환경을 딛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간혹 배출되곤 한다.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 수영 박태환, 핸드볼 윤경신처럼 한국 남자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30·용인시청)도 열악한 한국 육상 환경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인물이다.
8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생긴 짝발과 높이뛰기 선수로 작은 키(188㎝)라는 불리한 조건을 딛고 우상혁은 숱한 역사를 새로 썼다.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에서 2m34를 뛰어 우승했고, 같은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m35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2023년에는 2m35를 넘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정상에 올랐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2m35를 뛰어 이진택 대구교대 교수가 갖고 있던 높이뛰기 한국기록(2m34)을 24년 만에 갈아치웠다. 2022년엔 2m36을 넘어 자신의 한국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우상혁은 승승장구했으나 유독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종합국제대회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도쿄 올림픽에서 4위에 올라 아깝게 시상대에 서지 못했고,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선 개인 최고 기록보다 훨씬 낮은 2m27을 넘는 데 그쳐 7위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랬다.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10위를 기록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은메달, 2022 항저우 대회에서 다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중국의 왕위, 항저우 대회 때는 당시 세계 최강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앞선 3차례 아시안게임에 도전자 입장으로 출전했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아시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위치에 섰다.
바르심의 기량은 예전만 못하고, 아시아 주요 선수들의 기록은 우상혁의 최고 기록에 미치지 못한다.
우상혁은 2022년 2m36을 넘어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2m33∼2m35 수준의 기록을 꾸준히 넘으며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다.
지난 시즌 최고 기록 수준 정도의 결과를 끌어내면 충분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실전 감각이다. 우상혁은 올해 예상치 못한 변수에 잇따라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고생했던 우상혁은 건강을 회복한 뒤 올해 5월부터 실외 국제대회에 출전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란 전쟁 여파로 출전 예정이던 왓 그래비티 챌린지와 도하 다이아몬드리그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아시안게임 준비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아시안게임 출전권이 걸린 국내대회 제80회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올 시즌 첫 실외 실전을 치렀다.
당시 2m27로 우승했지만, 이후에도 순탄치 않았다.
육상경기선수권대회 직후 열린 올 시즌 첫 실외 국제대회, 세이코 골든 그랑프리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선 경기 중 왼쪽 스파이크가 찢어지면서 발에 찰과상을 입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우상혁은 경기를 기권해야 했다.
그는 한동안 실전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회복과 개인 훈련에 집중했다.
우상혁의 전담 지도자인 김도균 용인시청 감독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부상도 이유가 되겠지만, 이보다 멘털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며 "지난해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때 종아리를 다친 이후 재발의 우려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급하게 준비하지 않고 오랜 기간 실전 대회 대신 개인 훈련에 집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상혁은 전문 심리상담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 멘털 회복에 힘썼고, 최근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그는 23일 밤 폴란드 실레시아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 높이뛰기에 출전한 뒤 29일 밤 독일 하일브론에서 펼쳐지는 국제 높이뛰기 대회에도 나서 마지막 점검을 한다.
김도균 감독은 "여러 가지 일이 겹치면서 다소 힘든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잘 버텼던 것이 우상혁"이라며 "현재 몸 상태는 90%까지 올라왔고, 두 대회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 아시안게임 준비를 마친다는 것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에서 경쟁할 선수로는 올해 2월 2m30을 뛴 일본의 나오토 하세가와, 올해 6월 2m31의 개인 최고 기록을 쓴 인도의 사르베시 아닐 쿠샤레가 꼽힌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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